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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4월 24일 옥수수심기. 플토(강아지)와 함께
4월 24일 옥수수심기. 플토(강아지)와 함께 ⓒ 임준연

"고맙습니다."
"응."

웃으며 돌아서시는 아주머님.

4개월 전에 사촌동생의 지인을 통해 얻은(?) 집에 들어와서, 가장 먼저 인사하고 얼굴을 익힌 옆집 아주머님. 해맑은 웃음을 더해 화답합니다.

대문가에는 25개의 작은 포트판. 물론 그 위로는 싱그러운 연녹색을 자랑하는 고추모종이 하늘을 바라보고 서있습니다. 아직 고추가 주렁주렁 열려 있지는 않지만, 벌써 열리게 되는 날을 기대하면서 제 입꼬리가 살짝 올라갑니다.

저보다도 주말을 이용해 놀러온 친구들이 더 반가워합니다. 감사합니다를 연신 외치며 목 인사를 저 대신 올리는 친구들은 아주머님이 집으로 들어가시는 것을 확인하고는 저에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묻습니다.

고추모종
고추모종 ⓒ 임준연
"뭐야. 저건…?"
"고추."
"아…."

두둑과 고랑을 만들어서 심은 것이 2주 전인데 벌써 텃밭에는 싹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습니다. 전혀 재배법을 알지 못해서 연신 불안감에 떨면서 싹이 올라오기를 기다렸는데, 생각보다 빨리 흙 위로 고개를 쑤욱 내민 새싹들. 이것들을 반갑게 맞이하며 인사 나누는 일이 오전 일과입니다. 그냥 쭈그리고 앉아서 바라만 보아도 흐뭇해지니 누가 보면 미친 것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장작 팰 테니, 도끼 좀 줘."
"툇마루 옆에…."

친구들과 함께 하는 주말도 참 좋습니다. 달과 별을 보며 술잔을 기울이고, 마당에서 장작을 피워 삼겹살을 구워먹습니다.

"아, 좋다"

주로 고기구워 먹을 때 쓰는 장작 패기.
주로 고기구워 먹을 때 쓰는 장작 패기. ⓒ 임준연

덧붙이는 글 | 작년 겨울에 서울에서 '무작정' 내려와서 쉬는 듯 일하고 지내는 백수 청년입니다. 후쿠오카 마사노부님이나 스콧 니어링의 책에 '필'이 꽂혀서 인생전환의 기회로 삼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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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데로 생각하지 않고, 생각하는데로 살기 위해 산골마을에 정착중입니다.이제 슬슬 삶의 즐거움을 느끼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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