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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중석 성균관대 교수
서중석 성균관대 교수 ⓒ 오마이뉴스 이승욱
"4·9 인혁당 재건위 사건은 박정희 정권의 유신독재 체제가 낳은 필연적인 사건입니다."

오는 9일 인혁당 재건위 사건 30주기를 맞아 지난 7일 저녁 7시 대구 곽병원에서 유가족 및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4·9 통일열사 진상규명·명예회복과 정신계승을 위한 강연회가 열렸다.

민청학련으로 옥고를 치른 바 있는 서중석 (56) 성균관대 교수는 이날 강연회에서 자신이 사건 당시 겪었던 경험담을 소개하고 인혁당 재건위 사건의 배경을 설명했다.

서교수는 "72년 유신 쿠데타로 더욱 견고해진 독재체제로 인해 박정희는 되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넜다"면서 "유신독재를 지키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인혁당 재건위 사건이 터진 74년을 앞두고 김대중 납치사건으로 박정희 정권이 궁지에 몰렸다"면서 "특히 73년 10월 서울대 문리대 학생들 벌인 유신 최초 대중시위와 그후 학생들의 잇딴 시위와 재야세력의 결집은 정권에게 부담감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 "박 정권, 영남지역 혁신계 씨말리려는 의도"

이러한 과정 속에서 반유신 운동의 숨통을 죄기 위해 박 정권이 전국적인 대학생 조직인 민청학련을 터뜨리고 인혁당 재건위 사건을 조작해 발표했다고 서 교수는 설명했다.

서 교수는 "(박정희 정권이) 민청학련 사건으로 반유신 운동을 하는 학생들을 구속하고 사형을 언도했지만 사형 집행을 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면서 "결국 이런 과정에서 민청학련 사건을 조작하고 새로운 사건을 조작한 것이 민청학련의 배후조직이라는 인혁당 재건위 사건이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인혁당 재건위 사건은 민족민주운동 세력의 씨를 말리기 위해 영남 지역의 혁신계 인사들을 묶어들인 조작 사건"이라면서 "인혁당 희생자들은 박 정권의 유신체제를 지키기 위해 본때를 보일 만한 목표로 겨냥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서 교수는 유독 65년 1차 인혁당 사건에 이어 또다시 2차 사건을 재연시킨 것에 대해서는 "1차 인혁당 당시 검사 파동 등으로 곤혹을 겪었던 사법 당국이 이것을 만회하는 차원에서 인혁당 재건위 사건을 조작한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역사의 진실을 찾기 위해 용기를 갖는 것은 굉장히 힘이 드는 일"이라면서 "그동안 (인혁당 재건위 사건의 조작을) 알면서도 70년대 박정희 정권 당시나 이후에도 이 조작사건을 밝히는데 많은 이들이 주저했다"고 역사의 진실찾기가 어렵다는 것을 토로했다.

서 교수는 또 "인혁당 재건위 사건으로 사형당한 고 이수병 선생은 죽는 것은 억울하지 않지만 민족민주운동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억울하다며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면서 "해방 60주년과 남북정상회담 5주년을 맞는 올해 그들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한다"고 말했다.

시노트 신부, 건강 악화로 증언 못 해

한편 이날 강연회에서 인혁당 재건위 사건 당시를 증언할 예정이던 제임스 시노트 신부는 지병이 악화돼 행사장에 참석하지 못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를 대신해 고 하재완씨의 부인인 이영교씨가 증언자로 나와 인혁당 재건위 사건 당시 피해자들이 겪은 고문 수사와 재판의 부당성을 회고했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덧붙이는 글 | *<대구경북 오마이뉴스> 바로가기→dg.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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