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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가운데)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한국은행에서  일본은행 후쿠이 도시히코 (왼족)총재, 중국 인민은행 저우 샤 오촨 총재와 중앙은행간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박승(가운데)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한국은행에서 일본은행 후쿠이 도시히코 (왼족)총재, 중국 인민은행 저우 샤 오촨 총재와 중앙은행간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연합뉴스 이상학
"일본경제는 고비 넘겼다. 지속가능한 성장이 중요하다."(후쿠이 일본 중앙은행총재)

"중국경제는 아주 젊은 시장경제이지만 전환기에 놓여있다."(저우 중국 인민은행총재)

세계 1, 2위의 외환보유고를 자랑하는 중국과 일본 중앙은행 총재의 말이다.

27일 한국은행 창립 55주년 기념으로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컨퍼런스에 참석한 이들은 경제개혁의 중요성과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을 역설했다.

이날 첫 번째 기조연설에 나선 도시히로 후쿠이 일본 중앙은행 총재는 "일본만의 독특한 시스템을 만들면서 2차세계대전 이후의 재건 사업이 시작됐다"면서 "정치와 관료, 기업 등이 힘을 모아 성장지향적이고, 수출주도형 성장을 이끌었으며, 성공적이었다"고 회고했다.

후쿠이 총재는 이어 85년 플라자 합의에 따라 일본 경제는 심각한 디플레이션 압력을 받았고, 내수진작을 꾀하기 위한 재정지출을 통해 경제를 살려나갔다고 밝혔다.

후쿠이 총재 "경제거품이후 장기 조정 거쳐, 중요한 고비 넘겼다"

그는 또 막대한 재정지출 등은 불필요한 도로와 항만 건설로 이어졌고, 이후 금융자산에 대한 과도한 투자 등으로 자산거품과 붕괴로 위기를 겪었다고 말했다. 90년대 들어 전반적인 경제 거품의 붕괴이후 장기적인 조정을 거쳤으며, 실업률 상승 등의 고통이 뒤따랐고 전했다.

후쿠이 총재는 "일본 은행의 부실자산 처리와 정부의 대규모 부양책 등 일본의 불안정과 신용경색을 해결해 나갔다"면서 "올들어 은행들이 건전해지면서, 기업 매출이 늘고, 가계소득이 향상되는 등 일본 경제는 중요한 고비를 넘겼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앙은행은 금융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일본경제는 이제 지속가능한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을 통해 이를 뒷받침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쿠이 총재에 이어 기조연설에 나선 저우 샤오쳔 중국 인민은행총재는 현재 중국의 재정적자는 GDP 규모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밝혀지지 않은 재정적자나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등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밝혔다.

저우 중국인민은행 총재 "기획경제에서 시장경제로 가는 과정에 불안요인"

저우 총재는 이날 "중국 경제는 굉장히 젊은 시장경제이지만 아직까지는 전환기에 놓여있다"며 "기획 경제에서 시장 경제로 가는 단계에서 여러가지 경제 불안요인이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의 저축률이 매우 높다고 밝힌 그는 "이는 아시아 국가의 경제적 전통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높은 저축률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여서 이를 살펴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축률이 이처럼 높은 것은 국내시장에서 수요 욕구가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하면서, 현재 중국 내부에 지나친 과잉투자에 대한 우려도 상존해 있다고 저우총재는 밝혔다. 이같은 과잉투자에 대해 경제 개혁이 필요하며, 투자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강구중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경제 개혁에 대해서는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추진과정에서의 신중함에 무게를 뒀다. 저우 총재는 "현재 중국에서는 최고 지도층 등이 경제 개혁과 발전, 안정의 상호관계에 대한 논의가 중요하다"면서 "개혁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장기적 안정을 이룰수 없지만 개혁이라는 그것 자체로만으로도 불안요인이 된다는 점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개혁의 속도를 잘 맞추는 것과 개혁의 순서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경제개혁과정에서 실수를 한다면 큰 피해를 입을 것이고 신중하게 해야하지만 그렇다고 개혁 속도를 너무 늦추는 것도 경제에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노무현 대통령 "외국 금융기관 차별 없을 것"

한편,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축하 영상 메시지를 통해, "한국은 개방형 선진국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외국 금융기관이라고 차별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창립 55주년을 맞는 한국경제는 지난 반세기동안 어려움을 극복하고 세계 10위로 성장했다"며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주력산업에서 세계적 경쟁력 확보하고 있으며, 외환보유액과 외국인투자는 2000억불, 1000억불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한국은 개방형 선진경제로 나아가고 있다"며 "외국금융기관이라고 차별받는 일 없을 것이며 한국은 동북아 금융허브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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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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