여학생 생리공결의 성공적 시행을 기원하기 위한 교사들의 촌극이 선보였다. 지난 3월 5일 오후 3시 숭실대 한경직기념관에서 있었던 '97주년맞이 3·8 여성노동자대회'의 2부 행사로 교사들이 준비한 촌극을 멋지게 선보였다.
빵 대신 먼지를 마시며 폐쇄된 작업장에서 일하던 미국의 여성노동자 1만5천 명이 모여 선거권과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를 외친 지 올해로 97년이 되었다. 이날을 기념하기 위한 이날 행사에는 각계 각층의 많은 여성 노동자들이 소리 높여 여성의 당당한 사회 주인으로서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도 수원지회 곡성중 분회 교사들은 촌극을 준비, 학교에서 생리 문제로 힘들어 하는 여학생들을 대변하고자 했다.
촌극은 첫 생리에 대한 기억으로 시작한다. 생리를 하고 바지에 피를 묻히자 죽는 것이 아닐까 걱정한다. 생리에 대한 그릇된 사회 인식이 빚어낸 문제를 지적하는 장면이다. 생리는 인구의 절반인 여성들이 겪는 아주 자연스런 생리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생리는 불유쾌하고 부자연스런 것으로, 어둠 속에서 은밀히 떠들어야 할 개인적으로 겪는 문제로 인식되어 왔기 때문이다.
촌극의 마지막에서는 가정에서 아버지가 생리를 한 딸을 위해 축하 파티를 열며 여성으로 된 날을 축하해 준다. 숙녀로 거듭난 딸을 축하하는 어머니와 함께 오늘을 추억하자면 놀 것을 제안하는 아버지의 말로 촌극은 끝이 난다.
촌극 중간 중간에는 큰 박수도 쏟아졌다.
“줄줄이 딸이 넷인데다 나까지 여자가 다섯이야, 생리대 값이 좀 비싸야지. 세상의 모든 여자는 월경을 하는데 생리대 값이 이렇게 비싸니 문제다. 문제…. 생리대는 여성의 필수품이니 가격을 대폭 내리고 질도 좋아지게 조치를 취해야지, 원.”
많은 여성들이 겪는 생리는 그동안 더러운 것으로 터부시되어 왔다. 고대에는 월경 중인 여성을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신비한 존재로 여기기도 했다지만 그러던 것이 남성 중심의 역사 속에서 왜곡되면서 동서양을 막론하고 월경을 하는 여성은 불결한 것으로 취급하고 있다.
역사적인 터부시보다도 더 무서운 것은 우리의 일상에서조차 월경이 금기시되었다는 것이다. 말할 수 없는 것, 감춰야 되는 것, 부끄러운 것. 드러내지 않음으로 인한 여러 가지 오해와 부정들이 이뤄지고 있다.
‘생리’라는 말이 당당할 수 있는 것은 서로에 대한 배려와 이해로서 가능한 것이며 교육의 장(場)인 학교에서 이뤄져야 된다. 서로의 아픔을 보듬어 주며 격려해 주는 학교가 되어야 이 사회의 진정한 남녀평등을 이야기할 수 있다.
경기도 수원 곡성중학교 선생님들의 촌극은 앞으로 생리에 관한 행사나 문화제, 전교조 분회 발표회 때 알려질 것이다. 보다 많은 청소년들에게 생리의 문제가 결코 가둬둘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가 짊어질 문제임을 펼쳐 나갈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청소년 뉴스 바이러스(http://www.1318virus.net)에서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