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인 오늘은 1100도로 정상까지 올라갔다가 모슬포를 지나 송악산을 투어한 후, 다금바리 회 뜨기의 명인으로 알려진 강창건씨가 운영하는 사계리에 진미명가에서 식사를 하는 것으로 일정을 잡았습니다.
그런데 제주도의 날씨는 아직 매섭고 폭설로 인해 곳곳에 도로가 통제되고 있었습니다. 1100고지를 오르다가 다시 순회하여 모슬포를 향해 서부간선도로를 달렸습니다.
한참을 가다보니, 아주 높아 보이는 오름이 멀리 보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회원들 모두 누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시선이 모두 새별오름에 가있었습니다.
"저기서 다운힐 하면 정말 재미있겠다."
"우리 갈까?"
"좋죠."
북제주군과 남제주군 경계 부근에 있는 새별오름을 오르게 되었습니다. 높은 곳만 보면 정복하고 싶고 달려보고 싶은 심리는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일정과는 다른 곳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여행의 색다른 경험이 되곤 합니다.
처음 새별오름의 현장은 곳곳이 무덤으로 둘러싸여 있어, 여기 올라가도 될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호기심 반 경사 45도의 오름을 오르는데 느낌으론 마치 90도 가까운듯 했습니다.
드디어 정상에 도달하자 주위의 작은 오름들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아 이제부터 신나는 다운힐이다. 하지만 위에서 아래를 내려본 순간 아찔하더군요. 누군가 먼저 다운힐을 시도했습니다.
"어 내려갈수 있네? 나도 해봐야지?"
마치 어린아이처럼 누군가 하니깐 덩달아 따라하게 되었습니다. 자전거를 타면서 자연을 접하면서 간혹 어린아이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을 종종 받을 때가 있습니다.
내려가는 길은 조금 무섭기도 했지만, 바닷바람을 헤치며 달려가는 기분은 정말 신이 납니다.
낯선 곳에 투어를 와서 나와 같은 생각으로 일정과 상관없이 같은 곳을 갈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그 자체로 정말 기분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동호인들이 좋은 이유는 순수함을 함께 나눌 수 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다시 모슬포를 향기 달리기 시작하였습니다.
덧붙이는 글 | 지난 2월27일 새별오름 여행을 옮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