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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6일 오후 1시, 서울 공릉2동 서울산업대학교 대운동장에서는 KBS 1TV의 '전국노래자랑' 노원구편이 열렸다.
이 날이 있기 닷새 전인 11일 오후 2시에는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5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본선 진출자를 선발하기 위한 예선이 있었다.
텔레비전 화면으로만 보던 노래자랑 예선은 본선 풍경과 다른 재미가 쏠쏠했으며 그 즐거움이 두 배였다. 시작하기도 전에 회관의 1, 2층 좌석이 가득 찼고 방송국측 진행자가 무대에 올라 "합격자에게서는 합격이라고 말씀드립니다. 하지만 그와 반대인 경우에는 불합격자라고 말씀드리기 미안해서, '수고하셨습니다'라고 말씀드리니 알아서 무대를 내려가 주세요"라고 말할 때는 모두 웃음을 터트렸다.
무반주로 진행된 예선의 볼거리는 그야말로 온동네 할머니, 할아버지, 동네꼬마 녀석들, 중고등학생들, 군인, 아줌마, 아저씨, 처녀총각 등 신분과 직업을 떠나 노래라는 매개체로 모인 사람들의 '끼'였다.
특히 쌍둥이, 아기 업은 초보엄마의 노래솜씨, 가사가 갑자기 떠오르지 않았다며 "기회를 한 번만 더"라고 외치는 이들의 귀여운 애걸(?)과 가발, 선글라스, 태극기를 동원하고 가사를 바꾼 노랫말, 춤사위를 곁들인 놀라운 실력에 지루한 줄 몰랐다.
약 스무 명이 넘게 '수고하셨습니다'라는 말을 듣고 무대를 내려갔을 때, 드디어 첫번째로 합격이란 소리가 나오자 저절로 객석에서 환호가 나오고 무대의 첫번째 합격자는 즐거움에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이처럼 예선을 통과한 15명이 드디어 본선 무대에 선 날에는 날씨도 화창하고 벚꽃 향기가 담긴 바람이 적당하게 불어 땀을 식혀주었다.
진행자 송해씨의 인사와 초대가수 하춘화씨의 노래로 막을 올린 전국노래자랑은 첫 출연자 8살 황혜린양의 노래로 본격 출발했다. 이어서 63살 나이가 무색한 몸놀림의 조병길씨의 노래 '사랑의 트위스트', '얼짱', '몸짱', '춤짱'이란 자기소개가 화려한 최춘희씨의 '당신이 최고야' 등이 불릴 때는 관중들도 흥에 겨워 어깨춤이 일었고 자리가 들썩거렸다.
송해씨의 인기도 드높았다. 무대에 오른 아마추어 출연자를 구수한 입담으로 편안하게 해주며, 벗어주는 가발과 선글라스를 쓰기도 하고, 92살 할머니의 건강을 바라는 자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도 했다. 또 세 딸의 공개구혼을 한 어머니의 마음도 헤아리며 세 딸을 향한 재미난 이야기로 시종일관 관중석을 즐겁게 이끌었다.
태극기, 부채, 플래카드와 같은 소품을 활용한 관중들의 응원도 진풍경이었고 배일호 등 다섯 초대가수 노래에 환호를 보내며 덩실덩실 춤을 추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어디에 저런 흥이 숨어 있었을까 싶었다.
드디어 시상 결과가 발표되는 순간, 마음 속으로 누가 최우수상을 받을까? 점을 쳐보지만 하나같이 서로 다른 끼와 재능을 보여주었기에 선뜻 누구를 점칠 수가 없었다.
둥둥둥… 시상 결과는 인기상부터 불려졌는데 최우수상에 '가슴이 예뻐야 여자다'를 부른 심미령씨가, 우수상에 '가져가'를 부른 임은철씨가, 장려상에 8살의 황혜린양이 받았으며 그 외 3명은 인기상을 받았다.
수상자들에게 소감을 묻자, 한결같이 각별한 연습도 있었으나 주위의 도움이 컸다며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특히 최우수상 조미령씨는 감격의 눈물을 비치며 맹연습과 준비한 시간들이 헛되지 않아 기쁘며 행복하다고 말했다.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이 춤과 노래에 흥이 겨운 이들의 땀을 적셔 준 이날은 날씨도 맑고 화창하여 서울산업대학교 대운동장을 꽉 메운 이들을 신바람 한마당으로 만들었다.
한편 이날 녹화한 '전국노래자랑' 노원구편은 오는 5월 1일 KBS 1TV에서 방송할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국정넷포터, 위민넷, 노원구 소식지에도 송고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