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입국이 임박한 가운데 검찰, 재계, 정치권 등이 긴장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역 앞 대우센터 빌딩. ⓒ 오마이뉴스 권우성
[3신 : 13일 밤 10시]
김우중 "예정대로 14일 귀국한다"... 기내에서 약식 기자회견도 예정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예정대로 13일 밤 11시 30분(한국시간 14일 새벽 1시 30분) 아시아나항공 734편으로 베트남 수도 하노이를 출발해 14일 새벽 5시50분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또한 비행기가 이륙한 뒤 동승한 국내 보도진들과 기내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이날 오후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같이 밝혀 제3국 경유나 고의 지연 가능성을 배제했다.
김 전 회장은 "어느 상황이라도 약속대로 반드시 귀국한다"며 "본인의 귀국행을 취재하기 위해 한국에서 많은 보도진이 베트남에 온 것으로 전해들었는데, 항공기가 이륙하는대로 비즈니스 클래스와 이코노미석 가운데 있는 승무원 휴식공간에서 잠시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연합뉴스>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베트남 소식통은 "김 전 회장쪽은 귀국 길에 일반인과 격리된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하며, 김 회장 본인과 의료진 및 법무대리인 등 모두 5명을 예약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 소식통은 "김 전 회장의 건강 상태와 귀국길 취재를 위해 한국에서 급파된 보도진과의 접촉 과정에서 발생할 마찰 가능성 등을 고려해 출국 방법을 놓고 현재 베트남 정부쪽과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소식통은 "김 전 회장쪽의 요청으로 기내 비즈니스 클래스와 일반석 사이에 철저한 차단벽이 만들어진다고 들었다"며 "전체 18석 규모인 비즈니스 클래스에는 김 전 회장 일행 외에도 일본인 관광객 등이 탑승하지만 이들은 김 전 회장과는 무관한 것으로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쪽은 "김 전 회장이 탑승했는지 등의 여부는 고객보호 차원에서 확인해줄 수 없으며 아는 것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그러나 아시아나쪽은 734편이 보잉 767 기종으로 267명을 탑승시킬 수 있으며 현재 100% 예약이 끝난 상태라고 덧붙였다.
[2신 : 13일 오후 5시]
김우중, '자수서 및 수사재기 신청서' 검찰에 제출
대검 중수부(부장 박영수)는 귀국을 하루 앞둔 분식회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김우중(69) 전 대우그룹 회장이 13일 오후 변호인을 통해 '자수서 및 수사재기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박영수 중수부장은 이날 오후 3시30분 기자브리핑에서 "오늘(13일) 2시에 변호인인 윤동민, 김회선, 조준형 변호사(이상 김&장 법률사무소 소속)를 통해 자수서 및 수사재기 신청서를 접수 받았다"며 "변호인의 이야기로는 오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밤 11시30분 베트남 하노이발 OZ(아시아나항공) 734편으로 출발해 내일 인천국제공항에 새벽 5시50분 도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중수부장은 "검찰에서는 검사를 포함한 수사관을 인천공항으로 보내 (공항 출국) 브릿지까지 가서 바로 체포영장을 집행할 것"이라며 "입국절차를 마치면 곧바로 대검으로 이동하고 대검 도착시간은 오전 7시30분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입국절차를 마치고 나오는 입국장 A존(공항 동편 2-3번 출구)에서 기자들에게 사진 촬영을 허용키로 했으나, 김 전 회장의 공항 도착 후 성명서 발표 및 언론사와의 개별 인터뷰는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검찰 "김 전 회장 수배혐의 사실에 대해서만 일단 수사한다"
특히 검찰은 김 전 회장을 상대로 ▲대우㈜ 등 4개 회사의 41조원의 분식회계 ▲이를 근거로 한 10조원 가량의 대출 사기 ▲대우자동차판매㈜의 최기선 당시 인천광역시장에 대한 뇌물 공여 및 송영길·이재명 당시 민주당 의원에 대한 정치자금법 위반 ▲공정위에서 독점규제 위반과 관련해 허위 자료 제출로 수사의뢰한 혐의 등 4가지 수배 혐의에 대해서만 1차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박 중수부장은 "대검 중수부에서는 김 전 회장을 상대로 수배 혐의 내용에 관해서만 일단 수사할 것"이라며 "일선 서울중앙지검과 인천지검에 고발된 사건에 대해서는 각 청에서 수사토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중수부장은 '대우그룹의 퇴출저지 과정에서 정·관계를 상대로 한 전방위 로비 의혹' 수사 여부에 대해서는 "의혹만 있는 부분에 대해 현재 이 자리에서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추후 상황에 따라 그때 가서 다시 이야기하자"고 언급해 수사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또 검찰은 필요할 경우 김 전 회장과 관련자(당시 대우그룹 임직원 등)의 대질조사도 실시키로 했다.
한편 박 중수부장은 이번 수사를 위해 지난 99년과 2000년 당시 중수3과장과 공적자금비리단속반장으로 대우그룹 사건을 전담한 바 있는 민유태 대검 수사기획관을 중심에 두고 언론 공식 창구로 세웠다.
또 오광수 중수2과장을 이번 사건의 주임검사로 맡기고 이병석·조재연·안성욱 검사 등 3명의 지원을 받아 중수2과 수사관들과 함께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1신 : 13일 오후 3시 5분]
내일 새벽 도착즉시 소환... '정·관계 전방위 로비' 의혹 밝힐까?
▲김우중 전 대우 회장의 귀국이 임박한 가운데 13일 오후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간부들과 점심식사를 마친 김종빈 검찰총장이 구내식당을 나서고 있다. ⓒ 연합뉴스 진성철
김우중(69) 전 대우그룹 회장의 입국을 하루 앞둔 검찰은 수사준비로 부산히 움직이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오늘(13일) 오후 11시30분 아시아나항공(OZ) 734편으로 하노이를 출발, 14일 새벽 5시 50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경우 신병은 검찰로 넘겨지고 조사가 6년여만에 시작된다.
검찰은 박영수 대검 중수부장과 민유태 대검 수사기획관을 김 전 회장 수사의 수장으로 포진시키고 오광수 중수2과장을 주임 검사로 지정, 중수2과 소속인 조재연 대검 연구관 등 모두 4명의 검사가 수사에 나서도록 했다. 특히 민유태 수사기획관은 지난 99년과 2000년 당시 중수3과장과 공적자금비리단속반장으로 대우그룹 사건을 전담한 바 있어 빠른 속도로 수사가 진행될 전망이다.
우선 검찰은 김 전 회장이 5년 8개월만에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게 되면 체포영장을 집행할 수사관들을 공항에 직접 보내 신병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김 전 회장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인도하는 과정에서 불미스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답사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면 취재진이나 대우 관계자 등이 몰려 극심한 혼잡을 빚을 것으로 예상하고 공항에서의 취재진과의 인터뷰 허용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검찰은 김 전 회장에 쏠린 국민적인 관심이 집중된 만큼 김 전 회장의 변호인 측과 협의를 통해 간단한 '귀국의 변'을 허용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또 민유태 수사기획관은 13일 오전 수사계획과 방향에 대해 "(김 전 회장 수사를 위해) 4명의 검사가 혐의별로 역할을 분담해 맡고 있으며, 김 전 회장을 상대로 개별 신문을 벌일 계획"이라며 "입국하면 체포영장을 집행하고 48시간 안에 구속영장을 청구해 20여일간의 분식회계 및 사기대출, 해외자금 유출 등의 혐의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해서 기소하고 나머지 부분(금품로비 사실)에 대해서는 확인되면 추가기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그동안 대우그룹 사건의 수사기록 등을 검토하면서 김 전 회장의 귀국을 대비해왔다. 그러던 중 김 전 회장의 귀국이 가시화됨에 따라 중수2과와 공적자금비리합동단속반에 분산돼 있던 수사관련 기록 및 서류 등을 모아 중수2과에서 일괄 처리하도록 하고 세밀한 수사계획을 세워왔다.
다시 관심 쏠린 대검 중수부 11층 조사실... 그동안 누가 다녀갔나?
14일 새벽 5시50분, 2001년 대우그룹 분식회계 사건의 최고 책임자인 김우중 전 회장이 인천국제공항에 발을 내딛는 순간, 대기하고 있는 대검 수사관들은 체포영장을 제시하고 대검찰청으로 압송할 계획이다. 이미 김 전 회장은 기소중지자 신분인데다가 체포영장까지 발부된 상태이다.
김 전 회장이 조사 받게될 장소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11층 특별조사실. 이곳은 과거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수사에서부터 최근에는 불법 대선자금 수사 등 세간의 이목을 집중된 굵직굵직한 초대형 수사가 이뤄진 곳이다. 검찰 내에서도 '대검 중수부'는 소위 수사의 '메카'로 통하는 곳으로 검찰의 '핵'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대검 중수부는 이번 김 전 회장을 상대로 한 수사를 위해 그동안 많은 준비를 해왔고, 13일 현재 구체적인 귀국 날짜와 시간이 알려지면서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이에 김종빈 검찰총장과 이번 수사의 수장인 박영수 대검 중수부장의 표정과 말 한마디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13일 아침 검찰총장 출근길에 기자들이 몰렸으며, 또 점심 식사를 위해 검찰 청사 밖으로 나갔다가 돌아오는 박영수 중수부장의 모습을 담기 위해 방송기자와 사진기자들은 대검 청사 현관 출입문을 지키고 있기도 했다.
또 대검 출입기자실도 각 언론사 기자들이 지원을 나와 북적거리기 시작했다. 기자들은 김 전 회장과 관련해 검찰이나 변호인단이 꾸려진 김&장 법률사무소 측, 대우 관계자들의 움직임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14일 귀국→16일 구속영장 청구→17일 영장발부 결정→이후 20일 이내 기소
일단 대검 중수부는 김우중 전 회장에 대한 '구속수사' 방침을 수차례 밝힌 상태라 구속은 확실시된다.
중수부는 김 전 회장이 14일 새벽 귀국하면 체포영장을 집행하고 바로 신병을 대검으로 이송, 48시간(체포영장 시한) 동안 조사를 벌이게 된다. 이후 검찰은 16일 아침 또는 오전 중으로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하고, 법원은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하기 된다.(만약 김 전 회장이 실질심사를 포기한다면 바로 구속영장이 발부돼 구치소에 수감된다.)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법원은 17일께 김 전 회장의 영장실질심사를 통해 구속영장을 발부할 것으로 보이며, 검찰이 영장을 집행해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서울구치소에 김 전 회장을 수감하고 이후 계속해서 조사를 벌여나갈 계획이다. 이후 검찰은 기소(재판회부) 기한인 20일 동안 수사를 벌이고 7월 초에 구속기소 또는 불구속기소를 결정하게 된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이 뇌종양에 장 협착증까지 겹쳐 위중하다는 것이 변호인 측의 주장인 점을 감안한다면 경우에 따라 '구속집행정지 신청'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법원이 김 전 회장의 건강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기각하거나 구속한 뒤에도 구속집행정치처분을 내리면 김 전 회장은 불구속 상태에서 검찰로 출퇴근 또는 출장조사를 받게 된다.
| | 김우중 전 회장 어떤 혐의에 대해 조사 받나? | | | |
14일 새벽, 5년 8개월만에 귀국하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어떤 혐의로 조사를 받게될까?
지난 2001년 3월 발부됐던 체포영장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대우 경영비리 사건과 관련해 1997년 이후 3년간 가공 자산 조작과 차입금 누락 등의 수법으로 5개 계열사에 대해 41조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를 근거로 금융기관에서 10조원을 불법 대출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또 그는 영국 내 비밀 금융조직인 BFC(대우 런던법인)를 통해 수출대금을 회수하지 않는 방식 및 차입금 누락 등으로 25조원을 해외로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특히 김 전 회장은 대우그룹의 퇴출저지 과정에서 정·관계를 상대로 한 전방위 로비를 벌인 의혹도 받고 있다. 때문에 검찰 수사의 칼날이 이곳에 겨눠지게 되면 '초대형 게이트' 수사로 번질될 가능성도 크다.
이에 대해 전직 대우그룹 임원들은 검찰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모든 일은 김 전 회장이 다했다"면서 '모르쇠'로 일관했다. 따라서 검찰은 김 전 회장을 통해 비자금의 실체와 진실을 규명하는 작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김 전 회장은 대우그룹이 세명금속공업과 세명공업·흥일산업(이상 대우자동차 관련사), 모토조이·오성전자·세화산업(이상 대우전자 관련사) 등 6개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관계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부분도 사법처리의 대상이다.
무엇보다도 검찰의 향후 수사과정에서 김 전 회장이 대우그룹의 퇴출을 막기 위해 정·관계 인사들을 상대로 전방위 로비를 벌인 의혹이 확인된다면 정치권에도 큰 파장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아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