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1일부터 열리는 ‘아름다운 섬, 울릉도 전’을 준비하기 위해 포항에 갔다가 필자도 대상이 된 작품이 있다고 하여 월마트 이젤갤러리에 들러 '조성기 사진 전'을 보았다. '전시장에서 만난 사람들'이라는 주제로 총 15점의 흑백 인물 사진을 전시했다.
디지털 카메라를 통한 좋은 화질의 칼라 사진들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요즘, 흑백 사진은 내 가슴 속에 잔잔한 동요을 일으켰다. 어렴풋이 배경에 나타난 15명 작가들의 작품 세계와 작가들의 표정을 보며, ‘사진에서의 표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사진을 단순히 복제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바라보는 각도와 구도 그리고 조명에 따라 들려주는 이야기는 너무나 다르다고 생각한다. 특히 피사체, 이번 경우 15명의 작가들의 표정에서는 평소 모습과는 다소 다른 무언가를 느끼게 해준다. 어떤 분에게서는 자신감이, 어떤 분에게서는 진지함이 또 어떤 분에게서는 열정이….
이들 작가 사진들 틈에 끼어있는 필자의 사진을 발견하였다. 무척이나 피곤한 상황에서 대상이 되었던 터라 은근히 걱정스런 마음으로 사진을 대하였다.
내가 피사체였을 당시 나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잠시 그 순간으로 되돌아가 보고는 그 사진을 담고 싶은 마음에 디지털카메라에 나의 모습을 담아왔다. 내 자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기회를 준 조성기 선생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흑백사진을 접하는 사람마다 각각의 전달되는 느낌이 다를 듯 싶다. 이 지면을 통해서나마 독자들도 남다른 시각을 느껴보았으면 한다. '조성기 사진전'은 3월 19일까지 열린다.
덧붙이는 글 | ‘조성기 사진전’은 3월 19일까지 열린다.
조성기(39)는 하나문화유산사진연구소장, 흑백사진 현상소와 흑백연구소를 운영한다. 그는 작가로서의 예술적 지위에 대한 고민 역시 하고 있으며. 업으로 하는 현상소에서도 작가로서의 흐트러짐을 발견하기는 힘들다. 오히려 그의 두리번거리면서 밝게 빛나는 눈동자는 마치 창살 문에 창호지를 바른것과 같다. 안과 밖이 시각적으로는 구별되지만 청각적으로는 도리어 예민하게 되듯 그의 작가정신은 조용히 진동케 만들면서 도리어 소리를 크게 들리게 한다. 그것이 바로 그의 작가 정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