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 말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독도화가' 권용섭 화백이 지난해 그의 작품 전시회에서 공개한 열쇠고리와 노리개 등의 공예품을 살펴보면 이러한 사실을 엿볼 수 있다.
세로로 약 4cm 남짓한 자수 열쇠고리에는 한반도와 함께 독도가 빠지지 않고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공예품들은 5cm에서 10cm까지 크기가 다양하며 갖가지 모양을 하고 있다. 어떤 것은 수실까지 합하면 20~30cm에 이른다고. 섬이라는 특수성에서 육지와 이어진 노란색실은 마치 뱃길을 연상시킨다.
하얀 바탕에 파란색실로 짠 한반도기가 뚜렷한 장식장 고리에도 독도는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외에도 빨간 바탕으로 된 한반도기와 호랑이 모양 지도의 꼬리 부분이 독도로 형상화된 작품도 눈에 띈다. 이처럼 북한은 기념품 등 소품에도 독도를 빼놓지 않고 포함시켜 독도가 분명한 한반도의 영토임을 각인시키고 있다.
북한은 이밖에 평양 랑랑구역 통일거리 기념탑 등 여기저기에 그려 넣은 한반도 지도에도 독도를 잊지 않고 포함시킨다고 한다.
당시 경제협력단과 함께 평양을 방문했던 권용섭 화백은 "온몸으로 독도를 사랑하는 민족만이 내 땅이라 주장할 수 있다"며 독도의 절경을 화폭에 담아 발표해 온 독도화가.
특히 지난 2000년 독도 전시회를 열면서 "남북 화해의 상징인 한반도기에 독도를 그려 넣으면 미적 안정성의 삼각구도뿐 아니라 독도가 한국영토라는 것을 좀더 명확하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한반도기에 독도를 넣을 것을 주장한 장본인이다.
권 화백은 "북한사람들은 독도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듯했으며 독도그림을 아주 좋아했다"고 방북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자신이 '독도는 한국땅'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부인과 함께 미국·멕시코·호주·중국 등 지구촌 곳곳을 누비며 독도를 세계에 알려온 화가인 것을 알자 열광적으로 환영하며 평양전시회를 주선하기도 했다고.
권 화백은 "한 식당에서 안내원들이 '독도야 잘 있느냐'란 노래를 불러 환영하던 모습은 지금도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북한의 이같은 모습은 근래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이 '일본은 집요한 영토팽창 야망을 버려야 한다'고 비난하며 일본의 독도 편입 움직임을 규탄하고 나선 것이나 얼마 전 6·15 공동선언실천을 위한 남북해외공동행사준비위에서 남한 측과 뜻을 모아 일본 대사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다케시마의 날 제정을 규탄하는 특별결의문을 채택한 것과 맥을 같이 해 더욱 관심을 모은다.
| | "전 세계 주요기관에 독도그림 기증할 것" | | | 라스베이거스 시작으로 미국 순회전 계획...룡천병원에도 독도 벽화 추진중 | | | |
| | | ▲ 부인과 함께 독도 그림 앞에 선 권용섭 화백 | |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권용섭 화백은 "며칠 전 프랑스의 한 방송사가 '독도는 일본땅'이라는 방송을 했을 정도로 일본은 과감한 투자와 로비로 세계인을 현혹하고 있다"며 "일본의 망언에 대해 우리의 강경하고 지속적인 대책이 요구된다"면서 체계적 대응을 주문했다.
기자와 이메일로 나눈 인터뷰에서 권 화백은 "앞으로 전 세계의 주요기관에 한국화가가 그린 독도그림을 기증할 생각"이라며 "평화적 문화활동을 통해 독도의 실효지배를 지구촌에 홍보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권 화백은 이를 위해 오는 5월부터 라스베이거스와 덴버를 시작으로 '독도' 미국 순회전을 열 예정이다. 또 캘리포니아와 LA 등에서는 한국과 미국의 비경을 담은 그림을 독도 홍보와 맞춰 전시할 계획이며 독일에서도 초대전을 준비하고 있다.
권 화백은 특히 현재 새로 건축된 북한 룡천병원에 독도 벽화를 그리고 싶은 마음에 이 사업을 주도했던 국제 아드라 측과 협의 중이다. 그의 바람대로 참사의 아픔을 딛고 일어선 룡천 지역에 국토의 '막내' 독도가 한 폭의 그림으로 들어설지 궁금하다. / 김범태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