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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지구촌고등학교에서 제 7차 한국대안학교협의회 연수가 열렸다.
부산 지구촌고등학교에서 제 7차 한국대안학교협의회 연수가 열렸다. ⓒ 정일관
전국 대안학교들의 협의체인 <한국대안학교 협의회>에서 주최하는 한국대안학교 연수회가 6월 23일에서 24일까지 1박 2일로 부산 지구촌고등학교에서 전국 대안학교의 교장과 교사의 참여로 열렸습니다. 이번 연수회는 지난 4월 1일 세인고등학교에서 열린 연수회 이후 7번째 만남이며, 곽종문 신임회장의 취임 이후 처음으로 갖는 연수회입니다.

곽종문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곽종문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정일관
특히 올해는 지난 1995년 7월 5, 6일 이틀 간, 뜻 있는 교육 동지들이 경기도 수지에서 모여 이 땅에 대안교육의 이념을 창출하고 새로운 교육을 시도하기 위해, 첫 발을 내디딘 이후 1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 동안 많은 대안학교들이 생겨나 나름의 발전을 해 오고 있으면서, 그 대안학교들의 협의체인 한국대안학교협의회가 구성되어 꾸준히 연수회를 갖고 있는 것 또한 소중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 연수회는 10년 전 대안교육과 대안학교의 산파 역할을 하였던 성공회대학교 고병헌 교수를 초빙하여 지난 10년을 회고하고 대안학교 미래를 준비하는 강연을 듣는 계기를 마련하였습니다.

경청하고 있는 각 대안학교의 참가자들
경청하고 있는 각 대안학교의 참가자들 ⓒ 정일관
곽종문 회장은 인사말에서 각각의 대안학교가 오직 견실한 교육으로써 국가 사회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하고, 이런 노력들이 다가오는 세상에 더욱 가치 있게 꽃피울 수 있도록 하자면서, 오직 벽돌을 쌓아 가는 심정으로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진 주최 학교 소개 시간에 신기영 지구촌고등학교 교장은 지구촌고등학교는 세계에 흩어져 있는 선교사 자녀들과 북한 동포 자녀들에게 한국을 가르치고 세계 의식을 심어주는 학교로, 한국어와 국악을 비롯하여 중국어 일어 러시아어 등 세계의 언어를 학습하고 기독교 이념을 전파하여 세계 시민을 양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고병헌 성공회대 교수가 어려울수록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교육의 목적은 "평화"가 되어야 한다고 설파하고 있다.
고병헌 성공회대 교수가 어려울수록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교육의 목적은 "평화"가 되어야 한다고 설파하고 있다. ⓒ 정일관
교육의 목적은 "평화"가 되어야 합니다

"대안학교 미래의 준비"라는 주제로 열린 특강에서 고병헌 교수는 유행과 실제변화는 구분해야 한다고 하며, 유행은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이고, 실제 변화는 행동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과연 현재 대안적인 교육이 제대로 실천되고 있는가를 진지하게 고민하여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잘못하면 대안학교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여 교육의 대안을 제시하는 곳이 아니라, 일반 학교의 A/S센터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하였습니다. 고 교수는 그러므로 대안학교는 다시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다시 이상을 찾고, 다시 꿈을 꾸면서 "무리 속에 아늑해지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이어서 고 교수는 교육의 목적이 "평화"가 되어야 함을 힘주어 말하면서, 통합 사회에서 서로 평화로운 관계 맺기를 통한 평화로운 삶을 구현할 줄 알게 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하며, 소수의 인재가 이끌어 가는 사회보다 대중의 통합으로 끌어내는 에너지의 총량이 훨씬 크다는 것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였습니다.

고 교수는 또한 시대와 사회를 보지 않고 울타리 내에서만 자족한다면 대안교육의 사막화와 고립화를 자초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교수는 또한 시대와 사회를 보지 않고 울타리 내에서만 자족한다면 대안교육의 사막화와 고립화를 자초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정일관
교육은 뒤에서 일어납니다

또한 고 교수는 대안교육이 과연 제도에 대한 대안이냐? 아니면 가치에 대한 대안이냐? 물어야 한다면서, 앞에서는 대안 교육을 말하면서 뒤에서는 대안적인 삶과 가치가 자신에게 녹아나지 않고 구현되지 못한다면, 그것은 자기 모순이며 감동을 주는 교육을 할 수 없다고 하였죠. 그것은 말하자면 무언가를 비판하는 것과 그 비판을 내 삶 속으로 실천하는 것은 별개가 될 수 있음을 경계한 것입니다.

그래서 제도는 가치를 실현하는 수단이고, 제도만 겨냥하면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없으며, 또 새로운 교육 방법을 만들어내는 것을 대안이라고 하는 방법론적 인식은 교육을 기술로 보는 인식이므로, 가치의 대안을 추구하는 것이 진정 대안학교가 지향해야 할 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질문을 받고 답변하고 있는 고병헌 교수
질문을 받고 답변하고 있는 고병헌 교수 ⓒ 정일관
대안교육이 시대와 사회를 보지 않으면 고립화, 사막화됩니다

끝으로 고 교수는 우리 사회의 미래를 살피면서 미래에 도래할 수밖에 없는 사회에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가는데 필요한 가치를 창출하여 우리 사회에 제시하여야 사회적 신뢰를 받을 수 있음을 힘주어 말했습니다.

그래서 고령사회에 의식주에 대한 안목을 키워주는 문제, 언어표현능력을 갖추는 문제, 세계화, 다원 사회에 공존하는 문제, 지식 정보사회에 정보와 지식 평등을 통해 행복 추구권을 달성하는 문제, 지역 사회의 교육력을 확보하는 문제, 숙련공이 아니라 유연한 전문성을 갖춘 사람을 기르는 문제 등을 매우 심도 있게 논의함으로써, 대안교육이 시대와 사회를 보지 않고 학교 울타리 내에서만 자족한다면 사회로부터 사막화되고 고립화됨을 면하기 어렵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숨고르기를 통한 새로운 출발을

저녁 식사 후에 이어진 연수회에서는 지구촌고등학교의 이지수 기획실장이 "학교 특색 교육"을 주제로 발표하였고, 곧바로 교장 분과와 교사 분과로 나누어 "대안교육의 정책과 제도", "학교 특색 교육"을 논의할 분과 토의 시간을 마련하였습니다.

지구촌고등학교 이지수 기획실장이 발제를 하고 있다.
지구촌고등학교 이지수 기획실장이 발제를 하고 있다. ⓒ 정일관
교장 분과에서는 대안학교 법인 설립에 대한 안건을 가지고 열띤 토의를 한 결과 법인 설립의 필요성을 확인하고 법인 설립에 필요한 경비를 각 학교별로 분담하기로 하였고, 교사 분과에서는 각 학교에서 시행하는 다양한 특색 교육을 논의하였습니다.

이 논의를 통해, 대안학교가 초창기에 바탕을 다지기 위해 너무 숨 가쁘게 살아왔고, 또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할 적에 근본이 되는 교육철학과 건학 이념을 놓쳐버리고 새로운 것을 대안이라고 생각하여 방법론에 치우친 점을 반성하면서, 이제는 숨고르기를 통해 처음부터 스스로를 다져나가는 노력을 하자고 결의하였습니다.

이번 연수는 해운대로 숙소를 옮겨서 다음날까지 이어졌고, 다음 대안학교 연수는 천안의 한마음고등학교에서 열기로 합의하고 모든 일정을 마무리지었습니다.

대안학교 교사들의 열띤 토의. 이 토의에서 교사들은 교육철학을 내면화시키고 가치의 대안을 모색하며 숨고르기를 통해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대안학교 교사들의 열띤 토의. 이 토의에서 교사들은 교육철학을 내면화시키고 가치의 대안을 모색하며 숨고르기를 통해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 정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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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합천의 작은 대안고등학교에서 아이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시집 <느티나무 그늘 아래로>(내일을 여는 책), <너를 놓치다>(푸른사상사)을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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