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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안락사 논쟁을 던지고 있는 플로리다 식물인간 테리 시아보(41)의 목숨이 점차 종막을 향해 가고 있다고 24일 AP 통신을 비롯한 미국의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결국 24일 연방 대법원마저 테리의 안락사 판결에 대한 재심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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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인간 테리 시아보를 살려라"

테리 시아보는 1990년 심장 발작을 일으켜 식물인간이 된 후 그녀의 남편 마이클과 부모는 급식튜브의 제거를 놓고 팽팽한 법정싸움을 벌여 왔다. 이 와중에 테리의 급식관은 두번이나 제거됐다 다시 끼워지는 우여 곡절을 겪었다.

연방 상하원-부시 대통령 노력도 무위

테리의 급식 튜브가 제거된 지난 18일 이후 연방 상원과 하원은 테리 시아보의 급식관 제거를 저지하기 위해 시아보 케이스의 재판 관할권을 연방 대법원으로 이전하는 특별법안을 통과시켰다. 부시 대통령도 텍사스 크로포드 목장에서 즐기던 부활절 휴가를 줄이고 21일 워싱톤으로 날아와 이 법안에 서명, 즉시 연방 대법으로 이 법안을 이송시켰다.

또 테리의 부모는 플로리다 연방지법에 급식관 재 삽입을 요청하는 긴급 탄원서를 제출했으나 법원은 판결을 유보했다. 그러자 23일 테리의 부모는 조지아 주 애틀랜타 항소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했으나 여기서도 '플로리다 법원의 안락사 판결은 충분히 검토된 후 결정된 사항'이라며 이들 부부의 청원서를 기각했다.

이들 부부는 마지막으로 연방 대법원의 재심 허용 판결을 초조하게 기다렸으나 24일 이마저도 거부되기에 이른 것이다.

일반 미국민들은 정부나 의회가 한 개인의 가정사에 까지 관여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 24일 실시한 CBS 여론조사에서 5명의 미국민들 가운데 4명이 테리 시아보 케이스에 연방 정부나 의회의 개입을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앞서 지난 20일 ABC 뉴스가 501명의 성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조사의 오차한계 +- 4.5%) 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70%는 연방의회의 개입을 반대했으며, 67%는 "정치인들이 시아보 케이스를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미국민 63%, 테리 급식관 제거 찬성

이 조사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63%가 급식관 제거를 찬성했으며, 28%가 반대한다고 밝혔다. 특히 응답자들 가운데 개신교인의 77%가 테리의 급식관 제거에 찬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03년 테리의 급식관이 제거된 지 6일째 되던 날 '테리법' 을 일사천리로 제정해 테리의 급식관을 재삽입케 했던 젭 부시 플로리다 주지사의 행보는 다시 바빠지고 있다.

그는 24일 주 '아동 및 가족 복지국'으로 하여금 테리에 대한 학대행위가 있었는지를 조사하게 한다는 명목으로 테리 시아보를 주정부 관활하에 보호관찰에 나서도록 할 것이라 밝혔다. 그러나 테리의 안락사를 허용한 플로리다 피날레스 카운티 지법은 즉각 젭 부시의 이같은 안에 거부의 뜻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젭 부시는 "이(보호관찰)를 위해 모든 법적 방안을 강구하겠다"면서 이의 관철을 위해 싸울 것임을 재차 밝혔다.

그러나 플로리다 지역 언론과 법조계는 테리의 급식관 재투여에 대한 찬반 의견과는 별도로 젭 부시의 그동안의 행보가 '월권'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젭 부시의 '테리 살리기' 가 성공을 거두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급식중단 6일째를 맞은 테리는 앞으로 빠르면 1주일 이내에 탈수로 숨을 거두게 된다.

덧붙이는 글 | koreaweeklyfl.com(플로리다 코리아 위클리)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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