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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길도 예송리 앞바다에서 바닷일을 하는 어부
보길도 예송리 앞바다에서 바닷일을 하는 어부 ⓒ 조태용

저에게는 마음과 현실 속에 간직한 섬 하나가 있습니다. 그 섬의 이름은 '보길도'입니다. 보길도가 제게 특별하게 다가오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제가 태어나서 처음 가본 섬이라는 것입니다. 둘째는 제가 사랑하는 누이가 시집간 섬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사랑에 빠져 버린 섬이라는 것입니다.

보길도….

여름이면 항상 이 섬이 머릿속에서 떠나지를 않습니다. 가고 싶고 그립고… 가지 않으면 왠지 서운한 그래서 가고 마는 그런 곳입니다.

이번 여행도 그랬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이번 휴가에 어디를 갈 것인가 고민하다가 보길도로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땅 끝 선착장에 전화를 해서 오늘 배가 출항하는지를 알아봤습니다. 제가 사는 구례에서 보길도행 배를 타는 땅끝마을까지 한 달음에 달려갔습니다.

제가 탄 차는 구례에서 출발해 낙안읍성이 있는 순천과 태백산맥이 시작하는 벌교 그리고 녹차로 유명한 보성, 탐진강이 유유히 흐르는 장흥, 남도 답사 일 번지 강진을 지나 마지막 도착지 해남 땅끝마을에서 멈춥니다. 자동차는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합니다.

바다를 밀어 배는 앞으로 간다.
바다를 밀어 배는 앞으로 간다. ⓒ 조태용

땅끝에 도착하니 노화로 가는 배가 있습니다. 자동차는 배에 옮겨지고 거기서 엔진은 휴식을 취합니다. 땅끝에서 보길도 가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보길도 행 직항 배를 타는 방법입니다. 이렇게 가면 한 번에 보길도로 갈 수 있습니다. 둘째는 산양(노화도)으로 가서 다시 보길도행 배를 타는 것입니다. 차를 가지고 보길도를 가는 경우 이렇게 가는 것이 저렴합니다.

그렇게 가면 노화도를 잠시나마 둘러 볼 수 있습니다. 노화도는 옥광산이 유명한 곳입니다.
이곳 옥광산은 해방이전부터 지금까지 옥을 캐는 곳입니다. 그 동네 분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노화의 방구들이나 아궁이 돌도 옥이었다고 하니 노화도에 옥이 얼마나 많은지 가늠 할 수 있습니다.

노화도를 떠나 보길도에 도착하면 이름이 고운 '청별'항에 도착합니다. 푸른 별의 항구… 아마도 이런 이름을 가진 항구는 찾아보기 힘들 것 같습니다.


보길도 예송리 전경
보길도 예송리 전경 ⓒ 조태용

보길도에 도착하면 여행 코스는 이렇게 됩니다. 우선 윤선도의 세연정을 둘러보고, 망끝(보길도 전망대)를 들렀다가 뾰족산에 갑니다. 그 후 공룡해변을 보고, 중리 해수욕장과 예송리 갯돌 해수욕장을 찾습니다.

정해진 코스이고 누구나 가는 코스입니다. 하지만 저는 항상 보길도를 찾는 분에게 꼭 산행을 권유합니다. 보길도는 하나의 능선으로 이루어진 하루 정도는 꼬박 걸어야 하는 멋진 등산로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보길도를 처음 찾은 지 10년 만에 처음으로 등산을 했을 때 보길도의 아름다운 모습은 "바다에서 시작해서 산에서 끝난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섬 등산로는 육지 등산과는 전혀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일단 능선위로 오르면 천지가 바다입니다.

보길도 산마루 금에서 보면 앞으로는 상어 잡는 섬 예작도와 등대지기 섬 당사도가 있으며 멀리 제주도의 한라산이 보입니다. 뒤로는 노화도와 땅끝이 보이고, 옆으로는 항일 투쟁의 섬 소안도와 넙도 그리고 추자 군도가 그림처럼 펼쳐집니다.

등산로에서 만난 주먹만한 달팽이
등산로에서 만난 주먹만한 달팽이 ⓒ 조태용

동백나무가 터널을 만들고 동백나무 잎이 제공하는 폭신한 등산로는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구경하기 힘들답니다. 보길도 등산의 단점은 거미줄이 많다는 것인데 이것은 등산객이 드물기 때문입니다. 보길도 등산 시에는 막대기 하나를 구해서 거미줄을 헤치고 가야 합니다. 뒤에 따라오는 사람은 그냥 가시면 됩니다. 그리고 가끔 주먹만한 달팽이를 만나기도 합니다. 또 뱀 새끼만한 커다란 지렁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등산로에 물이 없으니 반드시 충분한 양의 물을 준비해야 합니다.

보길도 등산로에서 바라본  바다
보길도 등산로에서 바라본 바다 ⓒ 조태용

보길도 등산은 대부분 예송리 입구에서 시작합니다. 예송리의 경우 마을 전체가 대부분 민박을 하고 있어 민박이 편리합니다. 이번 여름에 남도답사와 더불어 보길도를 찾아보세요.

바다와 산이 선물하는 보길도의 추억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답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곳은 예송리 마을 직전에 있는 정자에서 바라본 예송리 해변과 파도와 갯돌이 만나 흥얼거리는 노랫소리입니다. 예송리 그 해변에 서면 누구라도 시인이 되고 작가가 되고 맙니다.

덧붙이는 글 | 친환경 농산물을 노마진으로 직거래 하는 자농몰(www.janong.com)에 소개 되었습니다. 자농몰은 농민 직거래로 친환경 농산물을 저렴하게 구입 할 수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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