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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디'인지 포도인지….
ⓒ 조선희
경기도 화성시 향남면 갈천리 산2번지 대성농장. 이곳은 대학 때 친구 태동이가 사는 곳이다. 매년 이즈음 '오디'가 풍성해지면 대학동창들을 초대하여 '오디축제'를 연다.

친구 집에는 여러 그루의 뽕나무가 있는데 축제라고 해서 특별나고 요란한 것이 아니라 모두들 모여 같이 뽕나무에 달라붙어 그 날 먹을 오디와 집에 가져갈 오디를 따서 야외에서 숯불구이와 함께 즐거운 만남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정보 하나, 오디도 2인 1조로 따야 효율적으로 딸 수 가 있다.

▲ 친구들을 위해 준비한 돼지고기 삼겹살과 항정살 그리고 환상적인 묵은 김치
ⓒ 조선희
마침 지난주 우연히 아침 텔레비전 방송에서 오디 예찬론과 함께 오디로 만드는 몇 가지 음식을 소개하는 것으로 보고, 필자는 친구들을 위해 꼭 그 3가지 오디 음식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친구는 우리들을 위해 맛있는 돼지 항정살과 삼겹살은 물론 귀한 묵은 김치까지 준비를 해놓았다. 우리는 친구가 디자인했다는 '화요'라는 술을 곁들여 항정살과 삼겹살을 숯불에 구워 먹었다.

말끔히 씻어낸 묵은 김치와 함께 한 숯불구이….
아쉽다 그날 참석하지 못한 친구들은 그 맛을 즐기지 못했으니….

▲ 친구들을 위해 열심히 구워내고….
ⓒ 조선희
친구들에게 특별메뉴를 해주고 싶었던 필자는 은근히 걱정이 됐다. 이렇게 맛있는 고기에 묵은 김치…. 아무리 '오디'로 만든 특별 메뉴라도 인기가 없을 것 같아 은근히 걱정을 하면서 소화도 시킬 겸 뽕나무 밭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전날 비가 온 뒤라 오디도 다 떨어졌을 것 같은 불안감과 함께….

아침부터 맑은 날씨 덕분에 오디는 우리가 먹기에도 집에 가져가기에도 아주 충분할 정도로 달려 있었다. 벌에 쏘여가면서도 부지런히 따온 오디로 난 오디샐러드와 오디전을 만들었다.

평소 부추전을 부치던 내 실력에 텔레비전의 설명을 상기시키며 만든 특별메뉴 '오디전'은 그야말로 성공적이었다. 맛도, 모양도, 색상도…. 모두가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뿌듯….

▲ 오늘의 특별메뉴를 위해 열심히 오디를 따고…
ⓒ 조선희

▲ 특별메뉴인 오디전의 재료
ⓒ 조선희

▲ 빛깔도 아름다운 오디전
ⓒ 조선희
샐러드 역시 먹는 동안 오디의 색상이 우러나면서 파스텔톤의 핑크빛으로 눈까지 즐겁게 이른 저녁을 먹었다. 정보 둘. 샐러드에 마요네즈 외에 요플레를 넣으면….

저녁에 친구가 예쁜 딸을 데리고 느지막이 도착을 하였다. 그래서 11시가 넘어 오디수제비를 만들어 우리는 준비했던 마지막 별식을 먹게 되었다. 내가 만들었지만, 정말 훌륭한 맛이었다.

아… 수제비가 맛있었던 건, 나의 수제비 실력 이전에 갖은 조개를 넣어 우려낸 친구의 시원한 수제비 국물 덕분이 아닌가 싶다.

▲ 오디 샐러드
ⓒ 조선희

▲ 오디수제비. 잘 숙성된 오디수제비 반죽-갖가지 조개로 맛을 낸 수제비국물
ⓒ 조선희
다음 날 아침 집에 가져갈 오디를 더 따고 가려는데 아침에 온 친구가 있어 우리는 아예 점심까지 친구집에서 먹고 가기로 했다. 돼지고기 숯불구이와 오디전은 기본 메뉴로, 그리고 푸짐한 갖가지 조개와 석화 구이…. 그리고 친구가 직접 따고, 삶고, 무치고, 끓인 아욱국, 비름나물, 열무 겉절이와 함께 푸짐한 점심을 야외에서 즐겼다.

친구 승희는 점심을 먹고 나서도 우리들을 위해 갖가지 나물들을 캐서 일일이 챙겨 주었다. 정말 즐겁고 기억에 남는 '오디축제'였다.

▲ '키' 모양을 닮아 그 이름도 키조개
ⓒ 조선희

ⓒ 조선희
오늘 출근하여 컴퓨터를 켜니 친구의 쪽지가 와 있었다. 마지막 문구가 생각난다. 친구야 사랑해….

참 행복하다. 이렇게 좋은 친구들이 나의 가까운 주변에 항상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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