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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나의 교실>의 포스터
연극 <나의 교실>의 포스터 ⓒ 광인엔터테인먼트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많은 문제들을 청소년들의 시각에서 다룬 연극 <나의 교실>이 대학로 창조 콘서트홀에서 8월 28일까지 공연된다. 김낙형 연출의 이 작품은 2001년부터 2003년까지 공연되어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다양한 연극제 무대에 올라 많은 호평을 받았다. 올해에는 제1회 중국국제연극제에 한국 작품으로 공식 초청을 받아 해외공연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 연극은 청소년들의 학교생활을 소재로 하고 있어 신세대의 감각에 맞는 연출을 위해 긴 대사나 심각한 내용 전개는 생략하고, 대신 명백한 대사와 다채로운 율동을 통해 감각적인 청소년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창조 콘서트홀에서 보여주는 이번 공연에서는 연극이 시작되기에 앞서 간단한 퀴즈 문제를 통해 아이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선물을 주는 이벤트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연극 내용은 학교 폭력과 왕따 문제, 흡연과 청소년들의 방황을 그린다. 심각한 주제인 만큼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한데 연출자는 적절한 재미와 화려한 퍼포먼스를 섞어 연극의 주제를 보다 깊이 있게 전달하려고 노력하였다. 혼란스러운 심리적 상황을 묘사하기 위해 강한 율동을 선보인다든가 '토끼'로 표현되는 휴지를 이용한 무용 등이 그러하다.

최근 다양한 형태의 연극들이 많이 공연되는 반면, 청소년들이 보고 느낄 수 있는 공연은 현저히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지나치게 교육적인 가치를 내세운 공연들이 '청소년을 위한 공연'이라는 이름을 달고 나와 아이들의 외면을 받기가 일쑤였다. 이 연극은 이와 같은 청소년 공연 문화의 문제점을 타파하기 위하여 보다 아이들의 시각에 맞도록 모니터링을 통한 연극 연출을 시도하였다고 한다.

현경이를 따돌림하는 아이들
현경이를 따돌림하는 아이들 ⓒ 광인엔터테인먼트
학교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주제로 한 것은 물론이고, 관객들에게 말을 건다든가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독특한 율동과 흥미로운 무대 구성을 시도한 점은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등장인물의 캐릭터 또한 아이들에게 친숙한 느낌을 주는 복장과 분장이 거의 없는 맨 얼굴을 이용하여 보다 쉽게 관객에게 다가섰다. 주인공 상화와 현경의 모습은 거부감 없이 관객에게 '학생'의 이미지를 제공한다.

연극 내용은 어느 교실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주인공 현경이 죽고 난 후 그녀와 가깝게 지내던 남자친구 상화가 그녀를 생각하며 현경의 할머니와 대화를 나누는 액자식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왕따로 소외당하는 아이, 폭력적인 집단 따돌림, 흡연과 잘못된 청소년 문화 등을 자연스럽게 극의 내용에 섞어 전달함으로써 관객들은 알게 모르게 청소년들이 안고 있는 문제의 아픔과 유해성을 생각하게 된다.

전반적인 연극의 전개는 방학을 맞이한 중고생과 선생님이 관람하면 좋을 만한 내용과 구성으로 짜여 있다. 다만 너무 어린 나이의 아이들이 보기에는 조금 지겨울 수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이 관람하기에는 극의 내용이 지나치게 진지한 편이다. 초등학교 5,6학년 이상에 어느 정도 연극을 관람할 태도가 다져진 경우 극에 빠져 들어 흥미진진하게 연극을 관람할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년을 위한 좋은 공연이 없다고 투덜댈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적합한 문화적 체험이 어떤 것인지 찾아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 아이들의 문화를 지나치게 말초적이며 잘못되었다고 비난만 하지 말고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면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한 노력을 해 보자. 그것은 우리 어른들이 해 주어야 할 몫일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나의 교실> 공연 정보 : 

장소: 대학로 창조 콘서트 홀 
일정: 7월 19일 - 8월 28일까지
공연시간:  평일 1시 30분, 4시, 주말 1시 30분, 월요일 공연 없음
관람료: 일반 15000원 중고생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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