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철도청 유전게이트'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김세호 건설교통부 차관이 3일 오전 11시20분께 전격 사퇴했다.
강동석 전 장관이 중도하차 한지 한달여, 건교부 산하 공기업인 신광순 철도공사 사장이 사의를 표한지 불과 하루만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조만간 김 차관의 사표를 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관은 이날 오전 과천 건교부 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복합도시나 공공기관 지방이전, 기업도시, 동북아 물류중심 국가 건설, 부동산 가격 안정 문제 등 쉽지 않은 일이 산적해 있다"며 "이럴 때 장관이나 여러분에 일을 남기고 빠져나가는 것 같아 죄송하다"고 머리를 숙였다.
이어 그는 "더 뒷바라지를 못하고 도움을 못 줘 아쉬움이 있다"면서도 "편안한 마음으로 만날 날을 기약하며 헤어지는 것은 내게 큰 행운"이라고 애써 웃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김 차관은 "조직관리나 일을 위해 싫은 소리를 했는데 좋은 기억만 간직해 달라"고 당부하고 "건교부가 1등 부처로 태어나고 참여정부가 잘 되도록 노력해 달라, 나도 마음으로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회자정리(會者定離)란 말이 있듯이 편하게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재회를 기약하며 자리를 떠났다. 퇴임식이 끝난 뒤 김 차관은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비교적 밝은 표정을 지으며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한편 신광순 철도공사 사장도 지난 2일 오후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사할린 유전사업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느낀다"며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신 사장은 "본 사건과 관련 검찰의 소환을 앞둔 상황에서 철도공사의 조직안정을 고려해 공직을 벗어나 검찰의 조사에 임하는 것이 도리라고 판단했다"고 사의배경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