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신 : 30일 밤 10시 30분]
조승수 "야합은 해본 사람이 잘한다"...홍준표 "열린노동당이다!"
진통 끝에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한나라당 의원들 모두 기립으로 항의
진통 끝에 복수차관제와 방위사업청 신설을 핵심으로 하는 이영순 민주노동당 의원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수정안이 가결됐다. 재적의원 299명 중 모두 170명의 의원이 표결에 참여해 찬성 159표, 반대 11표로 통과됐다.
애초 수정안의 상정 자체를 반대하며 표결 반대 뜻을 강하게 표했던 한나라당 의원들은 항의의 표시로 모두 자리에서 일어난 채 표결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앞서 있었던 찬반토론에서도 한나라당 의원들은 찬성토론이 진행될 때마다 책상을 '탁탁탁' 두드리며 "우~"하는 항의 함성으로 야유를 보냈다. 반면 반대토론이 나올 때는 "옳소"라는 추임새로 동의의 뜻을 나타냈다.
먼저 반대토론에 나선 이상열 민주당 의원은 "복수차관제를 명시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작은 정부를 구현하겠다는 국민의 약속을 저버렸다"며 "복수차관제를 도입할 것이 아니라 기존의 행정조직의 축소 개편이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방위사업청 신설내용이 추가돼 수정안이 상정된 것과 관련해서도 "이는 국회법 정신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방위사업청 신설이 추가된 수정안은 수정안이 아닌 새로운 개정안의 제출"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 다음으로 찬성토론에 나선 김성곤 열린우리당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거센 야유 속에 토론을 진행했다.
김 의원은 "현재는 특정 업체가 무기 구입에 개입하고 있어 방위사업청을 신설해야 한다"며 "방위사업청 신설 자체를 재고하기엔 시간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 의원은 복수차관제에 대해서도 "국력신장과 업무의 효율을 위해 복수차관제를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의 찬성토론이 진행되는 한나라당 의원석에서는 거센 항의가 쏟아졌다. 특히 김무성 의원이 두 손으로 책상을 '탁탁탁' 치며 "우~"하는 야유를 보내자 한나라당 의원들은 너도나도 책상을 두드리며 소리를 내지르기 시작했다.
항의 발언도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김문수 의원은 "왜 날치기를 하느냐. 그런식으로 하면 국회가 안된다"고 소리를 쳤고 맹형규 의원도 "나라꼴이 개판인데 무슨 방위사업청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계동 의원도 "여야 합의도 어겨가면서 수정안을 상정하는 이유를 설명하라"고 따져 물었다.
조승수 "전직 장성들이 방위사업청 신설 막으려 양당 지도부에 로비"
역시 찬성토론에 나선 조승수 민주노동당 의원은 한나라당의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의 야합' 주장에 대해 "야합은 해본 사람이 잘 한다"며 "결코 야합한 적도 거래한 적도 없다"고 일축했다.
조 의원은 "이영순 의원이 제안한 수정동의안이 왜 불법이냐"고 목소리를 높인 뒤 "한나라당 의원들은 돈이 많아서 공부할 때 참고서 많이 봤을 텐데 참고보다는 교과서가 기본"이라고 꼬집었다.
조 의원은 "(한나라당은) 민주노동당이 뜬금없이 이 안을 들고 나왔다고 하는데 이영순 의원이 법안소위에 수정안을 제출했다"며 "그때 한나라당 의원들은 합의 위반이라며 자리를 이탈하지 않았냐"고 한나라당을 질타했다.
조 의원은 "전직 군 장성들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지도부를 찾아와 방위사업청 신설을 막으려고 얼마나 로비했는지 아느냐"며 "이것이 정부혁신과 국방개혁의 핵심임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항의가 쏟아지자 "125명 거대 정당은 들어보라"고 요구한 뒤 "민주노동당은 우리의 정체성에 어울리는 누구와도 떳떳하게 공조할 수 있다"며 "이것은 정상적인 국회법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의원의 발언이 진행되는 동안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은 "열린노동당"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원기 국회의장이 토론을 종결,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수정안을 상정, 표결 처리하자 박근혜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모두 자리에 일어나 항의 표시를 했고 김덕룡 의원 등은 김 의장을 향해 "국회법 위반이다""무효다"라고 주장했다.
결국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수정안이 가결되자 한나라당 의원들은 "나가자. (본회의장에) 더 이상 있을 필요가 없다"며 우르르 본회의장을 빠져나가기도 했다.
[4신 : 30일 밤 9시10분]
한나라당 "민노당이 정부조직하나? 언제부터 여당 됐나?"
한나라당, 단상 올라가 수정안 제안설명 막아...또다시 정회
한나라당이 무리를 지어 단상에 올라가 정부조직법 수정안의 제안설명을 막아 또다시 10분간의 정회가 선포됐다.
이 과정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민주노동당 의원들을 향해 "민주노동당이 정부조직하냐"며 "민노당은 언제부터 여당이 됐나"라고 비꼬았다. 심지어 "민주노동당 법이니까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들어가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이인기 한나라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상임위에서) 방위사업청은 6월 국회에서 다루지 않기로 하고 다음 국회로 미뤘다"며 "그런 점에서 본회의에 수정동의안을 상정한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필요할 때마다 수정안 내면 상임위나 법사위의 존재가 무력화된다"며 "상임위에서 처리하지 않기로 한 안건에 대해 별도 수정동의안 내는 것은 의회주의 절차에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태희 한나라당 의원도 "정부조직법 수정안은 폐기되어야 마땅하다"며 "그 이유는 국회법상 정당한 절차를 안 지켰고 관행을 무시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임 의원은 "한나라당은 표결에 응할 수 없다"며 "유효하게 성립된 법안이 아니기 때문에 표결에 붙여서는 절대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것은 명백한 불법이고 야합"이라고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을 비난했다.
두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하는 동안 열린우리당 쪽에서는 "한나라당은 사학법이나 잘 처리해"라는 비아냥이 터져 나왔다.
이어 이영순 민주노동당 의원이 수정안에 대해 제안설명을 하려고 하자 10여명의 한나라당 의원들이 국회의장 앞으로 몰려가 "수정안이 아니다, 이런 날치기가 어디 있냐"며 김 의장에게 항의했다.
결국 김원기 의장은 9시 10분 10분간의 정회를 선포했다.
[3신 : 30일 저녁 8시10분]
한나라당, 정부조직법 표결 거부키로 최종 결정...8시 30분 속개 예정
국회 본회의가 5시간여 동안 정회중인 가운데 한나라당이 본회의장에는 입장하되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한 표결은 거부키로 최종 결정했다.
의총장에서 나온 의원들은 본회의장에 들어가면서 기자들에게 "표결에 앞서 반대토론을 통해 상정의 부당성을 최대한 설명하겠다"면서 "그럼에도 표결에 들어가면 (표결) 버튼을 누르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결국 표결을 거부하겠다는 것.
이에 앞서 한나라당은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일단 본회의에 들어가 반대토론을 통해 (정부조직법 개정안) 상정 자체가 불합리하다는 걸 알리고 표결을 강행하면 퇴장하자"는 방침을 정해 의원들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세균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이낙연 민주당 원내대표에게 "한나라당 없이 3당만 모여 본회의를 속개하자"고 제안했지만 이 원내대표가 이를 거절했다. 이 원내대표는 "그건 안된다"며 "한나라당이 본회의에 불참한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그렇다고 반쪽국회를 만들 수는 없다"고 말했다.
오후 3시 15분에 정회된 본회의는 저녁 8시 30분에 다시 속개될 예정이다.
| | "오후 8시 30분엔 꼭 속개한답니다" "안 해! 안 해!" | | | [스케치]본회의는 휴회 중, 우리당은 잡담 중 | | | | 30일 오후 국회 본관에는 "개회시간이 되었으니 의원님들은 본회의장에 모여주십시오"라는 개회시간 안내방송과 "국회 본회의는 O시에 개회되겠습니다"라는 휴회 안내방송이 반복됐다. 이날 오후 3시 30분 정회된 국회 본회의는 5시간 가까이 3번의 휴회를 거듭했다.
저녁 7시 40분 현재 국회 본회의는 오후 8시 30분 개회를 예정하고 있지만 의원들도 기자들도 이를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다.
'8시 30분' 개회 시간을 알리는 국회 안내방송이 나가자 선병렬 열린우리당 의원은 "확실한 거야? 믿을 수가 있어야지"라고 말했고, 김부겸 열린우리당 원내 수석부대표가 "8시 30분에는 반드시 의장님께서 속개하신답니다"라고 전하자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회의) 안 해"라고 외치며 불만을 나타냈다.
이날 정부조직법 처리를 앞두고 본회의가 1시간을 예정하고 휴회에 들어간 동안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은 여유로운 모습으로 표결만을 기다린 반면, 긴급 의원총회에 들어간 한나라당은 속개를 알리는 연이은 방송에도 불구하고 의원 대부분이 본회의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이날 오후 4시 20분께 예정된 국회 본회의 속개시간이 다가오자 김부겸 열린우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장석 옆의 의사진행국 담당자에게 여러 차례 회의 속개를 알리는 방송을 부탁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의원들의 좌석인 본회의장 우측은 빈 좌석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최병국·진수희 한나라당 의원 등 일부 의원들만이 자리를 채우고 있을 뿐 대부분의 자리가 비어 있었다.
속개를 기다리는 의원들은 대부분 삼삼오오 모여 환담을 나눴다. 최재천 열린우리당 의원은 후배 의원 몇몇을 불러모아 종이에 열심히 무언가를 메모하며 '지도편달' 중이었고, 정세균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얼굴에 웃음을 가득 머금은 채 본회의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의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었다. 일부 의원들은 빡빡한 본회의 일정 탓인지 의자에 앉은 채 책상에 엎드려 때늦은 '낮잠'을 즐기기도 했다.
저녁 식사시간이 다 되어가자 앉아있던 의원들은 하나둘씩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한 시간 넘게 자리를 지키던 방청객들도 기다림이 지루했는지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일부 의원들이 즉석에서 저녁 약속을 잡기도 했다. 그러나 이 약속도 예상 외의 긴 정회에 방해를 받았다. 이날 오후 6시께 김부겸 원내수석부대표가 본회의장으로 급하게 들어오며 "의장님이 오후 6시 반에 속개하겠답니다"하자 한 의원은 "나, 6시 반에 약속있는데"라며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저녁 7시 30분 현재 본회의장에서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의원 50여명이 자리를 지키며 속개를 기다리고 있다. 선병렬 의원은 최순영 민주노동당 의원을 보자 "식사 잘 드셨냐"고 물었고 최 의원이 "네"하고 답하자 선 의원은 "잘 드셨을 것 같다"며 친밀감을 나타냈다. / 이민정 기자 | | | | |
[2신: 30일 오후 6시]
방위사업청 신설 문제로 양당 갈등... 3시간 정회
열린우리당 "하자없는 법안"...한나라당 "양당 합의 깼다"
한나라당이 정부조직법 개정안 상정에 반발하면서 30일 오후 3시 30분부터 국회 본회의가 정회에 들어갔다.
애초 예정된 정회시간은 1시간이었지만 개회 안내방송이 계속되는 동안에도 의원들은 거의 본회의장에 나타나지 않았고 결국 개회 시간은 오후 6시 30분으로 미뤄졌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원내대표는 오후 5시께 번갈아 김원기 국회의장을 방문했다. 먼저 김 의장실을 찾은 강재섭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방위사업청이 포함시킨 수정안을 상정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법사위에 통과된 안으로 상정해달라"고 요구했다.
또한 정세균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국회법상 아무 하자가 없으니 정해진 국회 일정에 따라 의사봉을 잡아 달라"고 요구했다. 정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표결에 불참하더라도 의사일정을 진행시켜 달라"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이 문제삼은 것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수정안으로서의 법적 정당성이 없다는 것이다. 애초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복수차관제 도입만을 담는 것으로 상임위를 통과했고, 양당은 이를 표결처리하기로 했다. 이후 열린우리당은 민주노동당과 '방위사업청 신설'이 포함된 법안 수정안을 공동발의해 본회의 안건으로 올렸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애초 법안에는 복수차관제 문제만 담기로 합의했는데, 열린우리당이 이를 어겼다"며 반발했다. 나경원 한나라당 공보부대표는 국회법 해설집을 근거로 "국회법 92조에 따르면 '법안 수정안'은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의 자구를 일부 수정되는 경우에 제한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오영식 열린우리당 공보부대표는 "어차피 법안을 (합의처리가 아닌) 표결처리하기로 했기 때문에 그동안 우리가 갖고 있던 입장을 법안에 다 넣기로 했다"며 "양당 합의와 배치되지 않는다"고 맞섰다. 심상정 의원단 수석부대표는 "국회법 95조를 아무리 봐도 한나라당이 주장한 내용은 없다"며 "정치를 교과서보고 해야지 (해설집같은) 참고서를 보고 하면 안 된다"고 한나라당의 반발을 일축했다.
한나라당은 정회 이후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었으며, 이후 정책위와 당 지도부의 대책 마련을 위한 대책회의를 마친 뒤 오후 5시 50분께 다시 의원총회를 열기 위해 본회의장에 있는 의원들을 호출했다.
[1신 : 30일 오후 5시]
유전 특검법 통과... 찬성 170-반대 72-기권 22
30일 국회 본회의의 첫 안건으로 상정된 '러시아 유전개발사 의혹에 관한 특검법안'은 '170명 찬성, 72명 반대, 22명 기권'으로 가결됐다. 기권표에는 구논회·김현미·노웅래·오영식·최성 의원 등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다수 눈에 띄었다.
이화영 열린우리당 의원은 반대토론을 통해 적극적인 법안 통과 저지에 나섰다.
이 의원은 "이 법안은 야당의 정치적 공세와 우리의 도덕적 결벽증이 만든 법안"이라며 "러시아 유전개발사건은 비리가 아닌 사업 실패로, 징계 대상은 될 수 있어도 사법 처리 대상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검찰이 지난 4월부터 50일간 300여명을 수사했는데 야당이 아직도 이를 불신하고 있다"며 "검찰을 믿지 못하면서 특검을 요구하고 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에는 반대하는 이중성을 어떻게 봐야 하냐"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천정배 신임 법무부 장관은 "앞으로 법무부가 국민을 편안하게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인사말을 했고, 이재용 환경부 장관은 "국민이 바라는 쾌적한 환경을 만들도록 성심을 바쳐 일하겠다"고 인사말를 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잘 했어"라고 호응했으나 한나라당 의원들은 "뭘 잘해?"라며 맞받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