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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응희 창작춤 '나비아리랑',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로 상처받았던, 그 상처를 치유하지 못한 채 먼저 세상을 떠나신 분들께 작은 가슴과 정성으로 한풀이를 전합니다."
ⓒ 창무예술원

'내일을 여는 춤-우리춤 뿌리찾기'가 지난 20일부터 31일까지 서울 마포구 창천동 포스트극장에서 열렸다. 올해로 8회를 맞는 '내일을 여는 춤-우리춤 뿌리찾기'는 창무예술원(이사장 김매자)의 기획공연으로 매년 8명씩 참가해 왔다.

이번 공연에서는 한 무용가가 전통춤을 바탕으로 만든 창작춤을 무대에서 보여준 뒤 춤을 관람한 관객들과 '내일의 춤'과 관련된 토론의 자리 마련했다. 공연 후 관객들은 전통춤의 춤사위와 내용 등을 질문했다. 특히 토론의 자리는 창작춤의 배경이나 작품의도를 관객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

▲ 장소매 '태평무' 가벼우면서도 절도있게 몰아치는 장단에 빠르게 딛는 발디딤새가 특징인 춤으로 왕과 왕비가 나란히 태평과 평안을 염려하고 기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 창무예술원
▲ 장소매 안무, 라양 춤 '扇骨(선골)' "펴고 접는 사이에 세상의 성쇠와 인정이 넘치고 메마름이 반복하며 스며든다. 옥죄임과 산만함이 있을 뿐, 사방 어디에도 돌아볼 곳이 없네…."
ⓒ 창무예술원

중국인으로 태평무를 선보였던 장소매씨는 중국인이면서 우리 춤을 잘 소화해 내 관객들로부터 환호를 받았다. 장소매씨 안무, 라양씨의 춤 '선골(扇骨)'은 섬세한 발놀림과 빠른 장단에 맞춰 움직임이 경쾌하면서도 절도 있게 몰아치는 태평무의 묘미를 창작춤에서 그대로 살려냈다. 피고 접는 부채의 팽팽함과 느슨해지는 운율을 온몸으로 표현해 내 춤꾼이 갖고 있는 기량의 탄탄함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임응희씨의 창작춤 '나비-아리랑'은 무거운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전통무 살풀이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한 맺힌 응어리를 절제된 몸짓으로 풀어내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공연관람 후 토론에 참석한 박병득(극단 예꿈 대표)씨는 "보통 다른 창작춤을 보면 춤이 어려워 이해가 안 갔는데, 이렇게 주제가 명확한 춤이라면 춤공연이 대중화 될 수도 있겠다"며 "앞으로도 이렇게 주제가 선명한 춤을 계속 출 것인가"라고 춤꾼들에게 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임응희씨는 "제 공연을 보고 무엇인가 한 가지씩 담아가기를 원하며, 앞으로도 소외 계층, 우리가 잊고 사는 것들을 춤으로 표현하고 싶다"라고 화답해 박수를 받았다.

이번 공연을 기획한 김서령 팀장은 "매해 수준의 차이는 있었지만 더욱더 전통춤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게 됐다"고 밝혔다.

관객을 바로 눈앞에 두고 공연하는 소극장에서의 춤 공연은 춤꾼들의 눈빛, 표정, 숨소리까지 놓치지 않고 볼 수 있는 묘미가 있지만, 춤꾼들은 그래서 더욱 부담스러운 무대이기도 하다.

다른 해와 비교해 비교적 춤꾼들의 연령층이 낮아진 이번 공연에서 춤꾼들은 전통춤보다 창작춤에 더 많은 열정을 보였다. 하지만 관객들은 내면의 세계를 표출하는 몸짓보다는 누구나 공감 할 수 있는 주제와 전통춤의 탄탄한 뿌리를 갖고 창작을 선보이는 춤꾼들에게 후한 점수를 주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임은 분명하다. 한국무용의 장점을 충분히 살려 창작으로 연결시켰을 때, 관객의 환호를 넘어 가장 세계적인 몸짓이 되지 않을까 싶다.

▲ 최병규 '한량무' 우리나라 남성춤의 진수로 꼿꼿하고 고결한 옛 선비정신과 풍류의 멋을 자유로운 춤사위로 녹여낸다.
ⓒ 창무예술원
▲ 최병규 창작춤 '보이지 않는 춤' "한국 남성의 대표로 이 시대의 아버지를 무대에 그 상징으로 세워서 그 시대와 걸맞는 그만의 꿈 속 여행을 떠난다."
ⓒ 창무예술원

▲ 홍은주 '진도북춤' 진도씻김굿 보유자 박병천 선생의 전라남도 진도지방의 북놀이를 재구성한 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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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은주 창작춤 '문득 저 푸름Ⅱ' "진도북춤의 질펀함과 투박함의 질감을 가져와 춤의 수행과정 속에 나타나는 인간본질의 내면적 모습을 그려 보았다."
ⓒ 창무예술원

▲ 이동숙 '장구춤' 풍물놀이 중 설장고 개인놀이로 장구를 비스듬히 어깨에 둘러메고 추는 춤이다. 다양한 장단의 변화와 도약하며 추는 흥겨운 춤이다.
ⓒ 창무예술원
▲ 임응희 '살풀이춤' 살풀이에 나타나는 '한'은 단순한 슬픔에서 머무름이 아니라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한 몸부림인 동시에 강한 감정 표출을 통해 환희로 승화되는 인간적인 의지가 춤으로 표현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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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수진 창작춤 '회(懷)' "현대에 살고 있는 나는 어떠한 모습으로 님을 기다리고 그리워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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