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주인의식을 가지고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이거나 리더가 아니라면 월요일만큼 부담스러운 날도 없을 것이다. 요즘에는 매주 토요일을 휴무로 하거나 격주 토요일을 휴무로 하는 직장이 많아졌기 때문에 월요일의 의미는 더 중요해졌다.
첫 단추를 잘못 꿰면 다른 단추도 주르르 잘못 꿰어지듯이, 직장 생활 일주일의 시작인 월요일을 잘못 열어 나가면 일주일 모두가 어수선하게 흘러가고 마는 것이다.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아침마다 자신에게 힘을 주는 메시지를 읽는 일은 아주 기분 좋은 일일 것이다. 그 기분 좋은 4년 동안의 메시지를 모아놓은 책이 최근에 나왔다. 다모트 CEO 이석원의 <다모트 이석원의 월요편지>다. 2003년 4월 21일자 편지 '즐거움의 보따리 안고 출근을'을 살펴보면 이런 메시지가 나온다.
월요일 출근 시간을 저는 즐거움으로 시작한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시작하시는지……. 한 주 동안 이루어질 일들의 기대가 출근하는 저의 마음속에 잔잔한 흥분을 주기에 저는 월요일이 즐겁답니다. 전에 이런 말씀을 드린 것이 기억나는군요. 즐거움과 괴로움의 보따리 가운데 어떤 것을 가지고 출근하느냐에 따라 한 주가 즐거움일 수도 있고 괴로움일 수도 있다는 것을.
'이런, 벌써 월요일이야? 일주일에 사나흘 쉬면서 일하면 안 되나?'
이렇게 마지못해 출근한다면 일주일은커녕 하루도 즐거울 리 없겠죠? 신선한 새벽 공기 마시며 맨손체조 한 번 하고, PC 앞에 앉아 차분한 마음으로 일주일을 설계해 보는 건 어떨까요? 아침 밥맛도 분명히 좋을 겁니다. -<다모트 이석원의 월요편지> 16~17쪽에서
이석원은 아웃소싱 분야에서 손꼽히는 젊은 리더다. 그가 아웃소싱 분야에서 닦은 일류의 실무경험과 연구 실적을 바탕으로 다모트를 설립한 것은 지난 2001년 8월. 이제 창업 4주년을 몇 달 앞두고 있는 신생기업 다모트는 국내에서 일류 아웃소싱업계로서의 탄탄한 이미지를 구축하였을 뿐만 아니라, 중국 상하이에서의 2차에 걸친 채용박람회를 통하여 각각 8000명과 1만5000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행사를 빈틈없이 알차게 일궈냄으로써, 인재 확보에 부심(腐心)하는 중국 진출 한국 기업과 한국인 해외 취업 희망자들에게 등불을 밝혀 주었다.
'섬기는 삶'과 '월요편지'는 다모트의 독특한 이미지. 그는 어느 날 문득 '생각하는 한 주의 시작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빠져들었고, 처음에는 사원들의 융화를 위하여 어떤 고민에 빠져 있는 사원에게 이메일로 용기를 주거나 상담해 주는 편지를 보냈던 것을 사원 모두에게로 확대하였다. 그래서 인터넷을 이용하여 500여 명의 직원 또는 지인(知人)에게 '월요편지'를 보내기 시작한 것이 현재는 5000~6000명에 이르고 있다.
<다모트 이석원의 월요편지>에는 2001~2004년까지 4년 동안 다모트 사원들과 지인들 그리고 거래처에 보낸 깔끔한 편지 60통과 함께, '섬기는 삶'을 좌우명으로 가슴에 안고 세상을 사랑하고 용서하며 살아가는 CEO와 사원들과 가족의 에피소드가 가슴 뭉클하게 담겨 있다.
장모님은 우리 집을 방문할 때면 늘 음식을 많이 장만해 오시는데, 어느 날은 사위 몸보신 좀 하라고 흑염소탕감을 마련하여 가져다 주셨습니다. 흑염소탕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장모님이 너무도 고마웠죠. 거기다 장모님의 요리 솜씨가 더해져 오랜만에 아침 저녁으로 제대로 된 흑염소탕 맛을 보게 되었답니다.
아침 출근에 활력이 붙었을 뿐만 아니라, '오늘 저녁에도 흑염소탕을 먹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귀가를 서두르게 했습니다.
(중략)
그런데 웬일인지 겨우 이틀밖에 먹지 않았는데 저녁상에 흑염소탕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중략)
"지수 엄마, 그 몸에 좋은 탕은 왜 안 나오는 거요?"
그런데 곧장 충격적인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떨어졌어요."
아내의 대답 한 마디에 나는 맥이 탁 풀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없다구? 한 냄비 끓여놓은 걸 내가 벌써 다 먹었을 리는 없잖소?"
나는 안색이 돌변하여 따져물었습니다.
"흑염소탕 좋아하는 이웃들이 있길래 좀 퍼다 줬어요."
(중략)
"흑염소 구경하기 힘든 이웃들이랑 서로 나눠 먹는 것도 좋은 일이잖아요."
-<다모트 이석원의 월요편지> '아내가 가르쳐준 섬기는 삶' 205~206쪽에서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4년 동안 편지를 보냈으면서도 늘 새로운 메시지를 전하는 그의 감성 경영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하루하루를 언제나 '섬김'의 미덕으로 살아가려는 그의 마음과 실천의 자세를 읽는 동안, 세파에 찌들어가는 나의 가슴을 맑고 깨끗한 물로 말끔히 씻어내는 기분이었다.
<다모트 이석원의 월요편지>는 직장인들에게 일주일을 잘 열어나갈 수 있도록 처세의 지혜를 주는 책이다. 또한 사람을 사랑하고 용서하는 일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이 책의 머리말에 담긴 마지막 문단이 참 기분 좋게 다가와 가슴을 뭉클하게 해준다.
돌이켜보면, 참 바쁘게 살아왔습니다. 잠이 부족하니 조각잠이 많아졌고, 심지어는 출장 중에 도로가에 차를 세우고 15~20분 눈을 붙이기도 할 정도였습니다. 집에는 밤늦게 들어와서 아침 일찍 출근할 때가 많으니 두 아이 얼굴 보기도 힘들 때가 많습니다. 이건 비단 나뿐만이 아니라 기업을 끌어가는 CEO 모두의 고충일지도 모릅니다. 어느 날 아침 밥상 앞에서 두 아이가 말했습니다.
"아빠, 오랜만에 뵙네요?"
이 책을 통해서, 책 많이 읽어서 예쁜 두 아이에게 특별한 '월요편지'를 보내주어야겠습니다.
"지수야 은수야, 아빠 미안!"
-<다모트 이석원의 월요편지> '머리말' 6~7쪽에서
덧붙이는 글 | <다모트 이석원의 월요편지> 이석원 씀/2005년 2월 22일 열매출판사 펴냄/223×152mm(A5신)/280쪽/값 9000원
●김선영 기자는 대하소설 <애니깽>과 <소설 역도산>, 생명 에세이집 <사람과 개가 있는 풍경> 등을 쓴 중견소설가이자 문화평론가이며, <오마이뉴스> '책동네' 섹션에 '시인과의 사색', '내가 만난 소설가'를 이어쓰기하거나 서평을 주로 쓰고 있다. "독서는 국력!"이라고 외치면서 참신한 독서운동을 펼칠 방법을 다각도로 궁리하고 있는 한편, 현대사를 다룬 신작 대하소설 <군화(軍靴)>를, 하반기 완간을 목표로 집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