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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생방송 시사투나잇 화면 캡쳐
ⓒ KBS 제공

일본 극우단체 '새역사를 만드는 모임'의 왜곡 교과서를 발간한 후소샤가 영화배우 이병헌씨 사진집 출판으로 큰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25일 새벽 방영된 KBS <생방송 시사투나잇>에서 밝혀졌다. 일본의 역사왜곡에 온 나라가 격앙된 사이 정작 그 교과서를 펴낸 일본 출판사는 '한류스타'를 이용해 떼돈을 벌고 있었던 셈이다.

지난해 9월 발간된 후소샤의 <이병헌 사진집>은 그동안 16만부가 팔려 모두 48억원의 판매수익을 올렸다고 시사투나잇이 전했다. 후소샤는 일본의 대표적 우익언론인 후지TV와 산케이신문의 계열사.

산케이신문은 한국의 친일파 청산운동을 친북좌익세력의 불순한 정치적 의도로 매도하는가 하면 자매지 <정론>은 '식민지배는 축복'이라는 내용의 한승조 전 고대 명예교수 기고 게재로 파문을 일으켰던 우익언론이다.

후소샤 담당자는 시사투나잇과의 인터뷰에서 "상당한 이익이 있었다"면서 "일본 속에 많은 독자가 있으니 비즈니스적으로는 매우 유용한 상품으로 사진집 발행을 생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헌씨 소속사-배급사 "몰랐다"... 후소샤 올해도 사진집 등 추가 출판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은 이병헌씨 소속사와 그가 출연한 영화 배급사, 투자제작사 등이 이씨 관련 상품을 일본에 판매하는 과정에서 벌어졌다.

지난해 발간된 사진집의 경우 이씨 소속사 '플레이어 엔터테인먼트'가 계약을 맺은 곳은 일본 음반유통 회사인 포니캐년. 포니캐년 역시 후소샤를 거느린 후지TV와 산케이신문의 계열사이다. 포니캐년은 같은 계열사인 후소샤를 통해 사진집을 발간하게 된 것.

이에 대해 송완모 플레이어 엔터테인먼트 이사는 시사투나잇과의 인터뷰에서 "포니캐년과는 (사진집) 내용, 스케쥴, 제작과 관련된 것만 논의했다"면서 "출판사나 유통 문제는 포함되지 않아 출판 이후 후쇼사라는 걸 알게 됐다"고 해명했다. 송 이사는 "나중에 후소샤라는 걸 확인하고 나서 포니캐년측에 항의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왜곡교과서 논란이 뜨거웠던 지난 3월 또 하나의 '이병헌 사진집'이 일본에서 나왔다. 이씨가 출연한 영화 <달콤한 인생>과 함께 배급된 사진집, 소설이 후쇼사를 통해 출판된 것. 지난해 사진집 발간 뒤 일본 계약사에 강력하게 항의했다는 플레이어 엔터테인먼트측 주장이 무색하다.

이씨 매니지먼트사는 이번 사진집에 대해서는 자신들이 권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플레이어 엔터테인먼트측은 "영화 <달콤한 인생>에 대한 권리는 투자제작사에서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측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화보집 레이아웃 작업 때문에 일본을 오가다 출판사가 후소샤인 걸 알게 됐다"며 "계약이 완료된 상태여서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사전에 알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일본 재외동포들은 이같은 후소샤의 양면성에 적극적 대처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민단의 관계자는 "후소샤가 이병헌씨 사진집을 냄으로써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는 것에 대해 매우 복잡한 심정"이라며 "새역모를 뒤에서 받치면서 사진집을 출판했다는 양면성에 대해 냉정하면서도 강하게 한국측 메시지를 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혜경 '아시안프레스' 기자는 "극우적 교과서를 만드는 출판사가 한류를 이용한 상품을 만든다는 건 또다른 의미에서 그 교과서를 지지하는 꼴이 되지 않나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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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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