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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예원(豫園)은 꽃과 나무들이 많이 조성되어 있고 정자와 연못이 많이 있는 명청시대(明請時代)의 대표적 정원(庭園)이다. 중국 남쪽 지방 정원의 모습과 건축 양식을 살펴볼 수 있는 곳으로, 찾아오는 외국 관광객들로 북적되는 상하이의 명소이다.

▲ 예원은 외국인들이 찾는 상하이의 대표적 명소이다
ⓒ 유창하
또한 예원 주변에는 중국 전통 건축 양식을 한 예원상가가 대규모로 조성되어 있어 전통 상품, 귀금속, 의상, 선물용품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저렴한 상품을 구입하려면 북쪽으로 조금 걸어가면 나오는 소상품 도매상가를 이용하는 게 좋다.

▲ 예원 입구에 있는 2층 차집이다. 2층에서 차를 마시며 내려다 보면 운치가 있다(차값 50원~100원)
ⓒ 유창하
예원상가만 보고 “이게 예원인가” 하고 발길 돌린 사람도 많아

예원의 현재 위치는 라오상하이(老上海)라고 불리는 지역으로 안런지에(安仁街)132호 푸요우루(福佑路) 도로상에 있다. 상하이 교통 중심지인 런밍광장(人民廣場)에서 거리 멀지 않으므로, 런밍광장 옆에 위치한 상하이박물관을 구경하고 찾아온다면 도보로 20여분이면 찾을 수 있다.

한국인이 많이 사는 밀집지역인 민항구(閔行區)에서 찾아간다면 완커(万科)에서 출발하는 911번 2층 버스를 타고 가면 된다. 예원 인근 도로까지 가는 버스로 11, 24, 64, 66, 71, 123, 126번 버스가 있으나 황푸강(黃浦江) 서쪽의 포서(浦西) 지역 내 한국인 밀집 지역에서 찾아 가기에는 911번 버스가 적합하다.

▲ 911번 2층 버스. 노서문 종점에 내리면 예원이 나온다
ⓒ 유창하

▲ 버스에 내려 중국 전통 가옥들을 지나면 예원 상가가 나온다. 여기서 중국 서민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 유창하
911번 버스 종점 노서문(老西門)에 내려 오른쪽으로 돌아 곧바로 직진하여 걸어 들어가면 나온다. 가다보면 옛날 집들이 들어서 있는 중국 전통거리가 나오고 고층아파트 단지가 보이고 조금 더 가면 중국식 건축물로 조성된 예원상가(豫園商城) 건물들이 많이 보인다.

이 예원상가 건물들 끝 안쪽에 가야 비로소 목적지인 예원이 나온다. 사전 정보 없이 갔다가 화려하고 넓게 조성된 상가 건물들만 보고 “이게 예원인가?” 하고 그냥 돌아온 사람들도 주변에 간혹 있으니 예원 매표소를 찾아 입장료(30원)를 지불하고 들어가면 된다.

▲ 예원상가 찾아가는 도로 이름이다. 버스에서 내려 동쪽으로 가면된다
ⓒ 유창하
예원의 정원은 명나라 시대 상하이 사람인 판윤단이 노부모를 위해 28년 동안 조성한 정원이다. 대부분 건물은 청나라 건룡(乾龍) 시대에 재건된 건축물로서 명청시대 남쪽지방의 정원양식과 건축양식을 엿볼 수 있다. 예원 건축의 특징은 건축물마다 지붕 날개 끝을 날개 모양으로 하늘을 향해 길게 솟아나게 한 것인데, 이는 명청시대 남쪽 지방 건축물의 특징 중 하나이다.

그리고 역사적으로 예원은 상하이 근대사의 아픈 흔적을 담고 있는 건물이다. 최초 설립자인 판윤단의 가세가 기울어 볼품없이 변해 방치된 예원은 청나라 건룡 25년경 지방 유지들이 돈을 거둬 복구를 했다. 그러다 아편전쟁 이후 영국군이 예원에 주둔하여 병참기지로 사용하였다.

이후에도 예원은 청나라에 대항하여 반란을 일으킨 소도회(小刀會)의 지휘부가 되었다가 다시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식민제국 연합군의 배후지원을 받은 청나라 조정에 진압된 후에는 청나라 군사 시설물이 되었던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즉 서구제국주의 열강들의 침략 흔적이 담긴 중국 근대사 건축물인 것.

남자는 큰 복도를 여자는 작은 복도를 지나야

예원에 들어서면 2개의 복도로 된 복랑(复廊)이 있다. 여행객들이 지나는 길이다. 그런데 한 길은 넓고 한 길은 좁다. 명청시대 때는 “큰 길은 남자들이 다녔고 작은 길은 여자들이 다녔다”고 한다. 지금이야 여행객들 마음대로 가고 싶은 길을 갈 수 있지만….

▲ 명청시대 남부지방 건축 양식이다. 처마 끝이 하늘로 치솟는 형상이다
ⓒ 유창하
예원의 부속 건축물로는 싼수이당, 양샨당, 쥐엔위루, 덴츈당, 쉬당, 휘징루가 있다. 또 2000여 톤의 작은 돌에다 찹쌀죽 석회 등을 섞어서 만든 접착제를 붙여 완성한 인조산인 따쟈산(大假山)과 석가산이 있다.

그 외 연못가에는 여러 형상의 누각이 곳곳에 세워져 있다. 중국에 와서 이 누각을 바라보노라면 “어떤 고을의 원님이 연못가 누각에 둘러 앉아 시 한 수 읊으며 풍류를 즐기는 ‘신선놀음’ 풍경”이 연상된다.

현재도 상하이 시내 곳곳에 자리 잡고 있는 공원에는 인공 공원이 많고, 거기에는 너나 할 것 없이 인공언덕이 보이고 인공산이 있는가 하면 인공호수가 있어 보트를 타고 즐기는 유람객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러나 간혹 조성한 지 오래된 인공폭포에서 물이 흐르지 않아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상하이 사람들이 주변 공원이나 정원에 인공 산을 만들려고 하는 건 ‘아마도 상하이 주변 지형이 자그마한 산조차도 찾기 어려웠던 대평원 지역이었기에 산수가 그리워 그렇지 않았겠는가’ 싶어 애처롭기까지 하다. 과거나 현재나 자연환경 조건이 어김없이 어느 나라이든 그 시대 사람들의 생활양식과 습성을 강제하게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한다.

남쪽지방 건축양식과 정원양식을 살펴보고 용벽(龍壁)도 보아야

▲ 예원 안에는 용의 형상이 많이 있다. 이 용은 하늘을 나는 용이다
ⓒ 유창하
예원 안에는 특이하게 용벽(龍壁)으로 건물들이 구분되어 있다. 용이 새겨진 다섯 개의 벽으로 건물과 누각, 정자 등을 7군데로 구분하여 놓았다. 이 용들은 여러 형상을 하고 있다. 어떤 용은 누워 있기도 하고, 승천하는 용, 금두꺼비를 입에 물고 있는 용이 있는가 하면, 용머리를 맞대고 있는 용, 심지어 잠자는 용들도 볼 수 있다.

승천하는 용은 머리를 하늘을 향하고 입에는 금두꺼비를 물고 있다. 중국 속설에 의하면 ‘두꺼비는 용에 기생하고 용도 두꺼비에 의지해 물을 뿜어낸다’고 한다. 예원 안에 있는 당(堂) 중에서 삼수당(三穗堂)은 예원 부속 건물 중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다. 이 건물 현판에는 금도금된 글자가 써 있다. 건물 옆에는 진흙으로 만든 조각품도 있다. 송나라 때 만든 조각품이다.

제일 위 현판에는 성시산림(城市山林)이라고 쓰여 있는데 이는 ‘도시 속에서 자연을 느끼자’라는 뜻으로 정원인 예원의 조성 의미를 함축적으로 나타내는 글이기도 하다. 우리 나라에서 많이 사용하는 청(廳)·당(堂)을 여기서 많이 볼 수 있다. 중국 고전 건축물 이름 뒤에 붙는 청과 당은 고전 정원 건축물 이름으로서 대체로 지붕은 팔각지붕과 맞배지붕형식을 취하고 있다.

삼수당 뒤의 앙산당(仰山堂)은 28개의 지붕 모서리가 날개를 펴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는 건물로 청나라 동치(同治) 5년(1866년)에 만든 건물이다. 앙산당 입구에는 한 쌍의 돌사자가 관람객을 노려보고 서 있다. 수컷은 공을 가지고 장난을 하고 암컷은 한 발로 새끼를 잡고 있는 모습이다. 이와 같은 조각을 한 이유는 사자는 발로 새끼의 젖을 먹인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중국 고전건축물 입구에 가면 사자 조각을 자주 볼 수 있다.

▲ 예원 안의 또 하나의 정원인 내원 입구이다
ⓒ 유창하
예원 안의 또 하나의 정원인 내원(內院)은 강희(康熙) 48년 1709년에 만들어졌으며 내원 하나를 놓고 보더라도 체계를 갖춘 청대의 대표적 정원이라 하겠다. 이 건물들은 대부분 쇠못을 사용하지 않은 목조물이지만 오늘날까지 비틀어지지 않고 견고하게 보존되어지고 있다. 내원 안의 정원에는 아홉 마리 용이 비친다고 해서 붙여진 구용지(九龍池)라는 연못이 있고 정관대청이라는 대청과 그 외 몇 개의 누각들이 있다.

많은 정자와 부속건물 조각, 연못 등이 있는 예원에서 주의해서 관찰해야 할 포인트로는 용의 모습 찾아보기, 건축 양식 살펴보기가 있고 또 다른 하나로는 예원 부속 목조 건물의 문틀에는 여러 형상의 조각이 세워져 있다. 문의 장식인 문틀양식도 우리나라와 다소 다른 중국 청나라 시대의 문틀양식임을 느낄 수 있으므로 자세히 관찰해 보기 바란다. 나뭇잎 문양, 초승달 문양, 표주박 문양, 인물 모양 등 각각의 조각들이 정교하게 조각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 예원상가가 대규모로 조성되어 있다
ⓒ 유창하
난샹만두와 복우루 생활용품 소상품점에 가보라

예원을 둘러보고 나오면 주변은 명청대 건축물을 모방한 검푸른 기와와 붉은 난간의 예원상가가 조성되어 있다. 상가는 예원보다 더 큰 규모로 되어 있고 전통공예 귀금속 등 갖가지의 상품들을 진열해 놓아 상하이를 찾는 외국관광객들에게 상품 구매욕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상가 광장에서는 때때로 사자춤 용춤과 같은 공연을 벌이기도 하고 전통악기를 연주하기도 한다. 아기자기한 난전 소품 전통거리도 조성되어 있다. 남상만두점(南翔饅頭店), 노반점(老飯店) 등 유명한 식당 가게 앞에서는 줄을 서서 사먹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한다.

▲ 푸요우루 소상품시장. 5~10원(우리돈 650원~ 1300원)에 다양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 유창하
예원 상가의 북쪽 방향인 푸요우루(福佑路)에 가면 소상품 도매시장이 있다. 간단한 선물용품을 비롯하여 일상용품들을 10원(우리 돈 1300원)으로도 구입할 수 있다. 지하에서부터 3층까지 둘러보면 일상 생활용품은 다 갖추어 놓고 팔고 있다.

도매 시장이기도 하지만 예원을 찾는 일부 관광객들이 소매로 구입하는 곳이기도 하다. 상하이의 예원(중국발음은 위위엔)은 상하이의 대표적명물인 와이탄(外灘)과 둥팡밍주(東方明珠)와 더불어 중국 내에서도 알아주는 유명관광지로 다른 지역 중국인들도 많이 찾는 곳의 하나이다.

그 때문에 예원 상가 주변은 언제나 상품을 사려는 사람들로 언제나 북적인다. 예원상가의 비싼 물건도 의미가 있지만 푸요우루 소상품 도매상가에도 들러 저렴한 가격의 선물용품을 구입하여 보자. 상하이 상인들의 상술을 볼 수 있고,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상하이 사람들의 생활상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덧붙이는 글 | 류창하 기자는 다음 카페 (중국 상하이 한인 모임  ) 운영자이다. 상하이의 문화 역사 경제 살아가는 모습 등을 알리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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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랜 기간 오마이뉴스에서 쉬었네요. 힘겨운 혼돈 세상, 살아가는 한 인간의 일상을 새로운 기사로 독자들께 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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