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대체 : 11일 저념 7시10분]
정세균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11일 문희상 의장의 선거구제 개편을 전제로 한 연정 제안을 야당이 거부한 것에 대해 "야당의 태도가 너무 옹졸하다"고 맹비판했다.
이날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열린정책포럼'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정 원내대표는 인사말 통해 "(여권이) 심사숙고한 끝에 기득권을 포기하겠다는 뜻을 야당에 제안했는데, 불과 몇시간, 단 하루도 고민 하지 않고 바로 거부 의사를 표명하는 것을 보면서 실망을 금치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여당과 대통령이 기득권을 버리고 정치 발전을 위해 야당에게 총리 지명권까지 양보하겠다는 결단은 쉬운 일이 아니다"며 "단순히 정치적 제스쳐로 치부할 상황이 아니고 아주 공식적이고 정상적인 방안으로 제안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 원내대표는 또 "지역주의 때문에 지금까지 정치 발전을 이루지 못하고 여소야대 국면만 되면 대통령이나 정부가 제대로 국정 운영을 못하면서 결국 경기 활성화와 경제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국가 경쟁력에 전혀 도움이 안되기 때문에 이런 제안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특히 "여당과 대통령이 국가 발전을 위해 제안을 했을 때 야당이 심사숙고해서 뭔가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물은 뒤 "우리는 진정성을 가지고 제안하는 것이니 야당도 심사숙고해서 받아주기 바란다"고 거듭 야당에 '연정 러브콜'을 보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했던 한명숙 상임중앙위원도 토론회 직후 <오마이뉴스> 기자와 만나 "노 대통령과 문 의장의 제안을 한나라당을 비롯한 야당이 곧바로 거부한 것은 정말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한 상중위원은 특히 "연정의 대상이나 총리 대상자를 한나라당이나 박근혜 대표로 못박을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이 아니더라도 민주노동당이나 민주당과 연정할 수 있고, 한나라당 내에서도 박근혜 대표가 아니라 김덕룡 의원 등이 총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상중위원은 토론회에서는 지역주의 타파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한 상중위원은 "지역주의 때문에 우리 정치는 원천적으로 건강하게 될수 없다"며 "노 대통령이 연정을 제안했을 때 '얼마나 답답했으면 자기가 가지고 있는 중요한 권한을 다 내놓았을까'라고 이해했다"고 말했다.
한 상중위원은 또 "영남은 한나라당의 말뚝만 박으면 무조건 되는 곳이기 때문에 (의원이) 맥주병을 던져도 다시 당선되지 않느냐"며 "그렇기 때문에 지역구도를 해소하기 위해서 선거법 개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곽성문 한나라당 의원의 골프장 난동 사건을 빗댄 것이다.
한편 이날 금강산 수련대회에 참석한 문희상 의장 역시 자신이 제안한 연정구상에 대한 야당의 거부에 대해 재검토를 촉구했다.
문 의장은 이날 오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뉴스타트 수련대회' 강연을 통해 "(연정 제안을) 희화화하는 정치는 최저질의 정치"라며 "야당이 진지하게 받아서 토론하고 얘기하면서 자꾸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의장은 "여야가 힘을 합쳐 국가경쟁력을 높여 미국과 일본에 버금가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며 "지금도 이것을 읽을 만한 지도자가 야권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야당의 연정 수용에 대한 희망을 나타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