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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집권 자민당의 부간사장인 고노 다로(河野太郎·42) 의원이 3일, 국내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최근 야치 쇼타로 일본 외무차관의 발언이 한일 양국간 감정싸움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오히려 이를 한국 내 언론에 알리는 등 신의를 지키지 않은 한국 국회의원들의 행위가 문제라고 지적해 논란이 일고 있다.

3선인 고노 다로 의원의 할아버지인 고노 이치로(河野一郎), 그의 아버지인 고노 요헤이(河野洋平) 역시도 자민당과 일본 정부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는 일본 정가의 차세대 대표주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고 있는 인물로, 한국의 386세대 의원들과도 깊은 교분을 쌓아 오고 있다.

고노 다로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시사 프로 <열린 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 전화 인터뷰에서, "미국이 한국을 불신해 일본도 한국에 대북정보를 주기가 부담스럽다"는 요지의 야치 일 외무차관 발언과 관련해 "야치 차관이 한국의 여야당 정치가와 솔직한 의견교환을 나눴다"고 들었다면서 "솔직한 의견을 듣고 싶다고 해서, 차관이 생각하고 있던 것을 발언했다면 (야치 차관엔) 특별히 문제가 없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고노 다로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한일 정치지도자들 간에 허심탄회하게 주고받은 얘기들을 국내에 돌아와 언론에 흘렸던 한국의 몇몇 정치인들을 겨냥해 신뢰 부족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한국 정부가 야치 차관 문책을 요구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야치 차관의 책임을 물을 필요는 전혀 없다"고 일축하며 "솔직한 의견교환의 내용이 외부에 누설되면, 한국 정치인들과 본심을 얘기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다. 한일 정치인들과의 교류에 이러한 장애가 나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라며 한국 정치인들에게 쓴 소리를 했다.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관련해 그는 "나는 고이즈미 총리가 재임 중에는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고이즈미 총리는 야스쿠니 신사에 갈 것이 아니라, 서울과 베이징을 더 찾아가야 한다"며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고이즈미 총리가 임기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아시아 외교에서도 큰 성과를 남겼다고 말할 수 있는 총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북핵문제와 관련해 "국민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인류상 찾아보기 힘든 극악한 독재정권에 대한 생각이, 민주주의체제에서 국민의 자유와 복지를 증대시켜 왔던 일본, 한국, 미국 정부 사이에 틀릴 리가 없다"고 말하고 "북한 핵 문제는 이제 유엔안보리에 회부해야 할 시기에 왔다. 언제까지나 6자 회담에 집착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강경 입장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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