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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잘 나가는 모델이었다.
한 때는 잘 나가는 모델이었다. ⓒ 양중모
일명 '포르쉐폰'이라고 포르쉐 자동차를 닮은 디자인의 핸드폰을 보며 종종 만족감에 젖곤 했다.

"옛날에 처음 이 빨간 구두를 살 때는 참 예뻐보였는데, 지금은 보통 구두와 같아 보이니 참 신기해."
"그건 니가 그만큼 그 구두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야."

시나리오를 무려 3~4번이나 정독 했을 만큼 좋아했던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에서 빨간 구두 진열장을 보며 말하는 춘희(심은하 분)에게 철수(이성재 분)는 저런 이야기를 해준다. 그러고 보면 처음 살 당시 그렇게 애지중지 하던 이 포르쉐폰이 애물단지처럼 느껴지는 것은 그만큼 익숙해졌기 때문이 아닐까.

숲 속에 백 마리 새가 있다고 한들 손 안의 한 마리 새보다 중요하지 않다고, 막상 너 왜 고장 안 나니 하며 구박에 구박을 하던 포르쉐폰이 진짜로 고장이라도 나버리면, 그 불편함에 새 핸드폰을 갖고 싶어 부서지기라도 하길 바라던 마음은 금세 잊어버리고 또 얼마나 많은 불평불만을 포르쉐폰에게 늘어놓을까.

"구형이면, 전화라도 잘 되어야지 말이야."

그런 상황이 온다면 포르쉐폰이 이렇게 말을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까 있을 때 잘해!"

덧붙이는 글 | 사람은 때로 자신의 곁에 너무나 익숙해져 버린 것들에 대한 고마움들을 쉽게 잊곤 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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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넓게 보고 싶어 시민기자 활동 하고 있습니다. 영화와 여행 책 등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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