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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자 쇼입니다. 립싱크로 노래를 부르거나 외국의 춤을 춥니다.
알카자 쇼입니다. 립싱크로 노래를 부르거나 외국의 춤을 춥니다. ⓒ 구동관
코끼리 트레킹을 마치고 게이들의 공연인 알카자쇼를 보러 갔습니다. 타이에는 게이들이 많다고 했습니다. 타이에서 전쟁이 잦았고, 특히 인접한 버마와는 300년 가까이 전쟁이 이어졌습니다. 그런 이유로 남자 아이가 태어났을 때 전쟁에 나가는 것을 피하는 방법으로 여장을 시도했답니다. 그런 이유로 게이가 많아지게 되었고, 그들에 대해 특별한 사회적 편견이 없다는 것이 가이드의 설명이었습니다.

알카자쇼에서 출연한 사람들은 100% 여장남자입니다.
알카자쇼에서 출연한 사람들은 100% 여장남자입니다. ⓒ 구동관
여장 남자는 보기에 믿어지지 않을 만큼 예뻤고, 몸매도 여자와 꼭같았습니다. 쇼는 한 시간 넘게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패키지에 포함된 일정을 보면서 게이들이 벌이는 쇼라는 소개에 아이들이 함께 볼 수 있는지 한참 고민이 되었습니다. 자료를 찾아 보니 아이들과 보아도 괜찮다는 설명이 있었습니다. 가서 보니 노출이 심한 장면이 한두 번 있기는 했지만 선정적이지는 않았습니다.

노출이 심한 경우도 있었지만 선정적인 것은 아니어서 아이들과 보기에도 별 문제 없었습니다.
노출이 심한 경우도 있었지만 선정적인 것은 아니어서 아이들과 보기에도 별 문제 없었습니다. ⓒ 구동관
쇼 구경을 마치고 저녁 식사 시간이 되었습니다. 저녁 메뉴는 '수끼'였습니다. 타이식 샤브샤브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여러 종류의 어묵과 야채를 끓는 물에 넣어 익혀 먹는 것입니다. 수끼를 다 먹고 나니 그 국물에 밥을 비벼 주었습니다. 이렇게 밥을 비벼 먹는 것은 한국 사람들만의 특징일 텐데…. 물론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만 제공되는 비빔밥일테지만, 비벼 먹기 좋아하는 우리의 식문화를 외국에까지 수출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수끼로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타이식 샤브샤브인 셈입니다.
수끼로 저녁식사를 했습니다. 타이식 샤브샤브인 셈입니다. ⓒ 구동관
수끼 식당을 나오면서 타이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천원짜리 지폐 뭉치를 내밀며 만원짜리로 바꿔 달라고 했습니다. 당황스러웠습니다. 천원 열 개는 만원이 당연한 일인데…. 무슨 이익이 있길래 여행객들에게 그걸 바꿔 달라고 하는 것일까? 가이드에게 사연을 물어 보았습니다. 그러자 이렇게 대답합니다.

“타이의 이상한 일 중 하나가 그거예요. 천원 열 장이 만원인 것이 당연한데, 은행에서 환전을 하면 천원짜리 열 장과 만원짜리 한 장의 가격이 달라요.”

과일을 사기로 했습니다. 타이의 과일은 정말 싸고 맛있습니다.
과일을 사기로 했습니다. 타이의 과일은 정말 싸고 맛있습니다. ⓒ 구동관
그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이해하기 어려운 시스템이지요? 여자 어린이 한 명에게 만원짜리를 바꿔주었습니다. 그것을 보고 여섯 살쯤되는 애기가 쪼르르 쫓아왔습니다. “얘기 것두 바꿔 줘요.” 또 바꿔주었습니다. 돈을 바꾼 아이는 아빠인 듯한 사람에게 달려갔습니다. 그렇게 두 명에게 돈을 바꿔주는 것을 보고 다른 아이들도 우르르 달려듭니다.

타이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두리안입니다. 냄새가 심해 한국 사람들은 좋아하지 않는답니다.
타이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두리안입니다. 냄새가 심해 한국 사람들은 좋아하지 않는답니다. ⓒ 구동관
우리는 그 자리를 피해 과일을 사러 갔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돈 바꾸기를 포기하고 돌아간 뒤에도 한 아이는 계속 따라왔습니다. 나한테 피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부피가 큰 천원짜리 뭉치를 들고 다니는 일도 불편한 일일 것 같아 더 이상 돈을 바꿔 주지는 않았습니다. 여행을 끝마치고 나서도 마지막까지 따라왔던 그 어린이의 눈빛이 생각났습니다.

우리 입맛에 맞아 많이 사 먹었던 망고스틴입니다. 맛은 으름과 닮았습니다.
우리 입맛에 맞아 많이 사 먹었던 망고스틴입니다. 맛은 으름과 닮았습니다. ⓒ 구동관
과일 판매 차량에는 보지 못했던 과일들이 가득합니다. 워낙 다양한 종류여서 이름을 들어도 금세 까먹었습니다. 그래도 몇 개 기억한 이름은 두리안, 망고스틴, 람부탄, 용안 등이었습니다.

그 중 타이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과일은‘두리안’이랍니다. 맛은 좋지만 구린 냄새 때문에 한국 사람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작은 수박 정도의 크기였으며 과피에 가시 같은 것이 돋아나 있었습니다. 하나의 가격은 우리 돈으로 7천원 정도였으니 그곳 물가를 생각한다면 매우 비싼 편이었습니다. 그 과일은 벽과 침구류 등에 냄새가 배기 때문에 호텔로 반입이 금지되어 있다고 했습니다.

이 과일은 응어(람부탄)입니다. 맛이 좋은 편이었습니다.
이 과일은 응어(람부탄)입니다. 맛이 좋은 편이었습니다. ⓒ 구동관
호텔 반입이 금지된 또 다른 과일은 타이 사람들이 '망쿧'이라고 부르는‘망고스틴’이랍니다. 한쪽 맛을 보니 으름과 비슷한 맛입니다. 자두만한 크기의 과피를 손으로 쪼개면 그 안에 으름 속 같은 과육이 들어 있었습니다. 1kg의 가격은 3천원. 우리 가족은 망고스틴 1kg을 사서 그곳에서 다 먹었습니다. 과피를 벗기고 나면 속살은 그리 많은 양이 아니어서 먹을 만했습니다.

수끼를 다먹고, 밥까지 비벼 먹고도 과일 1kg을 먹었으니…. 우리 가족의 식성도 대단한 편입니다. 그러고도 몽키 바나나라고 불리는 조그만 바나나를 두 덩어리나 사서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동그란 열매가 포도송이처럼 달려 있는 람야이입니다. 과피를 벗기면 안에 까만 씨가 있어 '용안'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동그란 열매가 포도송이처럼 달려 있는 람야이입니다. 과피를 벗기면 안에 까만 씨가 있어 '용안'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 구동관
호텔에 도착하여 다른 사람들은 모두 객실로 올라갔지만, 우리가족은 바로 잠자리에 들지는 않았습니다. 호텔 앞으로 나가서 맥주와 음료수도 즐겼답니다. 호텔 바로 앞쪽에 작은 가게가 있었는데, 그곳에서 노천카페처럼 맥주나 음료수를 마실 수 있었거든요. 외국에 나가면 현지 사람들 속에서 부대껴야 여행의 제맛이니까요.

물론 언어 소통이 자유롭지 못해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언어가 서툴다 하더라도 맥주나 음료수 한잔 마시는 것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답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가게 앞의 자리에서 가족들만의 조촐한 자리를 가지니 여행이 더욱 즐겁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벼운 자리를 접고 숙소로 올라 잠자리를 잡으니 11시를 넘기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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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지난 2월 25일부터 3월 1일까지 다녀온 타이 여행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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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 홈페이지 초록별 가족의 여행(www.sinnanda.com) 운영자 입니다. 가족여행에 대한 정보제공으로 좀 다 많은 분들이 편한 가족여행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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