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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은 결국 '안정'을 선택했다
[내부 반응] 개혁파·비주류 "또다시 제자리 타령인가"

▲ 11일 한나라당 새 원내대표에 선출된 강재섭 의원(맨왼쪽)과 박근혜 대표, 김덕룡 전원내대표가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이종호

행정도시법 처리로 인한 내분과 당 혁신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치러진 이번 원내대표 경선 결과는 "결국 의원들이 안정을 선택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수투위'를 주축으로 '당 내 당'이 만들어진 상황. 이들은 박근혜 대표 퇴진까지 주장했지만 결국 지배적인 여론은 박 대표를 중심으로 서둘러 당이 수습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친박 계열의 다선 중진을 선택한 것.

하지만 개혁적 성향의 소장파와 반박 진영의 수투위 지지를 받은 권철현 의원이 예상외로 선전해 32표를 얻은 것에 대해서도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성권 의원은 이번 경선 결과에 대해 "아직 당 혁신을 절박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다"며 강재섭 의원이 박 대표와 같은 TK(대구경북)라는 점 등을 들어 "과거 지향적인 선택"이라고 평했다.

수투위를 이끌고 있는 이재오 의원은 "노선을 선택한 게 아니라 강 의원과의 개인적인 친분관계, 경륜을 보고 선택할 것"이라고 전제한 뒤 "의원들이 지금의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 같다"며 "늘 제자리 타령을 해왔기 때문에 한나라당이 어렵게 된 것 아니냐"고 안일한 선택이라 일축했다.

당 혁신위원장인 홍준표 의원은 "당이 혼란스러우니까 안정을 선택한 것"이라며 "앞으로 당은 강 신임 원내대표 중심으로 수습되겠지만 '반대파'의 의견을 어떻게 수렴할지가 관건"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홍 의원은 "당 혁신이 대세라는 점에서 강 원내대표도 거부하기 힘들 것"이라며 좀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이날 강 후보는 '한나라당의 혁신을 어떻게 보냐'는 질문에 대해 "마누라 빼고 다 바꾼다는 자세로 당이 좀더 생동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한계를 이탈하지 않는 선"이라고 전제하며 일정한 선을 그었다.

강 의원은 애초 당명개정에 반대했지만 필요하면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고, 당권·대권 분리와 박 대표 재신임을 위한 단계로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하는 측에 대해서는 "지금 논의할 때가 아니"라며 박 대표의 임기가 존중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영남 보수파와 당 지도부는 강 의원의 당선을 반기는 분위기다. 김기춘 의원은 "한나라당이 추구해야 할 가치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고 결정적인 흠이 없는 인물"이라며 "5선의 경력을 앞세워 개혁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이규택 최고위원은 원내·원외 대표가 모두 TK라는 점에 대해 "과거 민주당도 호남 사람이 다 잡았다, 그게 현실인데 어쩌겠냐"라며 "화합과 안정을 위해 소방수 역할을 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주호영 의원은 강 원내대표가 5선이지만 '별다른 실적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 "그 동안 제대로 역할을 맡아본 적이 없지 않나, 하지만 빅3와 더불어 '차기주자'로 거론되는 만큼 자질과 역량을 검증 받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최대한의 능력발휘를 할 것"이라고 점쳤다.

[3신 대체 : 11일 오후 1시30분]

새 원내대표 강재섭 당선... "상생의 정치" 강조


신임원내대표가 된 강재섭 의원과 박근혜 대표가 손을 맞잡고 무언가를 논의하고 있다.
신임원내대표가 된 강재섭 의원과 박근혜 대표가 손을 맞잡고 무언가를 논의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한나라당 새 원내대표로 강재섭(대구 서·5선) 의원이 선출되었다. 이날 원내대표 경선에서 강 의원은 55표를 획득, 과반수가 넘는 표를 얻었다. 권철현·맹형규 후보는 각각 32표, 13표를 득표했다.

강 신임 원내대표는 당선 소감에서 "먼저 할 일은 당의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여러 분들을 만나고 접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하겠다"며 당 화합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대여관계에 있어서는 '상생의 정치'를 기본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쟁점법안 처리에 대해 강 원내대표는 "다시 한번 당의를 모아야 한다"고 전제한 뒤 "쟁점법안이 4월 임시국회의 이슈가 되어 다시 한번 혼란에 빠지면 안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강 원내대표는 전재희 의원의 단식 농성장을 찾아 "초등학교 동기동창이라 생각도 비슷할 것"이라며 수투위측과 대화 의지를 보였다. 이에 전재희 의원은 축하 인사를 건넨 뒤 "안정보다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다, 한번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옆자리에 배석한 수투위 이재오 의원은 "권철현 의원과 잘 상의해 처리"하라고 말했다. 수투위측은 권 의원이 32표를 얻은 것에 대해 "선전했다"고 평한 뒤 "신임 원내대표의 최우선 과제는 전재희 의원의 단식농성과 박세일 의원의 의원직 사퇴 철회"라며 행정도시법 당론변경을 주장하고 있다.

다음은 강 신임 원내대표의 당선 기자회견 일문일답.

- 강 원내대표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과거 정권과 관련된 얘기를 많이 하는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다 대처할 필요가 없다. 내가 지금 대통령 하는 것도 아니고 원내대표를 하는데 그런 문제제기 할 사람이 있나. 그런 것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내가 최선을 다하다 보면 미래지향적인지 과거지향적인지 알 것이다. 나는 이 정권이 과거지향적인 데에 대해 비판적인 사람이다."

- 원내 대표단 구성은 어떻게 구상하고 있나?
"생각 안 해봤다. 생각해 봤다면 (원내대표에) 당선될 거라고 건방지게 생각했다는 것밖에 더 되나. 과거에 (대표단) 한 분들 중 시작한지 얼마 안 된 분들에게는 더 할 기회를 주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나 한다. 투쟁력 있는 분들, 여러 전문성 있는 분들을 안배해 기동성이 있고 내실 있는 팀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정조위원장들이 당직 사퇴 의사를 밝혔는데.
"당 대표 권한에 속한 문제여서 내가 답하기에는 월권 행위 같다."

- 카운터파트인 정세균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실용주의적 생각도 갖고 계시고 투쟁력도 있으면서 안정감 있는 분으로 알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에서 얼마 전까지 같이 있어서 늘 대화하고 그랬다. 충분히 인간적으로 대화가 가능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 전재희 의원 단식문제는 어떻게 풀 것인가.
"일단 내가 (방금 전 의원에게) 갔다 왔는데 어떤 접점이 있는지 깊이 생각하고 노력하겠다. 전 의원은 국회 내에서 자신의 철학을 실천할 수 없으니 국민과 함께 투쟁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국회의원으로서 현실 정치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니 그 둘을 어떻게 조화할지 연구할 것이다. 권철현 후보, 맹형규 후보를 지지해준 분들의 뜻을 반영해야 하니 두 분과도 바로 만나서 대화하겠다."

- 수투위측과의 행정도시법 해법을 어떻게 보는지.
"함께 대화해보겠다. 일단 그 분들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행정수도법을 통과시켰다고 하지만 수도권이 동북아 중심 허브로서 역할을 해야 하고 서울이라는 상징성도 지켜야 한다. 과천이 지금 섭섭할텐데 과천에 도움이 되는 방안이 무엇인지 연구하고, 투쟁기구는 당내에 만들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국회에 설치하면 자칫 나눠먹기식이라는 우려가 있어서 고민해봐야 한다."

5공 때 정계입문...TK·친박
강재섭은 누구?

ⓒ오마이뉴스 이종호
김덕룡·박희태·이상득 의원과 함께 5선으로 당내 최다선인 강재섭(58) 의원은 검사 출신으로 전두환 정권 시절 청와대 법무·정무 비서관을 지낸 뒤 민정당 청년자원봉사단총단장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민정당이 민자당으로 당명을 바꾼 뒤 13대 국회에서 첫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고, 민자당 대변인, 총재비서실장을 거쳐 신한국당 시절에는 원내총무와 이회창 대통령 후보 정치특보를 엮임했다.

이후 2002년 한나라당 부총재(선출직)를 맡으면서 탄핵 역풍이 몰아쳤을 때 '박근혜 대안론'을 내세우면서 대표적인 친박 계열의 인물로 꼽혀왔다. 하지만 총선 이후 당 중진 최고위원으로서 자문역을 한 것 외에는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3공' 이미지에서 자유롭지 못한 박 대표와 함께 강 의원은 5공 출신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이 적지 않다. 또한 박 대표와 함께 TK(대구경북) 출신이라는 점에서 '영남당'의 이미지 또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신 : 11일 오전 10시 50분]

창당 이래 최대 위기...당 '화합' 최우선 과제로 내세워
권철현 '혁신'-맹형규 '화합 속 개혁'-강재섭 '결속' 강조


후보들간에 유머섞인 설전이 벌어지자 의원들이 웃고 있다.
후보들간에 유머섞인 설전이 벌어지자 의원들이 웃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권철현·맹형규·강재섭 의원 등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 후보 3인은 "현재 한나라당 상황에 대해 창당 이래 최대 위기"라고 입을 모으며 당내 '화합'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권철현 후보는 개혁을 통한 당의 환골탈태를, 맹형규 후보는 화학적 결속을 통한 당의 재정비를 강조했다. 강재섭 후보는 "5선 의원으로서 정치생명을 걸겠다"며 당 화합을 주도한 적임자임을 내세웠다.

먼저 권 후보는 "변화와 개혁 앞에 당당한 한나라당이 되어야 한다"며 "당내 의사 소통 채널을 통해 여론을 반영하는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밝혔다.

또한 권 후보는 "이번에 혁신하지 못하면 안된다는 심정으로 혁신을 지원하겠다"며 당 혁신에 강한 의지를 피력하는 한편, 행정도시법 후속대책에 대해 "재공론화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 후보는 '수투위' 소속이지만 박근혜 대표 사퇴에 대해서는 "책임은 있지만 당 수습을 위해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반대 입장을 보였다.

맹 후보는 5선 강재섭 후보와의 차별성을 내세우며 '역동성'을 강조했다. 맹 후보는 "열린우리당이 어제 당의장 예비선거에서 전직 당의장을 떨어뜨리는 것을 보고 전율을 느꼈다"며 "과연 한나라당이 그런 역동성을 발휘할 수 있겠나"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맹 후보는 쟁점법안 처리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접근해야 한다"며 4월 임시국회에서 다뤄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강 후보는 연륜을 최대 장점으로 내세웠다. 강 후보는 "나는 5선의 정치 경험을 갖고 있다. 현재 당의 분열을 수습하는 데는 5선이 (3선 보다는) 더 낫지 않나 생각한다"며 "나야 말로 당의 좌우 아래 위를 전부 수습, 화합시킬 수 있는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강 후보는 "이것저것 잡생각 하지 않고 원내 대책에만 몰두하겠다"고 말해 자신을 둘러싼 대권출마설을 일축했다.

당 혁신과 관련 강 후보는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며 다소 보수적인 입장을 취했고, 3대 쟁점법안에 대해서는 "국민을 먹여 살리는 것과 전혀 상관이 없는 3소 법안에 불과하다"고 4월 임시국회 처리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후보자의 정견발표, 상호토론을 마친 뒤 오전 10시 40분경부터 표결에 들어갔다. 만일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상위 2명의 후보가 결선투표를 벌이게 된다.

한편 수투위측의 '경선 보이콧' 여부가 관심을 끌었으나 이재오, 김문수, 안상수, 박계동, 배일도 등 강경파 핵심을 제외하고 대다수의 의원들은 투표에 참여했다. 행정도시법 철회를 주장하며 단식중인 전재희 의원과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한 박세일 의원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강재섭 후보가 맹형규, 권철현 후보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강재섭 후보가 맹형규, 권철현 후보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정견발표를 하는 강재섭, 맹형규, 권철현 후보.
정견발표를 하는 강재섭, 맹형규, 권철현 후보. ⓒ 오마이뉴스 이종호

[1신 : 11일 오전 9시]

11일 한나라당은 당 내분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김덕룡 원내대표 후임으로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5선의 강재섭(대구 서), 3선의 권철현(부산 사상), 맹형규(서울 송파갑) 의원이 경선주자로 나서 '3파전'으로 치러진다.

투표에 앞서 열리는 합동토론회에서 3명의 후보들은 행정도시법 당론변경에 대한 입장, 3대 쟁점법안 및 당 내분 수습책 등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며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이번 원내대표 경선이 행정도시법 처리로 인한 당 내분의 수습을 위해 치러지는 만큼, 후보자들은 경륜과 개혁성을 내세워 자신이 '구원투수'임을 주장하고 있다.

'수도지키기투쟁위원회'(수투위·이재오 상임대표)는 행정도시법 철회를 주장하며 후보자들을 압박하고 있으나, '당론변경'에는 세 후보 모두 부정적이다.

강재섭·맹형규 의원은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통과된 만큼 당론 철회는 불가능하다는 입장. 권철현 의원 역시 '수투위'에 소속은 되어 있으나 원천무효·장외투쟁의 방법론에는 이견을 가지고 있다.

한편 선거 막판 후보자들은 박근혜 대표가 자신을 지지하고 있다며 '박심' 논란을 빚기도 했다.


11일 한나라당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강재섭, 맹형규, 권철현 후보(왼쪽부터)가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11일 한나라당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강재섭, 맹형규, 권철현 후보(왼쪽부터)가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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