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3일 종로구 정독도서관에서는 세계 책의 날 기념으로 서울문화재단(대표이사 유인촌)의 '책 읽는 서울' 행사가 있었다. 마침 이날은 두 번째로 맞는 초등학교 토요휴업일이었다. 그래서인지 학부모와 학생들이 함께 참여한 경우가 많아 보였다. 학교에 가지 않아서 좋다고 말하는 아이들과 함께 알찬 토요일을 보내고 싶은 부모의 마음이 비슷한 것일까?
세계 책의 날은 1995년 28차 유네스코 총회가 매년 4월23일을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로 제정한 기념으로 시작되었으며 사랑하는 사람에게 장미꽃과 책을 선물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날은 날씨도 좋아서 정독도서관 분수대 앞에서 진행된 독서낭독회와 공연이 재미있었다. 아나운서들 간에 '책 읽어주는 모임'을 만들어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는 정용실 KBS 아나운서를 비롯하여 위서현 아나운서, 유인촌 대표이사가 낭독을 했고 여행스케치와 퍼니밴드의 공연 등이 이어졌다.
특히 악기 연주에 어린이와 일반인을 참여하게 하고 악기마다 특정 음을 들려주고 소개시켜주는 등, 책 읽는 행사의 다양함을 보태고 있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분수대 앞과 주변의 벤치에 앉은 이들이 다양한 행사에 귀을 기울이는 모습이 토요일 오후의 느긋함을 느끼도록 했다.
돌아오는 길에는 장미꽃과 함께 책을 한 권 선물 받기도 했다. 책의 표지에는 <코끼리와 나뭇가지>(출판사 : 더난, 지은이 : 제프 톰슨, 옮긴이 : 이은선)라고 쓰여 있었는데, 이 책은 검색 포탈사이트 네이버(naver.com)가 ‘네티즌이 선정한 베스트북’ 150권 중 한 권이다.
책의 첫장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인도에서는 코끼리가 도망가지 못하도록 어렸을 때부터 커다란 나무에 묶어 놓는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커다란 나무"에 묶인 새끼코끼리는 꼼짝도 하지 못하는데,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코끼리는 이른바 후천적인 무력감을 습득하게 된다. 달아나려고 무던히 애를 써 보지만 매번 실패하면서 결국 포기하고 마는 것이다. 몸무게가 수톤에 달하는 어른이 된 뒤에도 코끼리는 도망 칠 생각을 하지 못한다. 자신의 몸집보다 훨씬 작은 나무에 묶여 있더라도 나뭇가지 하나 움직여 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곱씹어 읽어 본 구절이었다. 이 날은 세계 책의 날이라는 것과 마음에 와닿는 좋은 책 한 권을 가까이 한 날로 기억 남았다.
덧붙이는 글 | 국정넷포터, 위민넷에 송고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