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장 노무현)는 1일 오전 10시 청와대 영빈관를 비롯한 16개 시·도 및 해외 9개 지역 등과 동시에 ‘민주평통 제12기 전체회의’를 인터넷 화상회의로 진행했다.
이날 전체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은 대회사를 통해 “여러분이 우려하고 있는 북핵문제도 조금씩 실마리가 풀려가고 있다”면서 “북·미간 접촉을 비롯한 6자회담 참여국간의 활발한 대화는 물론, 남북간에도 실질적인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북핵문제가 풀리면 IT, SOC, 관광 협력 등 남북의 동포가 서로 협력하며 양쪽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여러 가지 길이 열려 있다”며 “정부는 이러한 정책을 과감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어 “역사적으로 볼 때, 분열한 나라 치고 불행에 빠지지 않은 나라는 없다”며 “나라가 외세에 무릎을 꿇고 국민이 고통을 받았던 국난의 시기마다 내부에는 분열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를 더욱 우울하게 하는 것은 지난날 역사의 고비마다 통합을 주장한 사람들은 항상 좌절하고 분열 세력이 승리해 왔다는 사실이다”며 “아직도 우리는 그 분열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남북간 분열을 극복해야 한다”며 “그 출발은 신뢰다”고 강조한 뒤 “어렵고 힘든 일이지만 상대를 신뢰하기 위해 노력하고, 또한 신뢰받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내부의 지역주의와 남남갈등도 극복할 때가 됐다”면서 “지난 수십년간 그 폐해를 느낄 만큼 느꼈고 피해도 볼만큼 봤다”며 “이제 배제와 타도가 아니라 공존하는 문화, 대결이 아니라 협력하는 문화, 투쟁과 타협이 조화를 이루는 문화, 독선이 아니라 상대를 존중하고 다른 주장과도 합의를 이뤄내는 관용의 문화를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역을 나누고 끝없이 불신과 적대감을 부추겨 국민을 분열시키는 일도 더 이상 없어야 한다”며 “우리 사회의 통합을 어렵게 하는 차별과 불균형, 그리고 양극화 현상도 반드시 해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 대통령은 이어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는 정파나 지역, 계층의 이해관계를 초월한 범국민적 조직이다”며 “그런 면에서 민주평통이 통합의 중심에 서서 더 많은 역할과 사회 각 분야에서 오랜 경륜을 쌓아온 자문위원 여러분이 통합의 지도자로 앞장서 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남북경제협력은 핵문제 해결과 병행 추진하는 것이 필요
노 대통령의 대회사에 앞서 국내 자문위원 2건과 해외자문위원 1건의 정책제안이 있었다. 그 중 충남 논산 박일수 자문위원(기민중학교 교장)은 ‘새로운 남북경협 개발 및 활성화 방안’에서 “남북경제협력은 가능한 범위 내에서 꾸준히 추진해 나가야 하며, 핵문제 해결과 병행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향후 새로운 남북경협의 방향은 북한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분야와 남북관계 발전, 북한의 변화 등을 고려하여 추진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위원은 정책제안을 통해 “농업분야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협조가 필요하다”며 “북한의 식량 자급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남북간의 새로운 농업기반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위원 “관광분야의 남북 공동사업을 확대해야 한다”며 “이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설악산과 금강산을 축으로 하는 동해안 관광’과 ‘경주-부여-서울-개성-평양을 잇는 한반도 왕조유적지 순례’처럼 남북의 관광지를 연계하는 관광 상품 개발과 국제적 관광유치를 남북이 공동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그는 “우리 자본 및 상업화 기술과 북한의 우수인력을 접목시키는 IT 분야의 교류협력을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1만 7193명의 국내·외 자문위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역사상 최초로 열린 인터넷 화상회의는 IT강국 대한민국의 면모를 전 세계에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