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검색대에서는 승객을 구분해서 조사를 한다. 한쪽은 까다롭지 않게 검색을 하는 편이고 다른 한쪽은 꼼꼼히 조사를 한다. 나는 이번에도 철저하게 검색을 당하는 쪽이었다. 나의 항공권을 본 뚱뚱한 공항직원이 새된 목소리로 셀렉티(선발된 사람)라고 미국교통보안청(TSA)에 알려준다.
까탈스러워 보이는 교통보안청 직원은 나를 의자에 앉혀놓고 신발을 벗게 한 뒤 양말까지도 검사를 했다. 매번 줄을 잘못 서는 것 같아 내 카메라 가방을 들춰보고 있는 자분자분한 인상의 교통보안청 직원에게 물어봤다.
"내가 테러범처럼 보이나요?"
"글쎄요."
"왜 내가 셀렉티가 되어서 까다롭게 검사를 받아야 하죠?"
"당신이 편도항공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한국에 돌아가는 왕복항공권이 있는데요?"
"아니요, 미국내에서 타는 비행기가 편도항공권이잖아요."
"도시를 이동할 때마다 이런 절차를 거치나요?"
"아마 그럴겁니다."
미국공항에서 편도로 이동하는 사람에 대해 엄격한 것은 9·11테러를 저지른 테러리스트가 편도항공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났다. 나의 질문에 친절하게 대답을 해 준 교통보안청 직원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하자 그는 서울올림픽이 열리던 88년도에 인천에서 3개월 동안 살았다고 한다. 왜 살았냐고 물으니 주한미군으로 근무했다고 한다.
그는 친절한 한국사람과 아름다운 경치가 참 좋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김치만큼은 좋아할 수 없었단다. 그 심정 충분히 이해한다고 해줬다. 햄버거나 감자튀김 등 손이 별로 안 가는 음식만 먹은 사람이 김치의 깊은 맛을 알 리가 만무했기 때문이다.
미국인 중에는 한국에 대해 잘 알고 있거나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등의 간단한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많았다. 어디서 배웠냐고 하면 옆집에 한국인이 살거나 한국친구로부터 배웠다고 한다. 세계는 넓지만 어디를 가든지 한국인이 있다. 한국이라는 나라는 작지만 한국인은 넓은 세계를 상대로 살아간다. 박찬호도 마찬가지다. 이번 등판에서 훌륭한 경기내용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덧붙이는 글 | Homepage : www.seventh-haven.com 일곱번째 항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