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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은 생명이다, 쌀 수입 개방 막아내자!" "국민적 합의 없는 쌀 협상 무효다, 국회비준 거부하라!" 평택농민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는 참석자들.
"쌀은 생명이다, 쌀 수입 개방 막아내자!" "국민적 합의 없는 쌀 협상 무효다, 국회비준 거부하라!" 평택농민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는 참석자들. ⓒ 김용한

대회장 곳곳에 걸려 있는 만장들.(사진 편집/김승민)
대회장 곳곳에 걸려 있는 만장들.(사진 편집/김승민) ⓒ 김용한
20일 오전 11시 경기도 평택시 안중읍 안중공원에서 열린 '쌀 협상 무효,국회비준 저지 620 전국동시다발 평택농민총파업 결의대회'에서 농민들의 울분이 터져 나왔다.

평택농민회 이상규 사무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결의대회에는 농민뿐만 아니라 야간 근무로 오전에 시간을 낼 수 있는 노동자들 그리고 농협노동조합 소속 조합원들을 포함해 1백여 명이 참석했다.

김덕일 평택농민회장은 대회사에서 "정부의 이번 WTO 쌀 협상은 완전 무효"라고 선언하고 "정부가 이번 임시국회에서 국회비준을 받으려고 하는데 이를 막기 위해 전국 농민들이 오늘부터 내일까지 총파업을 진행하며 모든 미곡종합처리장(RPC) 앞에서 1박 2일간 천막 농성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쌀 협상 무효도 좋고, 국회비준 저지도 좋지만, 아휴~ 눈 부셔!"                엄마를 따라나온 아이들이 따가운 햇볕이 쏟아지는 뙤약볕에서 눈을 찡그리고 있다.
"쌀 협상 무효도 좋고, 국회비준 저지도 좋지만, 아휴~ 눈 부셔!" 엄마를 따라나온 아이들이 따가운 햇볕이 쏟아지는 뙤약볕에서 눈을 찡그리고 있다. ⓒ 김용한
이 날 결의대회에서는 민주노총평택안성지구협의회 김래현 의장과 농협노조 송탄분회 한준희 분회장 등의 연대사와 우리쌀지키기팽성대책위원회 윤정석 위원장의 결의 발언이 있었다.

이들은 정부의 이면 합의를 강력하게 규탄하고 "쌀 문제는 농민만의 문제가 아니라"며 "국회 비준을 저지하기 위한 농민들의 투쟁을 적극 지지하며, 최선을 다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회가 열린 안중 공원에는 '쌀수입 강요하는 미국반대' '쌀포기 노무현 정부 반대' '쌀수입 개방 반대' 같은 구호를 적은 만장이 여기저기 걸려 있었다. 엄마를 따라 나온 꼬마 아이들이 '쌀 협상 무효, 국회비준 반대'라는 머리띠를 두른 채 뙤약볕에 앉아 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정부는 국민과 국회의원 속였다"
[인터뷰] 평택농민회 김덕일 회장

▲ "쌀 협상은 무효입니다. 국회는 이번에 반드시 비준을 거부해야 합니다." 목청껏 힘주어 대회사를 하고 있는 평택농민회 김덕일 회장

"쌀 협상 무효, 국회 비준 저지 620 전국동시다발 평택농민 총파업 결의대회"라는 긴 이름의 집회가 열린 안중 공원에서 이 집회를 주최한 평택농민회 김덕일 회장을 만났다.

- 고생이 많다. 오늘 이렇게 긴 이름의 집회를 연 까닭은?
"집회 이름에서 밝혔듯이, 정부의 WTO 쌀협상이 무효라는 것을 선언하고, 그렇기 때문에 국회 비준을 거부하여, 쌀 개방을 막아 보자는 취지다."

- 정부의 쌀 협상은 어떤 문제를 안고 있나?
"쌀 협상의 핵심 문제점은 ▲ 10년간의 유예가 아니라, 10년 뒤에는 전면 개방한다고 결정한 점 ▲ 의무도입량을 축소 발표한 점 ▲ 수입쌀의 시장 판매와 유통에 특혜를 준 점 ▲ 쌀 이외의 품목까지도 개방하기로 이면 합의한 점 ▲ 밀실 협상으로 이면합의까지 해주고 축소 은폐한 점 등 다섯 가지다.

- 몇 가지만 물어 보자. 10년간 유예하는 것이 아니라, 10년 뒤에는 전면 개방한다는 건가?
"정부는 10년간의 관세화 유예를 얻어냈다고 이야기하는데, 그것은 거짓말이다. 실제로는 10년 뒤에 추가 협상 없이 전면 개방한다는 결정을 해 버렸다. 10년 뒤의 재협상 권한마저 포기해 버린 협상이다."

- 의무 도입량을 축소 발표했다고 했는데?
"정부는 수입쌀 의무 도입량이 1988년 기준 국내 소비량의 7.96%라고 발표했다. 8%가 안 되는 성공적인 협상이라고 자랑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집트와 인도의 물량은 계산하지 않은 것이었다. 이 물량까지 합치면 8.18%이다. 정부가 관세화를 통해 개방하는 것보다 못하다고 하는 8% 기준을 초과하고도 국민을 속인 것이다."

- 쌀 이외의 품목을 개방하기로 이면 합의해 줬다는 것이 사실로 밝혀졌나?
"정부는 쌀 이외의 다른 협상은 없다고 여러 차례 거짓말을 해 왔다. 그러나 알고 보니, 사과, 배, 오렌지, 축산물, 심지어 수산물까지 개방하는 엉터리 협상이었다."

- 이번 쌀 협상과 관련한 정부의 태도는 어땠나?
"정부는 농민은 물론 국회의원들에게까지 비밀로 하고 협상을 했다. 그러다 이면 합의의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자, 국회 국정조사까지 받게 됐다. 그런데 국정조사 과정에서도 '국익을 위해 비공개로 한다' 며 숨기기에 급급했다."

- 이번 총파업은 어떻게 진행되나?
"평택에서는 팽성, 송탄, 안중 세 군데에 있는 RPC 앞에서 1박 2일 천막 농성을 벌일 것이다. 28일에는 3만여 명이 참가하는 전국농민대회를 성사시키기 위해 평택에서도 농민 수백 명이 차량을 대절해 국회로 올라갈 것이다. 이번에는 반드시 국회비준을 저지할 것이다." / 김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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