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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위원회'는 친일인물을 조사하는 과정을 통해서 "한국현대사의 부도덕함과 일제청산의 중요성을 더욱 처절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청산위원회'는 친일인물을 조사하는 과정을 통해서 "한국현대사의 부도덕함과 일제청산의 중요성을 더욱 처절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 이민우
고려대학교 총학생회와 민주동문회, ‘민족고대 일제잔재청산위원회’(아래 ‘청산위원회’) 소속 회원 30여명은 28일 서울 고려대 대학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려대 100년 속 친일인물 10인’을 발표했다.

이들은 유병문 고려대 안암캠퍼스 총학생회장과 구인규 서창캠퍼스 총학생회장이 함께 낭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오늘 ‘청산위원회’의 발표는 계속되는 전사회적 과거사 청산 흐름 속에서 대학생들의 자발적인 역사평가 작업의 일환”이라며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들을 학우들과 국민들에게 알리고, 대학의 진리와 양심에 근거해 각 인물들과 그 행적들에 대한 공정한 평가를 묻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우리 민족을 무참히 유린했던 일제에 편승해 자신의 이익만을 쫓으며 매국매족 했던 많은 이들이 해방 후에도 호의호식하며 기득권을 누려온 역사는 그야말로 충격”이라며 “그 중에서도 대학은 그들이 새로운 뿌리를 내리는 훌륭한 안식처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외세에 나라를 빼앗긴 것이 첫 번째 죄악이었다면, 그 외세에 빌붙은 자들을 처벌하지 못한 것이 두 번째 죄악이며, 그러한 청산의 시도와 노력마저 이런저런 변명과 궤변으로 무마시키려든 역사는 또 한 번 용서받지 못할 일”이라며 “일제잔재의 청산은 좌표를 잃고 혼돈에 빠진 오늘날의 대학이, 지식인이라고 하는 대학생이 어떤 길을 가야하는지 자문하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려대의 양심이었던 우리 민주화운동 세력이 친일문제에 철저하지 못한 결과 아직도 김성수 동상을 본관 앞에 그대로 두고 있다는 이 이율배반의 태도로 인해 오늘날의 한승조가 고대의 이름 아래 그런 망언을 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조성우 고려대 민주동우회 회장의 말이다.

조성우 회장은 “고려대는 한승조 명예교수의 사의를 수리하면서 아무런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며 “고려대 출신이라는 것이 부끄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어 “총학생회 산하 일제잔재청산위원회의 활동을 적극지지 한다”면서 “본관 앞에 있는 김성수의 동상을 철거하라”고 촉구했다.

“마치 김성수가 민족 고대를 대표하는 듯 동상이 서 있는 것도 부끄럽습니다. 앞으로 민중을 등지고 나나를 팔아먹은 자들의 말로가 어떻게 되는지 보여줄 수 있는 역사 평가 작업들을 벌여나갈 것입니다.”

구인규 고려대 서창캠퍼스 총학생회장의 말이다.
구인규 회장은 “친일파들은 해방이 되서도 호의호식하며 살고 있다는 건 치욕의 역사”라며 “더구나 민족고대에서 일제잔재를 청산하지 못한 게 부끄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대 총학은 오는 4월 7일 비상학생총회를 통해 대학내 일제잔재 청산에 대한 여론을 모아내기로 했다.
고대 총학은 오는 4월 7일 비상학생총회를 통해 대학내 일제잔재 청산에 대한 여론을 모아내기로 했다. ⓒ 이민우
앞으로 청산위원회는 대학사회의 친일청산을 위해 서울대와 이화여대, 연세대 등의 학생들과 함께 ‘전국대학 공동대책위’를 꾸릴 예정이다.

아울러 학내에서는 학생들이 부담 갖지 않고 참여할 수 있도록 전시회와 강연회 등 다양한 선전사업과 함께 백서 발간도 준비 중이다. 또 오는 4월 7일 비상학생총회에서 친일잔재 청산을 위한 안건을 상정해 학생들의 지혜와 힘도 모을 계획이다.

한편 ‘청산위원회’는 이번에 발표한 친일인물 10명과 관련 '친일단체에서 주도적 직책에 있으며 협력했던 자', '신문이나 책자 등에 징병제, 학병 권유 행위 따위의 행위를 적극 행한 자' 등을 기준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청산위원회’가 공개한 일제잔재 1차 인물조사 결과 10명(가나다 순)은 아래와 같다.

고원훈(1881년-?) 보성전문학교 교수, 보성전문학교 6대 교장 역임
친일행적 조사 결과 : 조선총독부 경부, 국민총력조선연맹 이사, 중추원 참의, 조선임전보국단 구단장를 지낸 직업적 친일관료.

김성수(1891년-1955년) 보성전문학교 인수, 보성전문학교 10대, 12대 교장 역임.
친일행적 조사 결과 : 국민총력조선연맹 이사, 흥아보국단 준비위원, 임전보국단 감사 등을 지냄. ‘학도여 성전에 나서라’와 ‘징병이 닥쳐온다’따위의 글에서 알 수 있듯이 조선인에 대한 ‘학병’과 ‘징병’ 동원 활동이 ‘활동적’, ‘논리적’, ‘자발적’임.

선우순(1891년-1993년) 보성전문학교 법률과 졸업, 대한매일신문 기자 역임
친일행적 조사 결과 : 대동동지회 회장, 중추원 참의를 지냄. 조선독립불능론을 주장한, 내선일체론의 나팔수로 상해임시정부의 1차 암살대상이었음.

신석호(1904년-1981년) 고려대 교수 역임
친일행적 조사 결과 : 조선총독부 산하 ‘조선사편수회’ 수사관 등으로 활동하면서 일제의 역사왜곡, 식민사관 구축에 동참 협력함. 해방 후엔 오히려 독립유공자 공적조사위원회 위원을 지냄.

유진오(1906년-1987년) 보성전문학교 교수, 고려대 2, 3, 4대 총장 역임
친일행적 조사 결과 : 조선문인보국회 발기인, 국민총력조선연맹 상무간사, 조선언론보국회 평의원, ‘내선일체’ 심사위원에 참여함. 일제의 침략전쟁 옹호하는 ‘우리는 반드시 승리 한다’ 따위의 글을 다수 발표함.

이각종(1988년-?) 보성전문학교 법과 졸업
친일행적 조사 결과 : 대동민우회 고문, 국민정신총동원 조선연맹 상무이사, 조전임전보국단 평의원 등을 지낸 직업적 친일파이며, 이른바 ‘황국신민의 서사’를 쓴 장본인.

이병도(1896년-1989년) 보성전문학교 법학과 입학, 고려대학교 2대-6대 교우회장 역임
친일행적 조사 결과 : 조선총독부 산하 ‘조선사 편수회’에 참여해 일제의 식민사관 총서인 ‘조선사’ 간행 참여하는 등 일제의 역사왜곡 식민사관 구축에 동참함. 해방 후엔 오히려 독립유공자 공적조사위원회 위원을 지냄.

장덕수(1894년-1947년) 보성전문학교 전임강사, 보성전문학교 교수 역임.
친일행적 조사 결과 : 임전보국단 준비위원, 사상보국연맹 분회장 등을 지냈으며, 김성수의 측근으로 오른팔 역할을 함. 황국신민화 운동에 앞장섰으며, 청년학도들을 침략전쟁의 기수로 내몰았음.

조용만(1909년-1995년) 고대 영문과 교수 역임.
친일행적 조사 결과 : 조선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 논설위원 등 친일문인, 이미 1933년에 매일신보에 입사하여 친일여론 조작하는 기사 다수 발표함. 해방 후 1953-1974년까지 고대 영문과 교수를 지냄.

최재서(1908년-1964년) 보성전문학교 교수
친일행적 조사 결과 : 친일문학지 '국민문학' 주간과 조선문인보국회 이사 등을 지내며 친일 문인으로 파시즘 문학의 이론적 기초를 제공한 장본인.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 신문 [참말로](www.chammalo.com)에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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