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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남부시장 부근의 'ㅅ 노래 교습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유자(54·전문노래강사)씨는 "노래를 잘 하려면 리듬을 잘 타야 한다"며 "노래는 단순히 즐거움만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느끼는 스트레스와 우울증을 치료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로 주부들이 찾아오며 정말 노래를 못하는 사람들은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경우가 많다"며 "가령 노래를 따라 하라면 책을 읽는 것처럼 부르는 사람들이 있지만 꾸준히 연습하면 그런 문제는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래교습소를 찾는 사람 중엔 아줌마들이 많다. 노래를 못한다는 공통점 외에도 가정에서 받는 스트레스 속에서 속병을 앓고 있는 주부들이 많다고 한다. 남편이 바람을 피워 극도의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빠진 아줌마도 있고 부부 모임에서 노래 때문에 창피했던 주부까지 때론 정신과 치료를 받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노래를 못해 많이 괴로웠다는 김정순(52·주부)씨는, "살아가면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이 노래할 일인데 저는 정말로 (노래를)못했다"며 "노래하는 자리에서도 기계(음악)는 저 만치 있는데 그게(가락이) 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창피한 것이 이루 말할 수 없었는데 어떤 기회로 김 선생님을 만나게 되어 지금은 어디에 나가도 노래에 자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어떤 자리에서도 (서로)교감을 이룰 수 있고 그런 자리에서도 편안하게 친해지는 계기가 되곤 한다"며 "그런 자리에서도 노래도 할 줄 알아야 두루두루 어울릴 수 있게 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노래하면 좋은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김정순씨는 "노래하는 것이 지금은 커다란 즐거움이자 활력소"라고 대답했다.
음치는 더 이상 무난히 사회생활을 할 수 없을 것 같은 사회. 매일 밤 기계 가락에 음을 맞춰 노래하는 사람들 속에서 주눅 드는 음치들… 진정 이 시대 음치들의 꿈은 흘러나오는 가락에 따라 남부럽지 않게 노래 한 곡을 당당하게 부르는 것일 것이다.
"자 음치들이여! 노래를 잘 하고 싶으면 더 이상 숨어살지 말고 노래 교습소로 가라."
| | "노래는 즐거움이자 마음의 치료제" | | | 'ㅅ 노래교습소' 운영하는 김유자씨 인터뷰 | | | |
| | ▲ 김유자(54·전문노래강사)씨. | | | - 노래를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리듬을 타야 합니다. 처음 오시는 분들은 노래하면서 몸이 잔뜩 굳어 있는데 리듬을 잘 타라면 몸에서 일단 긴장을 풀어야하죠."
- 주로 어떤 사람들이 노래교습소를 찾는가?
"결혼피로연에서 노래 못해 창피스러운 처녀 총각들도 찾고 주로 아줌마들이 많이 옵니다. 비율로 따지면 아줌마들이 70%, 처녀 총각들이 20%, 기타 10% 정도예요. 그런데 연령으로 보자면 40대 초반은 빨리 노래를 받아드리고 그 후론 빨리 따라오질 못해요. 50대 들어서면 아무리 가르쳐도 그 다음날 되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곤 합니다. 그리고 여자보단 남자들이 노래를 빨리 받아들입니다."
- 노래의 좋은 점은 무언가?
"즐겁다고나 할까? 스트레스가 풀리고 주부들이 시댁 일이나 가정일로 우울할 때는 교습소를 찾아와요. 오늘은 이야기나 해요 하고 찾아오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땐 이런 저런 얘기도 나누고 기분이 풀리면 신나는 노래를 해요. 그러면 '선생님 기분이 풀리고 속이 시원해요'하곤 가벼운 마음으로 집에 돌아가곤 합니다."
-그런(스트레스 쌓인) 분들이 많은가?
"그런 주부들이 생각보단 많아요. 처음 노래 교습을 시작할 땐 얼굴이 잔뜩 흐려있지만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밝은 얼굴로 노래 교습소를 찾는 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교습생 중 한 분이 가정 문제로 우울증에 시달려 정신과 치료를 받은 지가 7~8년 되었는데 노래 교습소에서 6개월 노래를 부르곤 병원 치료를 중단하고 완치된 분도 있어요. 노래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면서 정신적인 문제도 치유하는 효과를 주는 것 같습니다." / 정헌종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