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조무사가 올린 '신생아 희롱' 사진이 인터넷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문제의 병원으로 거론된 대구 L산부인과가 홍역을 치르고 있다. <오마이뉴스>의 취재 결과, L산부인과는 이번 '신생아 희롱' 사진 배경이 L산부인과의 신생아실과는 다른 구조여서 서로 관련이 없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신생아 희롱' 사진이 보도된 6일 문제의 사진을 올린 간호조무사 이아무개씨가 근무한 L산부인과를 찾았다. L산부인과측은 이번 사건이 불거지고 항의전화가 빗발치자 병원 업무를 잠시 중단한 상태였다.
L산부인과 원장 B씨는 <오마이뉴스> 기자에게 "사진을 올린 이씨가 우리 병원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한 적은 있지만, 문제가 된 사진은 우리 병원에서 찍은 게 아니"라고 말했다.
병원측에 따르면, 신생아 희롱 사진의 출처였던 미니홈피의 운영자인 이씨는 지난해 12월말부터 올해 4월말까지 L산부인과 간호조무사로 일했다. 병원측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4월말 퇴직한 채 현재는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그러나 이씨가 문제의 사진을 인터넷에 올린 시점이 퇴직 시점과 맞물린 4월말이어서 묘한 여운을 주고 있다.
L산부인과측은 ▲간호사들의 유니폼 ▲신생아실 및 병원 내부 구조가 사진과 차이가 나고 ▲병원 내 CCTV 설치돼 있어 신생아 희롱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병원측의 주장대로 이 병원의 간호사 복장은 핑크빛 바지로 상의 옷깃(칼라)이 없는 복장으로, 문제의 사진에 나타난 초록색 치마나 상의 옷깃이 있는 복장과 구별된다. 또 논란이 되고 있는 사진 가운데 신원을 알 수 없는 간호사의 뒷배경에 나타난 병원 내부구조도 L산부인과와는 차이가 있다.
특히 L산부인과는 신축 건물로 신생아실 내부뿐만 아니라 병원 곳곳에 CCTV가 설치돼 있고 원장이 모니터를 할 수 있도록 돼 있었다. 이에 병원측은 "신생아실에서 신생아 희롱이 가능하지 않을 뿐더러 개를 키울 수도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원장인 B씨는 "문제가 되고 있는 사진이 이씨가 다른 병원에서 근무할 당시 찍은 사진이거나 친구들이 다른 병원에서 찍은 사진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씨가 우리 병원에서 일했다는 이유로 뜬금없이 인터넷에서 병원 이름이 거론돼 곤욕을 치르게 됐다"며 난감해 했다.
한편, L산부인과측은 담당 변호사와의 면담 결과, 이씨에 대한 신상 정보 공개는 법률상 어려운 점이 있다는 판단 아래 이씨의 인적사항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어쨌든 이번 사건은 당사자인 이씨에 대한 경찰 조사가 진행돼야만 좀더 구체적인 정황이 파악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