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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7시, 부산 서면에서 고 김선일씨 1주기 추모제가 열리고 있다.
22일 오후 7시, 부산 서면에서 고 김선일씨 1주기 추모제가 열리고 있다. ⓒ 김보성
이라크에서 억울하게 희생되었던 고 김선일씨의 1주기인 6월 22일. 그가 살았던 부산에서는 이날 오후 2시 반송동 성서침례교회에서 1주기 추모예배가 치러진 데 이어 저녁 7시경에는 서면에서 '고 김선일씨 추모 1주기 및 자이툰 부대 철군 촉구 반전행동'이 열렸다.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김선일씨를 추모하는 묵념을 올리고 있다.
참가자들이 촛불을 들고 김선일씨를 추모하는 묵념을 올리고 있다. ⓒ 김보성
이번 1주기 추모제는 김선일씨의 영정이 세워진 분향소가 차려지고 참가자들 모두 한 손에 촛불을 든 채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마지막까지 이라크를 떠나 달라"고 외치던 김씨를 추모하는 추모시를 새물결청년회 김성희 회장이 낭송했다.

그대의 마지막 애타는 절규 앞에서도
열리지 않았던 조국의 차가운 문

그대가 끝까지 믿고 사랑했던 조국
죽음의 마지막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조국

그러나 그대 울부짖으며 보았을 것이다.
그대의 목숨이 달린 절박한 순간에도
미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김씨가 마지막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조국에 대한 외침을 끝내 외면했던 당시 상황을 절절하게 전달하는 추모시를 다 낭송하고나자 참가자 가운데 탄식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추모사를 하기 위해 나선 민주노동당 부산시당 민병렬 부위원장은 "김선일씨의 죽음을 통해서 우리는 알게 되었다"며 김씨의 죽음을 막지 못한 한국정부의 무능을 질타했다. 또한 "김선일씨의 죽음은 결국 잘못된 전쟁에 우리의 군대를 파병한 것" 때문이라며 자이툰 부대의 철수를 주장했다.

부산대 사범대 학생이라 밝힌 한 여학생은 "살려달라던 그의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의 1주기가 돌아왔지만 여전히 국방장관은 파병연장을 공공연하게 말하고 있다"며 최근 이라크 파병 연장 움직임을 규탄했다.

ⓒ 김보성
추모사와 연설이 끝나자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노래모임 댓바람의 노래공연이 이어졌다. 노래의 중간 간주에 "제발, 부시! 노무현 대통령! 제발 이라크에서 나가주십시오"라는 김선일씨의 생생한 목소리가 들려 참가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끝으로 부산민중연대 상임대표인 안하원 목사가 '고 김선일 1주기 추모, 자이툰부대 철수 촉구 결의문'을 낭독했다.

결의문에서 참가자들은 김선일씨가 한국 군대를 보내지 말라고 호소했지만 한국 정부는 파병을 예정대로 진행하여 결국 그의 죽음을 재촉했다고 규탄했다. 그리고 자이툰 부대 철수도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침략전쟁에 더 이상 한국군대가 있을 이유가 없다며 이라크 전역이 전쟁터인 마당에 평화와 재건은 어디로 갔는지 비판했다. 김선일씨와, 이라크 전쟁으로 희생당한 이라크 민중을 기억하며 미국의 이라크 점령을 끝내고 자이툰 부대를 철수시키는 반전행동에 힘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고 김선일 1주기 추모제에는 발걸음을 멈추고 관심 있게 지켜보며 직접 분향에 참가하는 시민들도 많았다.

부산민중연대의 한 관계자는 "김선일을 죽인 자는 바로 부시"라며 "11월 APEC회의에서 또 다시 파병 연장을 공식적으로 요구하기 위해 방문할 부시가 부산에 온 것을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부산 APEC 때 반부시운동을 대규모로 벌일 계획임을 밝혔다.

한편 부산에 이어 오는 26일 서울에서도 이라크파병반대국민행동 주최로 대학로에서 고 김선일 1주기 추모 및 자이툰 부대 철수를 촉구하는 반전행동을 벌일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민중의 소리>에도 송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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