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수라장이 됐던 명예박사 학위 수여식과는 달리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씨가 주최한 만찬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2일 오후 7시30분부터 진행됐다.
이날 만찬은 삼성쪽이 400여억원을 기부해 건립된 고려대 100주년 기념 삼성관에서 삼성과 고려대쪽 관계자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아수라장을 피해 일찌감치 행사장을 빠져나간 이건희 회장은 만찬에 불참했다.
다만 홍라희씨, 이재용 상무,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그룹 고위임원들은 철학 박사학위를 수여한 고려대쪽에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만찬의 사회를 맡은 김진성 고려대 총무처장은 "삼성관은 이건희 회장이 기부해 건립된 건물"이라며 "이렇게 모시게 된 것은 뜻 깊은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그는 100주념 기념 삼성관 건립자금을 기부한 이건희 회장 가족에게 박수를 보낼 것을 제의하며 어색한 분위기를 달랬다.
김병관 고려중앙학원 이사장도 축사를 통해 100주년 기념 삼성관을 기부한 이 회장을 한껏 치켜세우며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김 이사장은 "고려대가 이건희 회장에게 박사학위를 수여하게 된 것은 영광"이라며 "이 회장에게 박사학위를 수여한 사실은 고려대의 새역사 속에 중요한 기록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찬사는 계속 이어졌다. 김 이사장은 "어떻게 이건희 회장이라는 한 사람이 그토록 많은 일을 하고 업적을 쌓을 수 있을까 생각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또 김 이사장은 "100주년 기념관을 건립하면서 내가 이 회장에게 도움을 얻었으니 이 회장 같은 분을 만나지 못한 인촌 김성수 선생에 비해 행운아인 셈"이라고 이 회장을 한껏 치켜세웠다.
김병관 고려대 재단 이사장의 축사에 대한 답사는 이건희 회장이 불참한 관계로 이학수 구조조정 본부장이 대신했다. 이 본부장은 짤막하게 "감사하다"는 메시지만 전한 채 단상에서 내려왔다.
한편, 고려대와 삼성쪽은 취재를 위해 만찬장에 들어가려는 기자들을 통제했고, 이 과정에서 가벼운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