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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종인
작지만 큰 행복을 느끼며 하루를 살아가는 당찬 20대는 아름답다. '즐거움이 있는 일터'를 만드는 그녀만의 삶의 철학이 그만큼 고귀하게 느껴지는 것은 성실함이 생활속에서 묻어난다는 것이다.

정읍에서 내로라 하는 중심 상권에서 6년째 매장 근무를 하며 '무지개빛' 미래를 열어가고 있는 안신희(25·정읍시내장상동)씨. 그녀가 아름다운 이유는 세상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외길 인생'을 만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녀는 몇 년 전 적성에 맞지 않는 대학을 과감히 포기했다. 허울좋은 '학사학위'보다는 알토란 같은 '실속'을 챙기기 위해서였다. 나이에 비해 속히 꽉찬 '석류'같은 인생을 만들어 가고 있는 그녀의 손길은 오늘도 쉴 틈이 없다.

ⓒ 정종인
한바탕 무엇인가 쏟아질 듯한 하늘이다. 정읍 시내 우체국 뒤 골목길에 늘어선 상가에서 '니' 매장을 찾았다.

"어서오세요."

누구나 들으면 기분 좋아질 밝고 쾌활한 인사 소리가 매장 문을 연 순간 들려온다. 훤칠한 키에 예쁘장한 아가씨가 웃음으로 맞았다.

6년째 의류매장 근무하는 베터랑

의류매장에서 일한 지 올해로 6년이라는 안신희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의류매장에서 일을 해왔다.

"대학도 다녔지만 적성에 맞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포기하고 계속 이 일을 해왔어요."

새침하게 웃어 보이는 안씨는 대학 졸업장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며 살아 가는 지금이 행복하다고 한다. 스무살 초반부터 서울 백화점과 동대문 시장에서 일을 해왔다는 안씨는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과 달리 일찍 사회라는 무대로 뛰어든 당찬 아가씨다. 매사 긍정적인 사고로 살아간다는 안씨는 매장을 찾는 손님들에게 인기다.

싹싹한 말투에 항상 웃는 얼굴을 하고 있는 '명랑소녀' 안씨의 얼굴에는 늘 자신감이 피어난다.

"6년이라는 시간이 짧은 건 아니잖아요. 그 시간동안 여러 종류(?)의 사람들을 대해왔지만 아직도 사람 대하는게 제일 힘들어요."

가장 힘든 손님이, 매장에 들어 와선 초지일관 침묵을 고수하는 분들이란다. "그럴 땐 정말이지 어찌해야 할지 난감하다니까요"하며 반 울상을 짓는다.

ⓒ 정종인
친절한 손님맞이 '만사 OK'

그러나 매장 문을 열고 들어서는 사람들에게 제일 먼저 다가가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안씨는 사람 대하는 일이 천성이구나 하는 기분이 들게 한다.

어려운 내수경기침체가 지속돼 예년에 비해 큰폭으로 손님이 줄었다는 안씨는 "손님들이 매장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표정부터 살펴요. 예전엔 눈에 생기가 돌고 입가에 웃음도 많았지만 요즘 손님들은 기운도 없어 보이고 솔직히 매장 내부만 둘러보고 가는 분들이 많아졌어요"하고 말했다. 낙천적인 성격 탓일까?

이 곳을 찾는 손님들과 친구처럼 때론 누나처럼 언니처럼 지내는 안씨는 가장 보람을 느낄 때가 자신을 믿고 다시 찾아와주는 손님들을 볼 때란다.

'행복은 먼 곳에 있지 않다'

"사람 대하는 일이 그렇잖아요. 저를 믿고 제가 좋아 이 곳에 한번 더 들려 줄 때 일 할 맛도 나고 뿌듯하기도 하고, 그게 제 삶의 활력소가 되는 거에요. 다른 거 없어요"라며 웃어 보이는 안씨의 얼굴에서 화려하진 않아도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을 본다.

"언제까지 이 일을 계속 하게 될지 몰라도 지금 하는 일에 만족하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어요. 제가 좋아하고 즐겨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산다는 거 쉬운 거 아니잖아요. 그런면에서 전 정말 행복한 거죠."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다만 우리 스스로 자각하지 못 할 뿐이다. 올해에는 작은 것에서 행복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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