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대학생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지난 일제 강점시기 우리 민족이 당한 수난은 '근대화'니 뭐니 하는 허울 좋은 말로 가려질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고 강조한 뒤 "전체 3천만 동포 중 840만이 강제 징용에 끌려갔고 그 중 20만의 여성은 종군위안부였다"며 이렇게 덧붙였다.
"징용자 중 200만명이 사망했는데 이는 일제 군경에 의한 30여년 동안의 직접 학살을 제외한 숫자입니다. 일본 제국주의가 물러간 자리에 폐허만이 남았음은 가릴 수 없는 역사적 진실입니다."
대학생들은 또한 "일본이 안보리 상임이상국 진출을 추진하며 '경제 대국에 걸맞은 군사적 역할' 운운 하는 데서 역사의 지나간 필름이 다시 상영되는 듯하다"며 "주변 모든 나라들과 영토분쟁을 일으키는 나라의 '군사적 역할'이란 도대체 무엇을 뜻하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고려대 유병문 총학생회장은 "일본의 여러 망언과 시마네현의 독도의 날 조례제정을 보며 일본이 원하는 건 과거 제국주의의 망상을 부활시키고 한반도 침략을 되살리려는 것임을 알 수 있다"며 "친일잔재 청산과 일본의 군국주의화를 막는 건 우리나라 전반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유 총학생회장은 "일제잔재를 청산해 과거를 바로잡는 건 올바른 미래를 만들어 가기 위한 것"이라며 "청년학생들이 역사를 바로 잡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화여대 민노당 학생위원회 장유진 위원장은 "이대 내의 부끄러운 친일잔재를 청산하기 위해 김활란의 친일행적에 대한 공개질의서를 총학생회에 보냈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답변을 듣지 못하고 있다"며 "학교측과 여성단체들에도 친일청산에 대한 요구안들을 알려내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장 위원장은 "너무 늦었고 부끄러운 역사지만 지금이라도 올바로 평가하고 힘을 모아낸다면 친일청산은 가능하다"며 "이대에서 먼저 제대로 역사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서울대 사범대 김선호 학생회장은 "지난 23일부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서울대 출신 친일인물 명단과 행적을 조사하고 접수받고 있는 중"이라며 "오는 4월 5일 발표하고 4월 중순엔 친일인물에 대한 백서도 발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학생회장은 "학내에 존재하는 친일 동상과 기념물들에 대한 문제도 학우들의 의지를 모아 제기하겠다"며 "앞으로 강연회와 친일예술인 작품전 등 홍보를 계속해 친일청산의 중요성을 널리 알려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학생들은 오는 4월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운동본부 출범을 공식 선언하기로 했으며 운동본부 구성은 총학생회장단 연석회의를 기본으로 하되 총학생회 단위의 결합이 어려운 학교는 단과대 학생회까지 포괄하기로 했다.
운동본부가 표방하고 있는 주요 요구사항은 ▲일본의 부당한 독도 영유권 주장 중단 ▲독도의 날 조례 폐기와 일본 정부의 사과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상국 진출 반대 ▲교과서 왜곡 중단 ▲일본대사 추방 ▲친일잔재 청산이다.
이들은 또한 오는 4월 5일 일본 문부성의 왜곡 역사 교과서 검정 규탄 1차 행동의 날을 시작으로 4월 9일과 19일에 각각 2차, 3차 행동의 날을 진행하고 4월 30일엔 전국 집중 집회를 개최할 방침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 신문 [참말로](www.chammalo.com)에도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