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완도수목원 유리온실 출입구에서 본 내부 모습. 당초 설계와는 달리 1m 이상 낮아졌다
완도수목원 유리온실 출입구에서 본 내부 모습. 당초 설계와는 달리 1m 이상 낮아졌다 ⓒ 정거배
960여평의 유리온실 증개축의 경우, 지난해 4월부터 40억여원을 투입해 완공을 앞두고 있지만 시공 도중 설계를 변경해 온실 내부와 출입구간 급경사가 발생하는 등 누더기 공사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완도수목원 시설 공사를 책임지고 있는 전남도산림환경연구소에 따르면 당초 유리온실증개축 공사는 온실 속에 각종 식물들이 자라는 것을 감안, 기존 온실보다 지붕 높이를 60㎝ 더 높이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그런데 온실 내부를 지탱하고 있는 철골기둥을 그대로 둔 채 개축공사를 하면서 당초 설계를 변경, 온실 바닥을 1m 이상 더 파내 내부가 출입구보다 낮아지게 된 것.

더욱이 온실 바닥을 파다보니 온실내부 전기배관 등 공동구도 재시공 해야 함에도 그대로 둔 채 터파기 공사를 해 철골기둥 기초와 공동구가 1m 이상 돌출, 온실내부가 기형적으로 변하게 됐다. 더구나 이번 공사로 온실내부 관람로 경사가 심해져 노약자와 장애인 등, 특히 휠체어를 이용할 경우 많은 불편이 우려되고 있다. 결국 처음부터 설계부실이 누더기 공사의 주된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전남도 산림환경연구소 강병욱 소장은 “국내에서는 완도수목원처럼 규모가 큰 유리온실 설계를 해본 업체가 없어서 공사 착수 전에 문제점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당초 설계도 검수 과정의 문제에 대해서도 “당시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는데 시공 과정에서 여러 가지 보완 사항이 발생했다. 유리온실이라는 특수한 공사라서 어쩔 수 없었다”고 밝혔다. 유리온실 증개축 공사를 위한 설계 전에 해외선진지 견학까지 다녀왔으나, 이 같은 문제점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

전남산림환경연구소는 "장애인과 노약자들의 편의를 위해 유리온실 내부에 경사가 심한 구간은 보완공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전남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김수연 팀장은 “유리온실 내부 급경사 문제뿐만 아니라 화장실 출입구 통로 폭이 50㎝에 불과하고 손잡이가 설치돼 있지 않는 등 수목원 전체가 장애인 편의시설이 전무한 실정”이라며 “시설 보완을 요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공도중 설계를 변경한 사례는 유리온실에 그치지 않았다. 최근 완공된 수목원 산 정상에 있는 전망대는 원래 설계상 철근 콘크리트로 했다가 시공 직전 목재 건축물로 변경하는 일까지 발생한 것. 이미 지어진 첫 번째 전망대는 철근 콘크리트로 돼 있으나, 두 번째 전망대에서는 자재를 목재로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 역시 이로써 사전에 면밀한 검토를 하지 않고 부실 설계를 했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게 됐다.

최근 공사가 끝난 목조 전망대 모습. 당초 설계도 상에는 철근콘크리트 건물로 돼 있었다
최근 공사가 끝난 목조 전망대 모습. 당초 설계도 상에는 철근콘크리트 건물로 돼 있었다 ⓒ 정거배
이처럼 시공 과정에서 설계 변경 등을 되풀이하다 보니 토목과 건축, 조경공사비는 당초 37억원에서 4억원이 추가돼 총 41억원으로 늘어나 수목원 시설 보완공사가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전남도는 오는 2008년까지 완도수목원에 산림욕장, 야외학습장 등 각종 편의시설이 들어서면 경기도 포천의 국립수목원보다 150만평이 더 큰 국내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포천 국립수목원은 낙엽수와 침엽수가 주종인데 반해 완도수목원의 경우 난대성 식물인 상록수와 활엽수가 주종을 이루고 있어 산림연구 등 학술적인 가치도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미 비닐온실과 산림전시실, 탐방로 등 일부 시설은 관람객들에게 개방하고 있으며 내년 하반기 정식 개장할 예정이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