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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검 평검사회 대변인인 구태언 첨단범죄수사부 검사는 4일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사개추위가 마련한 형사소송법 절충안에 대해 거부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평검사회 대변인인 구태언 첨단범죄수사부 검사는 4일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사개추위가 마련한 형사소송법 절충안에 대해 거부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 오마이뉴스 유창재
[기사대체 : 4일 저녁 7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개추위의 형사소송법 개정안 관철시도는 국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제도의 변경을 공개적인 절차를 통해 국민의 참여 하에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지 않고 밀실에서 몇몇 이해 당사자들간의 타협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 것이기에 평검사들이 이를 반대하는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평검사회(의장 김현채 형사1부 검사)는 4일 낮 12시부터 오후 3시까지 21개 부서를 대표하는 23명의 수석검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중앙지검 9층 회의실에서 긴급회의를 갖고, "심각한 절차상 문제가 있다"면서 사개추위가 마련한 형사소송법 절충안에 대해 거부의사를 밝히고나서 파장이 일고 있다.

이로써 한승헌 사개추위 위원장과 김승규 법무부 장관의 3일 저녁 긴급회동으로 진정 기미를 보였던 형사소송법 개정 파동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중앙지검 평검사회 대변인인 구태언 첨단범죄수사부 검사는 이날 오후 4시20분경 기자회견을 통해 우선 "평검사들의 요구는 사개추위의 공판중심주의 안건과 관련해 제출돼 있는 검찰안(검찰측 주장)을 관철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평검사들은 사개추위가 배심제 등 국민의 사범참여방안이 마련되기도 전에 형사소송법 중 증거관련법 개정안을 왜 이렇게 급히 추진하려고 하는 것인지 이해 못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구 검사는 "평검사들은 사개추위의 형사소송법 개정안 조문 몇 개가 아니라 국민의 사법참여재판 제도의 도입에 필수적인 기소배심(대배심) 제도 및 양형기준법, 플리바게닝(유죄협상), 참고인구인제도, 사법방해죄, 허위진술제 등이 함께 논의되는 완전한 사법개혁 논의를 국민의 참여 하에 진행해달라는 것"이라고 '절차상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특히 구 검사는 한 위원장과 김 법무장관의 회동에 대해 "어제(3일) 사개추위 위원장과 법무부 장관과의 합의도 국민의 참여가 배제된 일종의 타협에 불과하므로 그 절차에 있어서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평검사들은 그 결과를 받아들이기 곤란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 "사개추위의 논의대로라면 대륙법계 형사사법제도도 아니고 영미법계 형사사법제도도 아닌 국적불명의 형사사법제도과 도입될 것"이라며 "이는 미완의 개혁이자 국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초래하는 결과를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검 평검사들은 국민의 참여를 통한 국민적 합의 절차 마련을 통한 제대로 된 형사사법개혁이 이뤄지도록 전국 평검사회의를 개최하는 등 여러가지 대응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구태언 검사 "사개추위 개정안, 세계 유례없는 기형적인 제도 낳을 것"

한편 구태언 검사는 공식적인 발표를 마치고 기자들과 가진 일문일답에서 "사개추위가 준비중인 법안이 무슨 내용인지 언론조차 모르는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논의) 절차와 방식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고, 지금의 사개추위가 제대로 하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구 검사는 "지금 개정안으로 형사사법개혁이 이뤄진다면 기능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국적불명의 법이 될 것이고, 세계 유례없는 기형적인 제도를 낳을 것"이라며 현재 논의중인 법안을 공개하고 공청회를 열 것을 촉구했다.

다음은 구태언 검사와 기자들간의 일문일답 요약이다.

- 평검사회가 말하는 '국민적 합의 절차'는 무엇인가.
"공개적인 공청회를 여러 번 벌인다든지, (논의중인) 법안을 공개하는 것 등이 필요하다. 어떻게 법안 공개도 없이 형사사법개혁을 진행하나. 국회는 법을 만들 때 법안을 공개한다. 우선 법안부터 공개해야 한다. 이것은 국민 참여를 배제하는 것이다."

- 지금 사개추위가 준비중인 것은 개정 가안에 불과한 것인데, 실질적인 법안이 만들어진 후에 공청회를 열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때(법안이 만들어진 후) 반대하면 다시 국회에서 이런 논란이 6개월에서 1년동안 반복될 수 있다. 지금 사개추위는 법조 3륜의 큰 축의 하나인 대한변호사협회도 배제하고 (사개추위) 위원을 구성하고 있다. (사개추위의) 합의가 이뤄지면 법안이 국회로 넘어갈텐데 (지금 상황에선) 불협화음이 날 것이다. 그때 다시 평검사들이 반대하고 국회에서 심의 절차를 다시 거치면 그 절차에 따르는 시간과 비용이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이를 누가 책임질 것인가."

- 결국 사개추위가 준비중인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반대한다는 것인가.
"아니다. 절차와 방식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이다. 중요한 법안을 결정하고 국회에서 통과돼야 하는데, 지금 개정안이 무슨 내용인지 언론조차 모르고 있지 않나. 이는 심각한 것이다."

- 전날(3일) 한승헌 사개위 위원장과 김승규 법무부 장관의 회동도 문제가 있다는 것인가.
"회동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것은 아니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을 대표하는 사개추위 위원이고, 위원장을 만나서 검찰 측의 입장을 제시한 것이다. (이들의) 합의가 있었다고 해서 그대로 평검사들이 납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장관도 (평검사들이) 더 이상 논의하지 말라는 것은 아닐 것이다."

- 오늘 수석검사들의 회의를 열게 된 이유는?
"오늘 아침에 언론보도를 통해 법무부장관이 합의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도됐고, 이에 급히 수석검사들이 모여 '합의되는 것이 아니라 의견수렴을 받아들여야 할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지금 개정안으로 형사사법개혁이 이뤄진다면 국적불명의 법이 될 것이다. 영미법과 대륙법은 수백년간 각각의 기능을 해왔는데, 이 중에 이것저것을 뜯어 만들면 기능조차 제대로 하지 않을 것이다."

- 이런 모습이 항명이나 반발로 비춰질 수도 있지 않은가.
"검사는 국민의 공복이 아닌가. '항명'을 가장 경계한다. 검사는 국민의 권한을 위임받아 행사하는 것이다. 저희의 주인은 국민이다. 이 때문에 왜곡될 수 있는 기형적인 제도를 도입하고 (더구나) 타협에 의한 사법개혁이 도입되는 것은…. 더욱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개추위의 개정안대로 진행된다면) 세계 유례없는 기형적인 제도를 낳을 것이다."

김승규 법무장관 "국민들에게 집단반발로 비춰져서는 안된다" 우려감 표시

이에 대해 김승규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후 5시부터 서울남부지검을 방문해 녹음·녹화 시범시청 현황을 파악하는 도중에 서울중앙지검 평검사회의 반발 소식이 전해듣고는 "평검사들의 의견을 확인하지 못했지만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타협할 기회가 남아있다"며 "일반 국민들에게 집단반발로 비춰져서는 안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김 법무장관은 '검찰 집단이기주의가 아닌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검사들이 인권수사를 고려하면서 나온 것이고 검사들도 거기에 맞춰 (의견을) 내놓은 것"이라며 "좀 기다리면서 좋은 의견을 내놓으면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타협을 해가면서 인권수사를 확립해 가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검찰청의 경우 현재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대책 마련에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평검사회 대변인인 구태언 첨단범죄수사부 검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평검사회 대변인인 구태언 첨단범죄수사부 검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유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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