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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단체들은 교육부의 교원평가제 도입은 공교육 부실과 파탄 책임을 교사들에게 떠넘기는 것이라고 강력히 성토했다.
교원단체들은 교육부의 교원평가제 도입은 공교육 부실과 파탄 책임을 교사들에게 떠넘기는 것이라고 강력히 성토했다. ⓒ 이민우
이러한 일선 교사들의 지지에 힘입어 전교조와 교총, 한교조로 구성된 '졸속교원평가 저지와 학교교육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아래 공대위)'는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에 있는 정부중앙청사 후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졸속적인 교원평가 강행 방침을 즉각 중단하고 학교교육 정상화를 위한 근본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40만 교사 총단결로 교원평가 저지하자", "교원평가 저지하고 교육재정 확보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교원평가 강행 방침을 고수하는 교육부에 거세게 항의했다.

"교원평가는 교육위기 책임 교원들에게 전가하려는 것"

이날 이수일 전교조 위원장은 규탄사를 통해 "학교를 혁신하기 위한 실천의 마당에서 만나야 하는데 교육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게 돼 가슴이 아프다"고 말문을 연 뒤, "정부는 지난 10년간 교육개혁을 한다고 했지만 교육재정과 법정정원수는 축소됐고, 교사의 주당 수업일수는 증가해 교육여건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공교육을 하락시키고 포기해 놓고선 교원평가란 걸로 학교교육 위기의 책임을 교원들에게 전가시키려 한다"고 성토한 뒤 "우리 40만 교사들은 교육부의 잘못된 정책을 거부하고 책임있는 교육주체로서 학교 살리기에 나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윤종건 교총 회장은 "정부는 마치 우리 교원들이 전혀 평가받지 않고 있는 냥 호도하고 있고, 평가만 되면 교육이 잘될 것처럼 왜곡하고 있기에 분노한다"면서 우리의 뜻을 더 이상 왜곡하지 말라고 역설했다.

공대위는 윤종건 교총 회장과 이수일 전교조 위원장이 함께 낭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는 일방적인 6월 1일 시범운영 계획을 철회하고 교원 3단체를 포함한 교육주체들과 진지한 대화에 응하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교원평가는 학교 현장을 파국의 소용돌이로 몰고 갈 것"

공대위는 기자회견문에서 "교원평가를 도입한 영국에선 교사의 이직률이 높아져 수급정책 실패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미국의 경우도 투자비용과 기구 운용에 들어간 노력에 비해 교원의 전문성 함양엔 기여하지 못하였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한 뒤, "교육부는 이러한 전반적 문제에 대한 검토없이 여론의 지지를 내세우면서 마치 교원평가가 교육 문제의 해법인 것처럼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교원평가제 도입 배경에 대해 "교사들의 교육활동을 통제하는 시스템을 확보하려는 교육 관료들의 욕구와 교육에 대한 투자 없이 공교육을 부실하게 만든 책임을 교원에게 전가하려는 노무현 정권의 교육 정책"이라 꼬집은 공대위는, 교원의 이해와 협력 없는 정책은 "학교 현장을 파국의 소용돌이로 몰고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대위는 "정부는 법정정원을 100% 확보하고 교원의 과도한 수업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수업시수를 법제화"하고, "대통령 공약 사항인 교육재정의 GDP 대비 6% 확보 계획을 조속히 제시"하며, "교육주체들과 함께 종합적인 학교 교육발전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전교조 박경화 수석부위원장은 "앞으로 교원평가 시범운영 실시학교 불참 선언운동을 전개하고 오는 6월 25일경 교원평가 반대와 학교정상화를 위한 교원 총궐기 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부가 서명 받아들이지 않자 노숙 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마친 뒤 교사들은 서명용지를 들고 가 교육부장관에게 전달하려 했지만 경찰들이 정부중앙청사 후문을 막았으며, 대치 중인 경찰의 무전기에선 "서명용지는 받을 수 없고, 교원단체 대표 면담만 가능하다"는 교육부 쪽의 주장이 울려나왔다.

교육부 장관에게 25만명이 참가한 '졸속 교원평가 저지' 서명용지를 전달하려 했으나 경찰이 막아섰다. 가운데가 전교조 이수일 위원장.
교육부 장관에게 25만명이 참가한 '졸속 교원평가 저지' 서명용지를 전달하려 했으나 경찰이 막아섰다. 가운데가 전교조 이수일 위원장. ⓒ 이민우
이에 교사들은 "25만명의 서명을 받지 않는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항의하면서 "교사의견 무시하는 교육부는 각성하라" "25만 서명교사 우롱하는 김진표는 각성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20여분간 경찰과 밀고 당기는 가벼운 몸싸움을 벌였다.

윤종건 교총 회장은 "평화적으로 25만명의 뜻을 전하려 했는데 교육부는 일개 국장을 내보내 대표 두 사람만 보내라고 하는데 이는 40만 교사를 우롱하는 일"이라며 "앞으로 더욱 강력하고 더 힘차게 투쟁해 나가자"고 역설했다.

이수일 전교조 위원장도 "교육부가 귀도 막고 눈도 가리고 자기 갈 길만 가겠다는 식인데 40만 교육주체를 무시하면서 교육부는 누구를 대표하겠다는 것이냐"라면서 "40만 교사들이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걸 거부한 폭거에 대해 강력하게 투쟁하겠다"고 선언했다.

잠시 후 전교조 교사들은 정부중앙청사 후문 앞에서 앉아 잠시 풀어뒀던 머리띠를 묶으며 교원평가 저지를 위해 노숙 농성에 들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교조는 '교원평가저지·학교자치 실현과 교장선출보직제 쟁취를 위한 전국분회장 대회'가 열리는 오는 28일까지 노숙 농성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윤종건 교총 회장(왼쪽)과 이수일 전교조 위원장이 더욱 강력한 투쟁으로 교원평가 저지를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윤종건 교총 회장(왼쪽)과 이수일 전교조 위원장이 더욱 강력한 투쟁으로 교원평가 저지를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이민우
서명용지 전달과 교육부 장관 면담이 무산되자, 거리에 앉아 노숙농성을 돌입하며 머리띠를 묶고 있다.
서명용지 전달과 교육부 장관 면담이 무산되자, 거리에 앉아 노숙농성을 돌입하며 머리띠를 묶고 있다. ⓒ 이민우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터넷 신문 [참말로](www.chammalo.com)에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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