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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항공이 미국의 "구매압력"을 받아 구입을 결정한 기종 중 하나인 보잉의 고속중형기 'B787'
인도항공이 미국의 "구매압력"을 받아 구입을 결정한 기종 중 하나인 보잉의 고속중형기 'B787' ⓒ Boeing
인도항공이 발주한 70억달러에 달하는 항공기 수주전에서 보잉이 에어버스를 제친 것은 미국 정부의 협박에 가까운 압력 때문이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보도했다.

<파이낸셜 타임스>와 만난 인도의 한 고위당국자는 인도항공의 민항기 구매를 앞두고 미국측이 "미국은 무역불균형이 장기간 지속되는 상태를 절대로 좌시한 적이 없으며, 만약 인도가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실력행사에 들어갈 수 있다"며 인도 당국을 협박했다고 폭로했다.

인도항공은 에어버스의 초대형 항공기 A380의 시험비행을 하루 앞 둔 지난 4월26일, 최신형 고속중형기 787기 28대를 비롯해 777기 23대 등 총 70억달러에 달하는 보잉기를 구매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해 에어버스 측에 큰 타격을 준 바 있다.

인도 고위당국자는 "인도가 미국의 군사장비를 구입할 수도 있으나 미국이 걸핏하면 금수조치를 취한 전력이 있어 신뢰할 수 없는 구매파트너라는 인식이 인도 내에 팽배하다"고 지적하고 따라서 인도로서는 민항기를 구매하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미국은 소프트웨어, IT서비스를 필두로 인도의 대미 수출이 크게 급증하면서 인도 측에 무역 불균형을 시정할 것을 꾸준히 요구해 왔다. 인도의 대미 수출액은 156억 달러로 대미수입액 61억 달러를 훨씬 웃도는 상태다.

한편 인도항공의 보잉기 구매에 미국의 압력이 개입됐다고 의심하고 있는 에어버스는 "국영기업의 대규모 발주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루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번 구매결정은 그렇지 못했다고 느끼고 있다"고 지적하고 구매과정 전반에 걸쳐 인도당국이 조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인도 민간항공청장관은 지난 주 인도항공의 이번 결정이 지정학적 고려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민간항공청이 구매과정에 개입한 적도 없다고 공식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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