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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당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라. 한나라당도 변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이 다른 당을 절대 변하지 않을 당이라고 치부하고 있는 동안 그 당들이 변하고 있다. 막상 변하지 않고, 가장 변하기 어려운 정당은 민주노동당일 수도 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연구소장)

"국가보안법 철폐투쟁 논쟁 당시, 당의 투쟁방침에서 비판받을 측면이 있었는데 비판에 대한 최고위원회의 정치적 결정은 '(논쟁을 보도한) <조선일보> 접촉 불허'였다. 세련되지 못한 조치였다. 비판을 받으면 반영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에게 다가가야 한다." (김윤철 민주노동당 부설 진보정치연구소 연구기획실장)


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노동당 최고위원회 1년 평가워크숍에서는 민주노동당의 자기 혁신을 요구하는 쓴소리가 이어졌다.

이날 워크숍 발제자들은 "민주노동당이 비판에 대해 무대응, 무반응으로 대처했다"며 "다른 당보다 혁신노력이 필요한데 No.3에 안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발제자들은 민주노동당의 집권이나 정책활동에 대해서도 "청사진이 전혀 없고 타이밍도 놓치고 있다"며 꼬집었다.

워크숍에는 김혜경 대표를 비롯한 당 3역과 천영세 의원단대표 등 대부분의 최고위원과 당직자들이 다수 참여했다. 이들은 발제문에 꼼꼼히 메모를 해가며 열심히 발제를 들었지만 정작 '당 혁신'에 대해서는 별다른 의견을 내지 않았다. 일부 최고위원들은 이어지는 '쓴소리'에 다소 굳은 표정이었다.

▲ 8일 오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민주노동당 최고위원회 1주년 평가워크숍'. 김혜경 대표와 천영세 의원단대표, 김창현 사무총장 등 최고위원들이 김윤철 진보정치연구소 연구기획실장의 발제를 듣고 있다.
ⓒ 권박효원
"민주노동당, 다른 정당보다도 치열한 자기반성 필요"

홍형식 한길리서치 연구소장은 "한나라당이 수구 보수에서 합리적 보수로 변하면서 지지기반을 넓혀가고 열린우리당도 곧 자기 혁신을 할 것"이라며 "민주노동당은 지금 다른 어떤 정당, 정치세력보다도 치열한 자기 반성과 혁신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홍형식 소장은 민주노동당 지지층 이탈 계기를 "정국에서 겉돌며 'No. 3'에 안주하는 모습, 노동단체 비리로 인한 도덕성 가치 훼손" 등으로 꼽으며 "당 구조에 그러한 사태에 대한 지지층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아 혁신의 기회를 놓쳤다"고 지적했다.

홍 소장은 "민주노동당은 경쟁당의 실책에 따른 반사이익에 기인해 지지층을 결집했는데 이제 이들은 민주노동당에서 멀어져가고 있다"며 "핵심지지층과 잠재적 지지층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한두 개의 국가적·사회적 이슈를 계속 제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그는 노동계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국민들은 민주노동당과 노동계 문제를 동일시하는데 민주노동당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결국 국민 눈에는 당이 상황을 방치하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비판 대응은 '정치적 상품', 반응하면서 국민에게 다가서야"

당 내부의 지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노동당 부설 진보정치연구소 김윤철 연구기획실장은 "비판에 반응하면서 국민에게 다가갈 수 있어야 하고, 그같은 반응 자체가 정치적 상품인데 그동안 민주노동당은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윤철 실장은 "집권 자체가 아닌 집권의 경로를 구체화하는 그럴듯한 전략 목표를 요구받는 상황이지만, 이에 대한 전략이 없다"며 당의 '무전략'도 꼬집었다.

또한 김 실장은 "행정수도 이전 등 제반 정치 현안에 대한 당의 입장표명이 지연됐다"고 지적했으며 "당이 비정규직 철폐나 무상의료, 무상교육, 부유세 정책으로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어야 하는데 이미 대중적 관심이 철회된 뒤 정책수행 단위가 만들어져 타이밍을 놓쳤다"라고 지적했다.

평당원 자격으로 발제를 맡은 홍세화 <한겨레> 기획위원은 "어떻게 하면 기존 생각을 벗도록 다양한 노력을 할지 고민해야 하는데, 민주노동당은 부유세나 무상의료를 얘기하지만 구체적인 청사진이 전혀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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