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김선광씨가 딸기밭에서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이렇게 찍은 사진은 이메일로 기술센터에 보낸 후 전문가로부터 병해충, 과육상태 등을 상담받는다.
김선광씨가 딸기밭에서 디지털 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이렇게 찍은 사진은 이메일로 기술센터에 보낸 후 전문가로부터 병해충, 과육상태 등을 상담받는다. ⓒ 윤형권
김씨는 10동의 딸기밭을 둘러보며 딸기잎과 줄기, 꽃 등을 자세히 살피고는 이들의 상태를 디지털 카메라에 담는다. 김씨는 이렇게 한 시간 가량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딸기밭을 돌고 나서 아침 식사를 한다.

김씨는 아침식사 후 디지털 카메라에 저장했던 사진들을 컴퓨터로 옮겨서 간단한 작업을 하고 이메일을 이용해 어디론가 사진을 보낸다. 김씨는 부인이 내주는 차를 천천히 마시면서 농사정보와 뉴스 등을 검색하고, 어젯밤에 그의 쇼핑몰에 들어온 주문을 확인하고 오늘 작업할 딸기의 출하량을 정한다. 김씨가 딸기밭으로 나가자 그의 부인은 쇼핑몰에 주문한 고객들에게 일일이 '감사하다'는 글과 함께 주문한 딸기가 몇 시에 어느 택배로 배달되는지를 답장해준다.

김씨는 오후 5시경 딸기 따는 작업을 거의 다 마칠 무렵 김씨를 찾는 전화 한통을 받고 난 후 하고 있던 작업을 부인에게 인계하고 곧장 어디론가 간다. 김씨가 도착한 곳은 논산시농업기술센터(소장 문교형) IT영농상담실. 김씨가 상담실에 들어서자 미리 기다리고 있던 박용식(45·논산시농업기술센터 딸기지도사)씨가 반갑게 맞이한다.

박 지도사는 아침에 김씨가 보내온 딸기 관련 사진을 토대로 오전에 이미 분석을 마쳤다. 박 지도사는 김씨가 보내온 사진에서 약간의 이상증세를 발견하고 알맞은 처방을 해주기 위해 부른 것이다.

박 지도사는 김씨에게 "오늘 아침 보내온 사진 가운데 딸기 잎에 약간의 이상 증세가 있지만 초기 단계고, 정도가 약하기 때문에 간단한 처방으로 쉽게 잡을 수 있습니다"며 안심을 시키고 해당 천적을 써보라는 처방을 내준다.

김씨는 또 병해충에 대한 처방뿐만 아니라 최근 딸기시장 동향에 대한 정보를 통해 출하시기와 출하량을 조절할 것을 조언받고 집으로 돌아간다.

지금까지 김씨가 디지털 카메라로 딸기밭에서 사진을 찍어 이메일로 전송하고, 이에 대한 상담을 통해 적절한 처방과 딸기시장에 대한 흐름을 파악 할 수 있는 것은 논산시농업기술센터가 개발한 'IT영농 시스템'에 따른 것이다.

김씨는 작년까지만 해도 딸기에 이상이 생기면 기술센터에 전화를 해서 딸기 지도사를 불렀다. 하지만 논산에서 딸기 농사를 짓는 농가가 천여 농가가 넘기 때문에 지도사를 제 때에 불러 이상증세에 대한 처방을 받기가 쉽지 않았다. 시기를 놓쳐서 병세가 깊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또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 기술센터로 찾아간들 딸기지도사는 다른 지역에서 호출받아 갔기 때문에 자리에 없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그럴 염려가 전혀 없다. IT영농시스템을 도입하고는 병해충 상담에 허탕 치는 경우가 없다.

김선광씨는 또 자체 제작한 쇼핑몰을 통해 '택배딸기'라는 브랜드로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유기농 딸기를 직접 공급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일반 유통 출하를 줄이고 생산하는 딸기의 대부분을 소비자들과 직접 택배로 거래하는 방식을 고집하는 배경에는 IT영농 시스템의 든든한 후원이 있기 때문이다.

IT영농 시스템은 논산시농업기술센터의 김정필(39) 팀장이 2004년 8월부터 개발하여 2005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김선광씨가 이메일로 보낸 사진 자료를 토대로 전문 지도사로부터 상담을 받고있다.
김선광씨가 이메일로 보낸 사진 자료를 토대로 전문 지도사로부터 상담을 받고있다. ⓒ 윤형권
IT영농 시스템을 개발한 김정필씨는 "이제 영농도 디지털시대입니다. 차별화된 영농서비스를 제공해서 지역농업경쟁력을 향상시키고자 지식영농 공유시스템을 개발한 것입니다"며 IT영농 시스템의 개발 배경을 설명한다.

IT영농 시스템은 센터에 구축한 서버에 딸기, 토마토, 벼, 고구마 등 각종 작목별 병해충은 물론 육묘에서 생산까지의 모든 자료를 입력하여 통합관리 한다.

또 상담의뢰인에게는 적절한 시기에 병해충 방제 및 생산시기와 생산량들을 조절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한다. 또 상담을 통해 상담이력에 대한 DB를 구축하고 각종 통계자료와 함께 상담정보와 영농자료를 공유한다. 축적된 종합정보는 다른 농민들에게도 제공한다.

김정필씨는 "IT영농 시스템이 보완할 점도 많지만 농민과 기술센터 그리고 전문지도사 이렇게 삼각형을 이루는 지식영농 시스템을 구축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스템을 더욱 보완하여 잘 사는 농촌이 되는데 일조를 했으면 합니다"며 IT영농시스템의 의미를 말했다. IT영농 시스템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신속하고도 정확한 정보로 병해충의 확산을 막을 수 있다.
▲출하시기와 출하량을 조절하여 소득을 높일 수 있다.
▲영농 상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모든 상담을 일괄적으로 할 수 있다.

김씨는 나아가 무선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PDA(Personal Digital Assistants)를 이용해 IT영농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시스템이 완성되면 전문지도사가 영농현장에 나가 기술센터 서버에 구축된 자료를 무선인터넷으로 검색해 현장 농민이 그동안 해온 상담이력과 생산이력 등의 정보를 파악하고 즉시 현장상담을 해줄 수 있다.

농업개방에 따른 농촌 붕괴의 위기에 대처하는 여러 가지 노력들 중 하나인 IT영농 시스템 구축. 디지털 강국에 걸맞은 영농시스템을 구축하기 시작한 것이다.

덧붙이는 글 | '택배딸기(www. nsberry.co.kr)'는 친환경농산물을 가격고정제와 소비자 100% 만족제로 공급하여 호평을 받고 있다. 시장가격의 변동에 관계없이 언제나 최고의 상품만을 선별하여 공급한다. 이같은 서비스의 시도는 잘사는 농촌을 만들려는 젊은 농사꾼들의 노력이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나무를 깎는다는 것은 마음을 다듬는 것"이라는 화두에 천칙하여 새로운 일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