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고 따뜻한 바다냄새가 삼봉호를 가늘게 흔들고 있었다. 내가 이곳 독도에 내렸던 시간은 삼봉호가 오고 간 뱃길의 흔적처럼 자취도 없이 사라질 것이 아니겠는가?
수천 마리의 새 울음소리와 윙윙대며 재촉하는 바람소리 그리고 갯바위를 때리는 높고 낮은 파도의 외침만을 뒤로 하고 삼봉호는 동도와 서도를 돌아 도동항을 향해 뱃머리를 돌렸다.
언제 다시 이 작고 아름다운 섬에 발길을 거닐 수 있겠는가? 마치 귀한 손님들을 보내기라도 하듯 괭이갈매기는 삼봉호를 한참이나 따라 붙었다.
어둑해진 7시가 넘은 시간에 도동항에 도착했다. 도동항의 저녁하늘은 흠 없이 상쾌하기만하다. 숙소에 짐을 내리고 인근의 식당을 찾아 목마른 가슴을 소주로 채웠다. 뭔가 했다는 도취는 부질없이 술잔에서 비워지고 녹아 내렸다.
덧붙이는 글 | "제1회 독도사랑·독도콘서트"에서 있었던 공연 내용과 사진작가들이 찍은 울릉도와 독도의 모습들은 곧 서울에서 사진전으로 선보일 계획입니다. 독도기행사진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