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박계동 한나라당 의원(자료사진)
박계동 한나라당 의원(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이종호
노무현 대통령의 수난이다. '노 대통령 저격 패러디' 논란에 이어 테니스 공을 대통령의 머리에 빗댄 국회의원의 인식공격성 발언이 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박계동(서울 송파)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17일 오전 송파구 주최 테니스대회에 참석, 축사를 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의 머리를 테니스공이라 생각하고 힘껏 쳐 날려버립시다"라고 말해 주변을 당혹케 했다.

예정된 시간 보다 늦게 도착한 박 의원은 "수도이전에 반대하는 박계동 의원입니다"라고 자신을 간단하게 소개한 뒤 "수도이전에 찬성하는" 노무현 대통령을 폄훼하며 이같이 말했다.

한나라당 내 '수투위'(수도이전반대투쟁위원회·상임대표 이재오) 소속인 박계동 의원은 지난 3월 여야 합의로 통과된 행정도시특별법에 반대하며, 법사위와 본회위장을 점거하며 법안 처리를 저지한 바 있다.

이날 행사장에는 맹형규 한나라당 의원, 이유택 송파구청장, 송파구 시의원들을 비롯해 송파구 내 테니스동호회 소속 150여명의 선수들이 모였다.

이날 행사장에 참석한 정구현(50·잠실1동 테니스동호회 회장)씨는 "정부정책에 반대하는 것은 자유지만 정치 집회가 아닌 순수 스포츠대회에서 저런 발언을 해도 되는지 모르겠다"며 "내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참석자는 "박 의원의 말이 끝나자 일부 박수를 치기도 했지만 실소를 보이거나 깜짝 놀라는 등 당혹스러워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박 의원은 축사를 끝낸 뒤 자리를 바로 떴지만 남은 사람들 사이에선 뒷말이 많았다. 참석자들은 삼삼오오 모여 "국회의원으로서 예의가 안되어 있다" "국가원수를 모독하는 발언이다" "여기가 궐기대회장인가" "나무에 올라가 물고기 잡는 식이다"라며 불만을 쏟아냈다.

다른 외부인사들의 축사는 '평이'했다. 한나라당 소속의 한응용 송파구 시의원은 박 의원과 함께 '행정도시법 반대투쟁'을 벌이고 있지만 "송파구 테니스발전을 위한 화합의 장이 되길 바란다"는 의례성 인사에 그쳤다.

한응용 의원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순수체육동호인들의 행사이기 때문에 축사가 길면 오히려 분위기를 망친다"며 "그런 자리에서 정치 얘기를 하면 먹히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박계동 의원은 이에 대해 "진의가 잘못 전달되었다"고 일축했다. 또한 박 의원의 보좌관은 "사람에 따라 달리 판단할 수 있는 문제"라며 "열린우리당 성향의 참석자들의 주관적 판단에 불과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