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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방문중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 25일 오후 샌프란시스코  머천트 익스체인지 빌딩에서 열린 아시아재단 초청연설에 참석, '한국과  동북아평화ㆍ안보ㆍ번영을 위한 한국의 전략적 역할'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미국을 방문중인 김대중 전 대통령이 25일 오후 샌프란시스코 머천트 익스체인지 빌딩에서 열린 아시아재단 초청연설에 참석, '한국과 동북아평화ㆍ안보ㆍ번영을 위한 한국의 전략적 역할'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용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북한이 핵무기를 실제로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 남한과 일본, 그리고 대만으로까지 핵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면서 "이는 동북아시아 일대를 핵의 지뢰밭으로 만드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북한은 지금 핵을 포기할 용의가 있음을 공언하고 있다"면서 "미국도 이에 상응하는 카드를 제시함으로써 6자회담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미국의 결단을 촉구했다.

"1기 부시 행정부 4년 사태 더욱 악화"

미국 아시아재단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중인 김대중(DJ) 전 대통령은 27일 오후 5시(한국시간 28일 오전 9시)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 교수회관 1층 식당에서 '남북관계와 한반도 미래'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북핵문제를 신속히 해결하는 것이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일대의 핵 확산을 막는데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최경환 비서관이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부시 행정부 1기 4년 동안 북미관계는 아무런 진전을 보지 못한 채 사태는 더욱 악화됐다"고 전제하고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요원을 추방했다"면서 "이로 인해 우리는 북한의 핵개발 상황을 전혀 알 수 없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이런 가운데 북한은 핵을 이미 제조했다고 공언하고 있다"면서 "시간을 끄는 것은 사태를 더 한층 악화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주고받는 포괄적 협상을 추진하여 북핵문제를 하루속히 종결시키는 것이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일대의 핵 확산을 막는데 중요하다"고 해법을 제시했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은 "북한이 핵무기를 실제로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 남한과 일본, 그리고 대만으로까지 핵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면서 "이는 동북아시아 일대를 핵의 지뢰밭으로 만드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이러한 사태를 초래하지 않도록 단단히 유의해야겠다"면서 "미국은 이 문제에 대해서 현명한 정책적 판단을 해서 6자회담을 주도해야 할 것이며, 이러한 가운데 한·미간의 긴밀한 협의와 협력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김 전 대통령은 "핵문제의 해결은 보기에 따라서 아주 간단하다"고 전제하고 "북한은 핵을 완전히 포기하고 철저한 검증을 받아야 하고, 미국은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고 경제제재를 해제해야 한다"면서 "서로 불신이 강하기 때문에 그 실천은 동시에 병행해서 행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미, 서로 불신 강하기 때문에 실천은 동시에 병행해서 행해져야"

그러나 김 전 대통령은 "6자회담에서 이러한 합의가 이루어졌는데도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을 때는 6자회담은 북한에 대해서 보다 강력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며 "이것이 북핵문제의 해결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6자회담에서 북핵문제가 원만히 해결되면 6자회담을 상설기구로 만들어서 한반도 평화유지와 동북아시아 전체의 안정에 주도적 역할을 하는 기구로 발전시켜야 한다"면서 "6자회담 체제는 미국이 주도한 성공적 작품"이라고 거듭 미측의 현명한 정책적 판단과 6자회담 주도를 촉구했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은 "한·미동맹은 한·미 양국의 공동의 이익과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세력균형을 위해서 필수 불가결하다"면서 "한국민은 때로 미국의 정책에 대해 비판을 할 때도 있지만, 한·미동맹을 굳건히 유지해야 한다는 데는 전혀 이의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어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북한과 교류 협력이 촉진되었을 때 남한을 출발한 기차는 북한의 철로를 거쳐 중국 대륙, 시베리아, 중앙아시아, 유럽까지 연결될 것"이라며 "한국의 부산항에서 유럽의 파리, 런던까지 연결하게 되는 '유라시아 철의 실크로드'는 일본이나 태평양 지역의 물자의 수송에도 공헌할 것이며 동북아시아에 진출해 있는 미국 기업에도 이익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특히 "기차를 통한 수송은 배를 이용하였을 때보다 비용과 시간 면에서 30% 가량 절약하는 이점이 있고 해적으로부터의 피해도 없다"면서 "그렇게 되면 서울에서 이루어졌던 '한강의 기적'은 북한·중국의 국경을 흐르는 '압록강의 기적'이 되어 한반도 전체의 번영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날 스탠퍼드대 연설에서는 존 헤네시 총장과 신기욱 스탠포드대 한국학연구소장, 윌리엄 페리 전 미 대북정책조정관과 이 대학 교수 학생 200여명이 참석했다.

샌프란시스코 아시아재단(25일), 샌프란시스코대(USF) 초청연설(26일)에 이어 이날 스탠포드대 연설로 미국 방문 마지막 공식일정을 마친 김 전 대통령은 휴식 등 개인일정을 소화한 뒤 30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한편 <산호세 머큐리 뉴스>(San Jose Mercury News) 등 현지언론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한국의 지도자, 새로운 대북 접근 시도하라'라는 제목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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