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8일 오후 용산쪽방촌에 대한 강제철거 과정에서 철거반과 주민들이 육탄전을 벌이고 있다
8일 오후 용산쪽방촌에 대한 강제철거 과정에서 철거반과 주민들이 육탄전을 벌이고 있다 ⓒ 빈민해방철거민연합
이날 명도집행은 오전 7시부터 철거반 70여명과 주민들이 대치하다 이를 취재하던 취재진이 빠지면서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 철거반은 이날 중장비 등을 동원하여 10여분만에 남아 있는 빈집을 모두 헐고 상황을 종료했다. 철거민 등 50여명이 소화기를 쏘며 격렬하게 저항했지만 철거반의 물리력을 당하지는 못했다. 이날 명도집행에는 용산구청 직원 및 경찰이 나와 현장을 지켜봤다.

명도집행 직후 주민들은 용산경찰서로 달려가 경찰서장과의 면담과 사과를 요구하며 항의시위를 벌였다.

주민들은 "용역깡패들이 갑자기 달려들어 주민들을 두들겨 패고 내동댕이치는 현장을 보고도 경찰은 뒷짐만 진 채 남의 집 불구경하듯 아수라장을 방관했다"며 "이는 주민들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할 책임이 있는 공복으로서의 임무를 내팽겨 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용산경찰서는 "명도집행을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사적인(민사상의) 분쟁에 경찰이 개입할 수 없어 현장에 병력을 동원하지 않았다"며 "다만 정보 수집 차원에서 실무자 몇 명만이 나가 있었기 때문에 현장에서 일어나는 충돌을 막을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8일 오전 철거주민 등 50여명이 강제철거에 대비 가스통으로 바리케이트를 치고 철거반과 대치하고 있다
8일 오전 철거주민 등 50여명이 강제철거에 대비 가스통으로 바리케이트를 치고 철거반과 대치하고 있다 ⓒ 진용석
강제철거에 앞서 시행사인 용산공원 남쪽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측의 한 관계자는 이날 오전 "이 사안은 공익과 사익이 충돌하고 있는 것"이라며 "심정적으로는 세입자들의 편에 서고 싶지만 그렇다고 법치국가에서 법이 무시되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가능한 합리적으로 물리적인 충돌 없이 법이 집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철거를 단행한 C건설 이 아무개 대표이사는 "어제 저녁부터 오늘 아침까지 주민 대표들과 마라톤협상을 통해 거의 합의단계에 이르렀지만 막판에 뒤집어졌다"며 "저쪽에서 더 많은 돈을 요구하기 위해 시간을 끌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그렇지만 최대한 인내를 갖고 반드시 주민들과 합의를 거쳐 철거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용산5가동 19번지 재개발 지역 철거 주민들은 강제철거 과정에서 발생한 폭력 책임자 처벌과 생계 대책 등을 요구하며 이날 재개발 현장 앞에서 무기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