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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국제도시와 영종도 인천공항을 연결할 제2연륙교의 이름을 두고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하 경제청)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3~4월 1차 공모에서는 황해대교, 인천대교, 송도국제대교 순으로 의견이 가장 많았으나 경제청은 지난달 18일 인천대교, 송도국제대교, 황해대교를 각각 1~3등으로 결정했다.
그러나 일부 시민단체들이 공모에서 1등인 황해대교가 3등으로 밀린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는 이유로 항의해와 또다시 전화여론조사를 벌였다. 27일 발표결과에 따르면 1030명의 응답자 중 송도국제대교(373명)가 1등이었고 인천송도대교, 인천대교, 인천황해대교, 황해대교 순이었다.
세 번 모두 다른 결과가 나왔으니 난감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빠진 경제청은 결과를 종합하여 다음달 초에 건교부에 최종후보작을 건의할 계획으로 있다고 한다.
얼마 전 모 주간지의 기사에서 국내 특정기업의 특정부서에 산업연수중인 외국인 1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소개한 것을 본적이 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일년 동안 그 회사를 거쳐가는 외국인 산업연수생의 수는 백여 명이 넘으며 이미 거쳐간 사람까지 포함한다면 상당한 숫자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록 조사집단과 수를 명시하였지만 '190명'의 오타라면 모를까 조사대상 그룹에 포함되어야할 백 여명이 넘는 인원 가운데서 특정 부서에서 일하고 있는 '19명'의 의견을 퍼센티지로 표시하여 기사화 한다는 것은 객관성에서 문제가 있는 설문조사 및 보도였다고 생각한다.
만약 인원이 그리 많지 않은 이들 외국인 산업연수생들의 근무만족도나 의사를 알 필요가 있다면 차수별로 입사와 퇴사시, 또는 근무중 일정 시점별로 모집단 전부를 조사하는 전수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분석하여 그들의 요구와 회사 또는 국가정책 담당부서의 요구를 조율하는 정책결정의 자료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았을까 싶다.
인터넷에서 이루어지는 심심풀이 차원의 가벼운 설문조사라면 모를까 무릇 설문조사는 진지해야 하며 객관적이고 정확해야 하는 것이 생명이다.
과거 설문조사는 학문적 영역에 머물러 있거나 일반인들에게는 관심 밖의 일이었지만 요즈음에는 사회 각 분야에서 각종 정책입안을 위한 사전조사나 시행된 제도에 대한 평가차원 그리고 신제품의 홍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목적으로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특히 지방자치제도의 시행과 인터넷의 대중화를 통해 확인된 '이제 대중은 더 이상 침묵하는 다수, 양보하는 다수가 아니란 사실'로 볼 때 사전에 이들의 의사를 확인하는 절차는 매우 중요할 수밖에 없는데, 설문조사는 의사결정의 사전수렴을 위해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그러나 상당 부분의 설문조사가 설문을 실시하는 기관이나 주체의 정당성과 치적을 강조하기 위한 목적으로 호도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염려가 될 때도 있었고, 전문성이 결여된 나열식 조사설계를 통해 왜곡된 결과가 도출되지나 않을까 걱정될 때도 많다. 심지어는 대대적인 홍보와 함께 실시된 설문조사의 결과가 발표되지도 않고 슬그머니 사라져버린 경우도 있었다.
선거철이면 쏟아져 나오는 각종 여론조사의 경우 후보자의 이미지와 지지도를 조작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으며, 실재로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결과치도 조사기관이나 발표매체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조사 및 발표 기관의 신뢰도는 물론 조사주체의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잘못된 설문조사는 단순히 조사 자체에 투입된 예산의 낭비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큰 정책적 혼란과 구성원들의 의사 불일치라는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
설문조사란 인간의 감정과 같은 정성적인 요소를 수치로 변환하여 나타내는 계량화기법으로, 어떤 주제나 사안에 대해 예상되는 결과를 미리 검증하거나 구성원들의 동의를 얻기 위해 사전에 그 의견을 묻는 의사결정의 보조수단이다.
특히 장래에 있을 일을 미리 예측하는 어려운 일이므로 비교 근거가 되는 또다른 대안의 준비와 함께 충분한 조사설계·공정한 절차·검증된 방법을 이용한 정확한 데이터의 처리·객관적인 결과 도출 등에 신중하여야 하며, 사안이 중요하거나 전체적인 의사의 확인을 위해 사용될 때에는 전문가가 직접 참여하거나 자문을 받아 수행하는 것이 이상적인 절차라 할 것이다.
또한 설문조사를 정책결정이나 평가의 도구로 사용하려 한다면 사전 준비계획이나 실시·결과분석에 못지 않게 도출된 결과를 현상에 반영하여 개선하는 피드백(feed back)이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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