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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국회 `쌀 관세화 유예 연장협상 실태규명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 이명수 농림부 차관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른쪽옆이 박홍수 농림부장관.
ⓒ 오마이뉴스 이종호

'쌀 관세화 유예협상'에 대한 국정조사 청문회가 쌀 재협상 '이면합의'에 대한 뚜렷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한 채 14일 모두 끝났다. 이로써 쌀재협상 국정조사는 15일 오후 2시 국회 '쌀 국조특위' 전체회의에서 결과 보고서 채택 절차만 남겨놓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청문회는 그동안 정부의 협상 태도와 '쌀 재협상 국회비준동의안' 처리 문제로 쟁점이 옮겨갔으며 애초 문제가 된 '이면합의' 논쟁은 두드러지지 않았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이면합의가 없었다"고 정부를 감싸고 농민단체에게 "반대만 하지 말라"고 충고하는 등 의혹 해명에 별다른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한나라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보다 강경한 자세로 정부의 책임을 질타했지만, 새로운 의혹은 밝히지 못했다. 정부측 증인들은 청문회 내내 "최선을 다한 협상이었다"는 말을 반복하며 의원들의 사과 요구도 거부했다.

박홍수 장관 "농민단체는 원래 한톨만 개방해도 반대"

이날 청문회에서 가장 날이 선 설전은 김재원 한나라당 의원과 박홍수 농림부 장관의 '사과' 논쟁이었다.

박홍수 농림부 장관은 김재원 한나라당 의원의 사과 요구에 대해서 "사과할 성질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으며, 농민단체들에 대해 "정서적인 것과 현실적인 것은 구분해야 한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이날 김 의원은 "박 장관이 예전에 한국농업인연합회(이하 '한농연') 회장이었는데 한농연에서 이번 협상이 잘못됐다고 하지 있다"며 "누가 맞는 것이냐"고 추궁했다. 그러나 박 장관은 "농민단체는 원래 한 톨만 개방되어도 반대하지 않냐"고 이를 일축했다.

이에 김 의원은 "농민단체는 반대만 하는 데고 현실은 모르는 데냐"며 다시 사과를 요구했지만, 박 장관은 "사과라기보다 농민 불안은 알고 마음아프게 생각한다"며 끝내 사과를 하지 않았다.

▲ 14일 국회 `쌀 관세화 유예 연장협상 실태규명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 출석한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이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답변을 논의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열린우리당 "단체들도 반대만 하지 마라"

이날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대체로 "이면합의는 없다"는 정부 쪽 주장에 손을 들어주었다.

신학용 열린우리당 의원은 "이번 협상의 경우는 이면합의로 볼 수 없고, 해당 상임위에서 따져도 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된 것 자체도 잘못 아니냐"며 국정조사에 대해 회의를 나타냈다.

신 의원은 이어 "만일 쌀재협상 국회 비준이 거부되면 국제 신뢰가 무너지고 대외 협상력이 약화될 것"이라며 참고인으로 출석한 농민단체 활동가들에게 "반대만 하는 것은 국익에 도움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시종 열린우리당 의원은 정부 측 증인들에게 "정부가 고자세를 유지하면 (비준 거부 등) 극단적인 상황으로 올 수 있다"며 "대한민국은 실정법 위에 정서법이 있는 나라인데 잘잘못 전에 겸손한 자세를 가져달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한나라당 "노무현 대통령이 농민 깔보고 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마지막까지 '이면합의' 의혹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정부는 지난해 중국의 요구를 받아들여 장립종 쌀의 입찰규격을 변경하기로 서면 합의 해놓고 지난 4월 발표한 합의사항에는 이 내용을 삭제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강기갑 의원과 이방호 한나라당 의원은 "(쌀 재협상 과정에서) 미국이 쇠고기 문제를 논의한 이후 위험평가가 초고속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증거는 없지만 이면합의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은 정부 시스템을 문제삼거나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홍문표 한나라당 의원은 "노 대통령은 이면합의 내용을 다 보고받고서도 '잘 된 협상'이라고 했다"며 "이는 350만 농민들을 무시하고 깔보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김재원 의원은 "요즘 우리나라 아마추어들이 국정 말아먹는다고 하는데 쌀 협상은 해도 해도 너무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 14일 국회 `쌀 관세화 유예 연장협상 실태규명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 홍문표 한나라당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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