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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조금 황당한 일이 있었습니다.
수요장을 맞아 마트에 시장을 보러 갔다가 그만 자동차 열쇠가 두 동강이 나고 말았습니다.
처음 겪는 일이라 조금 황당하고 난감했습니다. 더욱이 예비열쇠가 든 손가방까지 집에 두고 왔습니다. 집은 그리 멀지 않았지만 바람까지 차가워 우선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오랜만에 택시를 탔습니다. 자가용을 운전하며 다니는 터라 버스나 택시를 탈 일이 별로 없었습니다.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가다가 22개월 된 아이에게 말했습니다.
"오랜만에 아빠랑 택시타지, 응?"
가만히 저를 바라보던 아내가 말했습니다.
"처음이야!"
"처음? 처음이라고?”
저는 속으로 기억을 더듬어 보았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기억을 더듬어보니 아이와 함께 한 시간은 많았지만 정작 아이와 함께 하지 않은 일이 참으로 많았습니다.
아이와 함께 할 일이 참으로 많이 있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버스를 탄다든지, 아이와 함께 기차를 탄다든지, 아이와 함께 배를 타고 비행기를 탄다든지. 기본요금 나온 집에 도착해 예비열쇠를 가지고 혼자 걸었습니다.
좁은 골목길을 걸으며 혼자 생각했습니다. 바람은 조금 차가웠지만 기분은 그리 나쁘지 않았습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저는 일상에 쫒기며 참으로 많은 것을 잃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두 동강난 열쇠로 인해 하루를 망쳤다고 화를 내려 했습니다.
그러던 저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저는 아이에게 잘해주려 했습니다. 시간이 나는 대로 아이와 함께 하려 했고 또 그렇게 했습니다. 조금은 애지중지 감싼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을 잃고 있었습니다. 무조건 잘 해주는 것보다 많은 일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어제 저는 소중한 경험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아직 아이와 함께 하지 않은 일이 많다는 것을. 오늘부터 작지만 소중한 일을 하나하나 해야겠습니다. 아이와 함께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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