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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인권단체와 시민사회단체 등 15개 단체가 지난 13일 방영된 MBC의 <뉴스투데이- 현장속으로>가 "동성애자 차별을 조장하고 왜곡된 정보를 유포했다"며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MBC 측은 "현상 그대로 가치 중립적인 보도였다"며 이들 주장에 반박했다.
이번 MBC 보도는 "이반이란 이성애자를 반대하는 것으로 동성애인지 동료애인지 구분이 안될 정도의 관계"라며 '이반'이라는 뜻조차 제대로 해석하지 못했다. 청소년 성 소수자 누리터의 테디보이(17, 동성애자)는 "이반은 이성애자를 반대한다는 뜻이 아니며 동성애자, 양성애자, 트렌스젠더 등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보는 이성애 성취향이 아닌 성 정체성의 소수자 전체를 말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동성애자인권연대에서 활동하는 현아(20, 레즈비언)씨는 이번 보도에 대해 "동성애자들의 인권을 무시하며 몰래 카메라와 사전 동의를 받지 않고 잠입 취재를 하고 사이트들의 게시물과 까페를 마구잡이로 공개하면서 아웃팅을 저질렀다. 또 성인 동성애자 업소를 10대 이반을 위한 전용 카페라고 소개하면서 청소년 동성애자들이 탈선을 한다는 식으로 과장 보도를 하며 사실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또 "소위 탈반(동성애자에서 이성애자로 성 정체성을 바꾸는 것)을 선택한 친구들을 인터뷰해 그들이 후회하는 것은 동성애가 탈선이기 때문인양 비춰, 사회적인 차별과 억압에 의해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것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또 '前 이반소속 여중/고생'이라는 표현을 붙여 특정 단체나 일진회 폭력 조직 같은 뉘앙스를 흘리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또 현아씨는 "동성애가 청소년보호법상의 금칙어에서 해제되면서 청소년들이 동성애 성향에 대해 무감각해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교사와 학부모들을 인터뷰해 동성애를 비하했다. 또 불특정 '짧은 머리의 여학생들'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여성 동성애자들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며 더 나아가서 머리 긴 여성이 정상적이라는 오류를 범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반 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송아무개(34)씨는 "방송에 10대 이반 카페로 소개된 한 성인 레즈비언 업소는 보도 이후 영업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상태이며 다른 이반 업소들도 사설 경호원을 두는 등 영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각 업소 들과 함께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또 친구와 함께 우산 쓰고 걸어가는 장면이 방송에 노출된 한 여고생은 "방송 보도로 인해 부모님으로부터 동성애자냐는 질문을 받는 등 난감한 상황에 놓였다"면서 해당 프로그램 시청자 게시판에 글을 남기기도 했다.
MBC 홈페이지에는 방송 당일부터 연일 수십여 개에 항의와 비난글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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